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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기대상>, '엣지녀'는 없어도 '엣지'는 있었다

2010-01-01 02:40
 SBS <연기대상>, '엣지녀'는 없어도 '엣지'는 있었다

문근영, 장근석, SBS 아나운서 박선영이 공동 MC를 맡은 SBS <연기대상>은 ‘10대 스타’들이 스크린 사이로 등장하며 화려하게 시작됐다. 역대 연기대상 진행자 중 최연소 MC 두 명이 사회를 맡아 ‘연기대상 치고는 너무 가벼운 거 아닌가’ 싶었던 SBS <연기대상>은 진중한 시상식의 갑옷을 벗고 밝고 젊은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했다. 특히 그간 가요 시상식 MC를 두 차례나 맡았던 장근석은 특유의 말솜씨를 뽐내며 수줍어하는 문근영과 지극히 정석 진행을 하는 박선영 아나운서, 두 여인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타사 <연기대상>과 달리 각 부문(드라마 스페셜, 특별기획, 연속극)으로 시상을 나눠 진행하는 SBS는 매해 ‘트로피 남발’로 상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왔지만, 올해에는 꼬박꼬박 2명씩 올라와 상을 받는 MBC <연기대상>을 봐서인지, 차라리 SBS가 현명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아내의 유혹>과 <찬란한 유산> <스타일>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스타일> 팀이 시상식에 거의 참석하지 않아 <아내의 유혹>과 <찬란한 유혹>이 다관왕을 차지했으며, 아침드라마와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에까지 고루 상을 챙겨준 것 역시 SBS다운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SBS <연기대상>에서 돋보였던 것은 배우들이 준비한 특별 무대였다. <연예대상>과 <가요대제전>을 '우리들의 축제'라 여기고 남다른 축하 무대를 준비해오는 가수, 개그맨들과 달리 ‘연기’ 외에 ‘탤런트’를 뽐낼 기회가 적은 배우들이 준비한 '쇼'는 서툴지만 성의 있었고 신선했다. 배수빈의 트럼펫 연주, 이민정, <아내의 유혹> 팀의 노래, A.N.JELL의 공연, 이용우와 손담비의 멋진 댄스, 한효주와 이승기의 듀엣 무대는 지루해질 수 있는 시상식을 한층 다채롭게 만들었다.

또, 역대 대상 수상자들이 뽑은 ‘기억에 남는 SBS드라마’는 시청자에게 SBS 드라마에 대한 추억과 영광을 환기시켰으며, 연기자석에서 MC 장근석이 진행한 현장 인터뷰 역시 배우들의 순조로운 협조 속에 자연스럽게 잔재미를 주었다. 그러나 SBS 시상식의 고질병 중 하나인 ‘트로피 남발’은 올해에도 계속됐는데 시상 부문 자체를 드라마 타이틀별로 나누는 시상식은 상의 의미 자체를 바래게 했다. 올해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반절의 성공을 이뤘던 <스타일>의 출연진이 거의 참석하지 않은 것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드라마가 낳은 최대 유행어 ‘엣지’가 시상식 내내 열 번 넘게 호명되며 대신 배우들의 빈자리를 채웠다.




강력한 대상 경쟁자로 꼽혔던 <스타일>의 김혜수가 시상식에 불참하며 어느 정도 대상 수상이 점쳐졌던 장서희는 결국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일일드라마고 장르 때문에 상을 못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장서희의 수상 소감 속 '장르'가 ‘막장’은 아닌지 시청자들은 잠시 의아함을 느꼈을 것이다. ‘공로상’을 수상한 반효정은 “자괴감”이라는, 수상소감용으로는 낯선 단어로 말문을 열었다. “한 해를 마치는 우리들의 잔치라 그런지 모두들 더 환하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연기대상>을 열 번은 넘게 겪었을 그녀의 말 속에는 이날의 연기대상과 부응하는 지점이 있었다.

연기대상은 한 해 동안 TV를 시청했던 시청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안방 극장에 감동을 전해주기 위해 노력했던 연기자들을 위한 잔치다. 그들이 눈물을 흘리며, 미용실 원장님과 매니저, 함께 고생한 스탭들에게 감사의 멘트를 전하는 것 역시 시청자가 아닌 그들 자신을 위함이다. 올해 SBS <연기대상>의 대상은 막장의 오명을 썼지만 ‘복수’라는 흔한 코드로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가 가져갔지만, 우리는 ‘대상’의 순간보다도 "<시티홀>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저에게는 상이었다"고 밝힌 김선아와 시상식 내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응원한 배우들, 그리고 한 방송사의 드라마를 정리하는 역할을 충실히 했던, 단조롭지만 훈훈했던 SBS <연기대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기억할 것이다.

SBS <연기대상> 수상 결과

특별기획부문 남자 조연상 - <그대 웃어요> 강석우
특별기획부문 여자 조연상 - <천사의 유혹> 차화연

드라마스페셜 남자 조연상 - <카인과 아벨> 백승현
드라마스페셜 여자 조연상 - <스타일> 나영희

연속극부문 남자 조연상 - <아내의 유혹> 최준용
연속극부문 여자 조연상 - <천만번 사랑해> 이휘향

아역상 - <아내의 유혹> 정윤석
<두 아내> 김수정

베스트 커플상 -<찬란한 유산> 이승기, 한효주 커플

뉴스타상 - 이용우, 손담비, 김범, 이민정, 정겨운, 오영실, 이홍기, 정용화, 박신혜, 이소연, 김선아, 차승원

특별기획부문 남자 연기상 - <가문의 영광> 박시후, <찬란한 유산> 이승기
특별기획부문 여자 연기상 - <찬란한 유산> 한효주

드라마스페셜 남자 연기상 - <시티홀> 차승원
드라마스페셜 여자 연기상 - <시티홀> 김선아

연속극부문 남자 연기상 - <아내의 유혹> 변우민
연속극부문 여자 연기상 - <아내의 유혹> 김서형

프로듀서상 - <그대 웃어요> 정경호

공로상 - 반효정

10대 스타상 - 배수빈, 이수경, 이승기, 한효주, 소지섭, 장서희, 김선아, 차승원

네티즌 최고 인기상 - 장근석

최우수 연기상 남자 - <카인과 아벨> 소지섭
최우수 연기상 여자 - <찬란한 유산> 박미숙

대상 - 장서희



iMBC 김송희 기자 | 사진 노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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