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 28일 개봉하는 '수능, 출제의 비밀'은 대한민국 2급 국가기밀인 수능 출제를 위해 40일간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출제 본부에 얼떨결에 합류하게 된 지방 소도시 국어 교사 맹보람(이선빈 분)이 오탈자도 시비도 없는 '문제없는 문제'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션 코미디다.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재명은 극 중 허례허식과 권위로 무장한 출제위원장 문주열 역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차라리 악독한 악역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비호감 기성세대의 전형을 연기하는 것은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수능 출제 현장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코미디라는 장르적 매력이 마음을 바꾸게 만들었다. 명확한 정답을 내리지 않더라도 우리 시대의 한 단면을 신선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유재명은 캐릭터가 자칫 단순한 비호감으로만 비치지 않도록 세심한 연기적 디테일을 고민했다. "기성세대의 나쁜 모습만 각인될까 봐 고민이 깊었다. 지나치게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허당기 있고 귀여운 입체성을 더해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아저씨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팽팽한 대립과 코믹한 호흡을 맞춘 후배 배우 이선빈을 향해서는 따뜻한 연륜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선빈 배우가 겉으로는 발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각도 많고 의외로 겁도 많은 여린 친구"라며 "어린 나이에 매체에 들어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에너지와 단단함이 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선배들과 함께하는 현장에서 주연으로서 느끼는 책임감과 고민이 컸을 것이다. 현장의 모든 선배가 명절 대가족처럼 큰아빠, 삼촌의 마음으로 따뜻하게 조언하고 응원을 건넸다"라며 훈훈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함께 출제 본부에서 티격태격하며 앙숙과 동지를 오간 배우 김영민과의 브로맨스 역시 관람 포인트다. 김영민이 자신보다 세 살 위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웃음을 지은 유재명은 "영민 형은 비현실적으로 동안이고 해맑아서 문제"라며 "극 중 '장국영인 줄 아냐'라는 대사도 제 애드리브였다. 실제로 소년 같은 젠틀함이 있는 멋진 형님이라 서로 감각적으로 알아듣고 신나게 놀면서 연기했다"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최근 예능 '틈만 나면,'에 출연해 유재석보다 한 살 어리다는 사실이 화제를 모으고, 항상 실제 나이보다 연륜 있는 역할을 맡아온 '노안' 이미지에 대해서도 특유의 소탈함으로 답했다. "저도 사람인지라 늙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기쁘지만은 않다. 그렇게 열심히 예능을 했는데도 기사는 전부 유재석과 한 살 차이라는 것만 났더라. (웃음) 물론 염색하고 피부 관리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제 삶의 방향성은 '있는 그대로' 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멋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좋은 어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는 유재명은 자신이 생각하는 어른의 기준을 단단한 어조로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좋은 어른이란 자기 잘못이나 실수가 드러났을 때 부끄러워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아는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 가끔 제가 욕하던 어른들의 모습이 제 안에서 보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제 실수와 잘못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하려고 노력한다."
유재명의 입체적인 연기와 유쾌한 코믹 스토리가 담긴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은 오는 10월 28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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