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명은 공개 직전까지도 걱정이 컸다. 30대에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같이 연기한 친구들이 저보다 나이가 어린데 교복까지 입으니 더 신경이 쓰이더라. 그래서 말투나 행동을 윤석이답게 보이도록 계속 조정했고, 관리적인 부분도 열심히 했다.”
그는 교복 연기가 불편하지 않도록 신체 관리와 외적 디테일을 챙겼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휴차에도 운동을 잊지 않았고 동료 배우 신은수에게 “1일 1팩 하라”는 조언을 받아 피부 관리도 꾸준히 했다고 했다. 하지만 단순히 외형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공명은 윤석의 배경과 정서를 세세히 상상하며 몰입했다.
“윤석이는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하는 인물이다. 아버지가 어머니까지 괴롭히는 상황이어서 아버지를 피해 부산으로 이사를 간 상황. 그런 내면의 아픔이 말투와 행동에 자연스럽게 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전학 와서 처음엔 어울리지 못하고 툭툭 말하는 모습이 시니컬해 보일 수도 있는데, 그게 또 고등학생처럼 보이게 하는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공명이 연기한 인물의 전사가 자세하게 묘사되지 않았던 영화라 장면장면의 대사만으로 추측했어야 했다. 어머니가 입원한 병실에서 유학을 가기 싫다고 우는 장면에서는 윤석의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되는 눈물씬이 있었다. 공명은 "병실 신은 마지막 촬영 회차에 찍었다. 부산에서 세리와 보낸 즐거운 시간을 다 찍고 나서 마지막으로 병실 신을 찍어서 몰입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대본에는 없던 ‘부산 가고 싶어요’라는 대사가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감독님도 좋다고 하셔서 그대로 썼다.”며 비하인드를 밝혔다.
공명은 파트너 신은수와의 호흡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했다. “신은수 배우의 밝은 에너지가 저에게도 많이 전염됐다. 그 친구가 너무 열심히 하고 귀엽게 연기하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다. 그 덕분에 제가 조금 더 고등학생처럼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공명은 이번 작품을 필모그래피에서 특별하게 꼽는다. “정말 교복만 입고 끝까지 나오는 작품은 처음이다. 공명이란 배우가 고등학생 청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저 스스로도 보고 싶었고,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올해만 네 작품을 공개한 그는 30대 배우로서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광장’의 구준모처럼 전혀 다른 캐릭터도 해보고, 이번 ‘고백의 역사’처럼 풋풋한 청춘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저는 다작보다는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를 쌓아가고 싶다.”
작품 선택의 기준도 단순하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제가 빠져드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그다음은 캐릭터다. 내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으면 도전하는 편.”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 '고백의 역사'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수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