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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Gee’를 만든 이-트라이브의 기분 좋은 하모니

기사입력2009-01-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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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을 강타한 이효리의 ‘U-Go-Girl(유고걸)’부터, 발매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녀시대의 ‘Gee’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린 실력파 작곡가가 있다. 그들의 이름은 바로 E-TRIBE(이하 ‘이-트라이브’)로, 이들은 작사·작곡·편곡을 담당하는 안명원과 프로듀서인 E.D 두 사람이 팀을 이뤄 활동하는 작곡가 그룹이다. 본래 같은 이름의 스트리트 댄스팀에 소속되었던 그들은, 춤으로 맺은 인연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며 대중음악계에 블루칩으로 급부상하였다. 한 살 터울인 두 사람은 파트너를 향한 강한 믿음으로 작업에 임하며 독특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들을 대중 앞에 선보이고 있다. 논현동의 MOJO Sound 스튜디오에서 바쁜 녹음 스케줄 가운데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에 누구보다 귀를 기울이며,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과 활동 계획들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음악 작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E.D-본래 나는 양현석 사단의 YG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를 준비하던 연습생이었다. 그때 같이 했던 팀이 원타임이나 지누션 등이었다. 명원과는 20대 초반부터 같은 스트리트 댄스팀의 일원으로 함께 지내다가, 음악에 대한 동일한 열망으로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곡 작업에 돌입하였다. 사실 명원은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나는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기도 하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음악을 만드는 독특한 스타일이다. 역할 분배는 어떻게 되는가?

안명원-내가 작사, 작곡, 편곡을 하면 (E.D)형이 전체적인 밸런스를 조정한다. 큰 그림을 그린다고 해야 할까. 믹싱을 내가 한다면, 형은 마스터의 역할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다채로운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다 보니 멜로디도 다양해져서 다른 대중음악과는 다소 차별화된 곡이 나오더라. 감사히도 서로 잘 안 싸운다.(웃음)

 


E.D-이 친구의 장점은 남들이 결코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는 섬광처럼 어떤 느낌이 ‘확’ 와서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라면, 명원은 정말 노력파라서 꾸준히 집중해서 곡 작업을 하는 편이다. 상호보완을 하기엔 더 없이 좋은 구성이다.

 


소녀시대의 ‘Gee’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다. 발표하자마자 각종 차트의 1위를 꿰차고 있다. 9명의 소녀와 무척 잘 어울리는 그 곡은, 그녀들을 미리 생각해 두고 작업한 것인지?

안명원-그렇다. 사실 특정 가수를 염두에 두고 곡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준비 중인 우리 앨범과 래퍼 낯선의 곡들도 있지만 아직 발매 전이니까, 소녀시대가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이효리의 ‘유고걸’이나 세븐의 ‘난 알아요’는 가수가 누군지 모른 채 작업을 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경우 해당 기획사에서 SM 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스타일이 아닌 이-트라이브만의 색깔로 소녀시대의 곡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었다.

 


‘Gee’라는 곡의 탄생 배경을 알고 싶다. 사실 감각적인 곡의 구성도 신선했지만, 독특한 제목에도 눈길이 많이 갔다.

안명원-최근 ‘Gee’에 대한 여러 동영상들을 검색한 적이 있는데, 퓨전 국악 그룹인 소리아라는 팀이 연주한 곡이 있더라. 그런데 그 느낌이, 제일 처음 ‘Gee’를 만들었던 것과 아주 흡사해서 놀랐다. 처음 내 목소리로 가이드를 잡아 뒀을 땐 매우 정적인 R&B였다. 그런데 여러 감탄사를 제목으로 하고 싶었고, 후보로 ‘Ah’ 'Yeah’ 등 매우 다양한 것들을 생각했으나 기존에 많이 나왔던 것이라 고심하고 있었는데 마침 ‘Gee’가 떠올랐다. ‘유고걸’처럼 트렌드를 이끄는 가수들의 노래제목은 독특하게 만들어야 하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gee gee gee gee baby baby’라는 구절과 멜로디가 머릿속에 일순간 떠올랐고, 이에 착안하여 곡을 완성시켜 나갔다. 소녀시대라는 그룹 이미지에 어울리게 귀엽게 풀어 보리라는 결심이 서자, ‘어머나!’라는 제목의 뜻과 더불어 ‘반짝반짝’ 같은 포인트를 넣으면서 첫사랑의 감성을 가사로 풀어낼 수 있었다.




보기만 해도 깜찍한 아홉 소녀들과 작업하면서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겠다.

안명원-‘Gee’를 녹음하면서 두 명이 울었는데 그 중 한 명이 티파니였다. 본래 2절의 첫 소절이 그녀의 파트였는데 녹음 과정 중에 1절의 두 번째로 바뀌었고 그러면서 생각만큼 역량이 발휘되지 않아 많이 속상해했다. 녹음을 하면서 발음과 음정 교정을 해 주었고, 그럼에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눈물을 흘리는 티파니와 함께 여러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다. 그럴 때는 기술적인 코치보다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조언이 가장 필요했고, 마치 선생님이 된 기분으로 내 학생(티파니)을 잘 보살펴 그녀의 잠재 능력을 끌어내고자 했다. 최근 티파니로부터 ‘노래를 더 잘하게 되었다.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는데 그럴 때 프로듀서로서 정말 뿌듯함을 느낀다.

 


녹음을 마치고 퍼포먼스가 가미된 그녀들의 무대를 보니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원곡의 의도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가?

