대국남아라 이름만 들으면 동방신기,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소녀시대 등등을 만들어낸 SM의 ‘스멜~’이 제법 진하게 풍긴다. 그래서 SM에서 남자 아이돌 그룹이 나오나 싶었으나, 아이돌에 대해서라면 강력한 파워가 일품인 SM에서 새로운 그룹이 나오는데 이렇게 조용할 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게도 이름이 꽤 낯선 기획사에서 만들어낸 그룹이었던 거다.
대국남아라는 촌스런 이름발에서 SM의 취향을 몰래 따온 것도 같다만, 그룹의 컨셉이나 노래 스타일도 동방신기의 초기 모습에서 가져왔다는 평도 상당했다. 이들은 그룹 이름처럼 유치 찬란한 제목의 ‘동경소년’이라는 노래로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달달한 노래 스타일이나 화음을 넣으려 노력하는 폼새를 보아하니 동방신기의 초창기 모습을 롤모델로 삼았음을 알 수 있었다.
요즘에 남자 아이돌의 대세는 2PM이 불러온 짐승돌 아니던가. 2009년 데뷔한 비스트나 엠블랙은 물론 2010년 데뷔한 제국의 아이들 역시 터프한 면을 강조하며 짐승돌 열풍에 밥숟가락 얹으려 노력했고, 유키스 역시 이제는 터프한 이미지로 완전히 돌아섰으며 누나들의 로망 샤방샤방 샤이니마저 짐승남 흉내내기에 열심인 시대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나 샤방샤방 유들유들 컨셉의 대국남아의 등장이 꽤 낯설어 보이는 건 사실이다.
물론 언제까지 짐승돌의 복근만 바라보며 행복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샤방샤방한 남자 아이돌을 보고 싶다는 열망도 슬슬 생겨날 시기가 된 게 아닌가 싶긴 하다. 기사가 되어 줄 테니 나만의 공주가 되어 달라거나 나만의 천사로, 나만의 소녀로 내 곁에 머물러 달라는 분위기의 ‘동경소년’의 노래 가사는 손발을 오그라들게도 만들지만, 1990년대 태생의 어린 아해들이 부르는 사랑가려니 싶은 마음도 드니 자비로운 미소가 저절로 나온다. 어쨌거나 얼마나 부드럽고 샤방샤방하게 다가서느냐가 대국남아의 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국남아에 관심을 두는 동안 SM에서 나올 예정인 남자 아이돌 그룹에 대한 정보도 상당함을 알게 되었다. 그 이름은 대국남아 저리 가라 싶을 만큼 촌발 날리는 소년천지. 설마 진짜로 소년천지라는 이름으로 데뷔할까 싶긴 하지만, 이전 선배들의 이름을 보아하니 설마가 아이돌 잡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팬덤을 거느린 SM답게 벌써 소년천지의 팬카페와 안티 팬카페가 만들어져 있는 상태다. 데뷔할 때 재미있겠다 싶은 사악한 마음이 들 정도다.
동방신기, 천상지희, 소녀시대 등 한때 촌스럽다 평가 받은 아이돌 그룹의 이름은 점차 인기를 얻어가면서 입에 척척 달라붙는 인기 그룹명이 되었다. 그러니까 인지도를 높이고 인기를 얻어가는 것이 촌스런 이름을 세련된 이름으로 바꾸는 명약인 셈이다. 대국남아 그리고 언제 데뷔할지 모르겠으나 소년천지가 가야 할 길도 바로 얼른 인기를 얻는 것뿐이다.
iMBC연예 이지현 기자 | 사진제공 오픈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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