E.D-이 곡은 비피엠(BPM)이 빠른 편이라 상대적으로 안무가 단순해질 거라 예상했고, 심플하면서도 포인트가 살아 있는 춤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게 멋지더라. 뮤직비디오에서는 장면 전환이 빨라서 이 부분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단순하게 풀어 가면서도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루어지는 모습을 연출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더라.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효과적으로 합을 이뤄 히트곡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가 ‘Gee’를 두고 “또 한 편의 조립식 노래가 나왔다는 느낌을 떨쳐 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했다. 이에 대한 이-트라이브 본인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안명원-우선 그의 평론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 내고 이에 대한 분석을 하기 때문에 현재의 단점들을 정확히 집어내는 부분이 있다. 유행에는 흐름이란 것이 있고, 우리처럼 대중음악을 하는 입장에서는 대중들의 스타일, 취향에 맞는 곡들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알면서도 그러한 작업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2008년 하반기부터 ‘미쳤어’ ‘Nobody’처럼 반복적인 멜로디가 대세이지 않은가? 이는 현재 대중이 바로 이러한 스타일을 원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는 이러한 곡을 만들어야만 한다. 하지만 앞으로 발매될 우리 앨범을 듣게 되면, ‘이게 과연 이-트라이브가 작업한 것인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색다른 곡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때는 분명 다른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 믿는다. 

 


 



 


2008년을 휩쓴 ‘유고걸’에 대한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다. 처음엔 여러 군데서 거절당했다고 들었다.

안명원-우리나라의 대형 기획사는 한 번씩 다 거쳤을 것이다. 처음에는 다들 탐탁지 않아 했다.(웃음) 이효리 씨의 경우 자신의 이메일로 직접 곡들을 받는 스타일인데, 타이틀곡이 딱히 정해지지 않아 고민하던 그녀가 안무 연습실에서 그동안 받았던 곡들을 다시 들어 보고 있는데 나나스쿨 팀들이 듣다가, ‘왜 이 곡을 녹음하지 않았냐?’며 좋은 곡이라고 추천을 해 줘서 본격적으로 작업하게 된 케이스였다. 댄서들의 도움으로 빛을 본 노래랄까?(웃음), 사실 이 곡은 내 파트너인 형조차 인정을 안 했었다.(웃음)


E.D-가끔 이 친구가 좋다고 추천하는 곡을 내가 들었을 때, 별 느낌이 없거나, 나도 좋거나, ‘이게 뭐지?’라는 세 가지 반응이 따른다. 그런데 ‘유고걸’은 세 번째 느낌이었다. 단순히 ‘이게 뭐지?’라기보다 사실 매우 희한한 느낌이었다.

 


‘Gee’처럼, ‘유고걸’도 특정한 멜로디가 뇌리에 스쳤을 거란 생각이 든다.

안명원-‘유고걸’은 “고민 고민 하지 마”라는 가사를 쓴 순간,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그 곡은 이효리 씨가 하지 않았다면 그 정도로 인기를 끌 곡은 아니었을 것이다. 원곡 이상으로 느낌을 만들어 줬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두 사람은 이번 봄에 자신만의 앨범을 준비 중이다. 어떠한 이유로 가수로 데뷔하게 되었나?



E.D-그동안 이-트라이브만의 앨범을 만들고 싶었으나 일단 작곡팀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 컸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우리만의 곡 작업을 병행하고 있었고 이제는 준비가 나름대로 되었다고 판단해 앨범을 만들게 되었다. 사실 내 목소리가 조관우 선배처럼 가성이라 곡 작업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을 장점으로 살려 우리만의 독특한 앨범을 만들 계획이다.

 


데뷔앨범은 어떤 곡들로 구성될 예정이며 이-트라이브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안명원-우선 전 곡을 가성으로 소화하기 때문에 조관우 선배와 비교될 것이다. 이번 앨범은 매우 한국적인 소울이 살아 있을 것이다. 조관우 스타일인데, 보다 트렌디한 느낌이랄까. 음악 하는 선배들에게 몇 곡 들려줬더니 ‘이런 음악을 계속 하라’며 좋은 반응을 보여서 힘을 얻고 있다. 처음 선보이는 장르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사실 곡을 팔러 다니면 회사 차원에서 ‘받아들이거나’ ‘받지 않거나’ 두 종류로 우리를 평가하는데, 이러한 작업을 우리 스스로 하고 있으니 보다 냉정하고 엄격하게 진행하게 되더라. 우리에겐 비장의 카드가 있다. 기존 음악과는 분명 차별화된 무언가를 선보일 것이다.

 


이-트라이브에게 영감을 주는 대중음악가들은 누가 있는가?

안명원-양현석, 박진영, 테디, JYP의 권태은 프로듀서,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G-Dragon! 특히 G-Dragon의 멜로디는 너무나 신선하다. 처음 ‘거짓말’을 들었을 때 소름이 돋아서 주변 작곡가들에게 전화를 돌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 획을 긋는 훌륭한 노래가 나왔다’라며. 대중음악계에서 현재 양현석을 빼놓고 논할 수 있을까? 그가 의도하는 대로 국내 대중음악이 움직이고 있다. 프로듀서로서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




이-트라이브가 향후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E.D-함께 댄스팀을 했던 친구들이 현재는 게임디자이너, 건축디자이너, 음향전문가, 의학 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과 예전처럼 한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 다들 가슴속에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이라 언제든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상반기에 발매되는 앨범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에 이들과 함께 뭉쳐 그때의 열정을 다시금 재현하고 싶다.

 


안명원-작곡가로서는 아직 시작일 뿐이다. 박진영 선배만큼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독자적인 제작 업무도 해보고 싶다. 이-트라이브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게 되지 않을까? 좋아하는 가수를 만나 그들과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하고 싶다.

 


김민주 기자| 촬영 수(手)| 장소협찬 MOJO Sound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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