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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김형주 감독 "유아인, 죽을 죄를 졌다고 드릴 말씀 없다더라" [영화人]

기사입력2025-03-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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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이창호의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사제대결의 이야기를 담은 '승부'를 연출한 김형주 감독을 만났다. 제자로부터 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스승과 스승을 꺾어야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제자 간의 치열한 승부를 그린 이 영화를 김형주 감독은 2021년 개봉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의 마약 투약으로 인해 2025년 3월에야 개봉을 하게 되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김형주 감독이 영화의 제작보고회 때 눈물을 보일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승부'다. 그는 "만감이 교차하지만 개봉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마음 고생했던 순간이 지나가더라."며 개봉 소감을 밝혔다.

감독은 "사건 이후 배우와 따로 이야기한 적이 없다. 배우들과 스킨십이 있는 편이 아니다. 작년에 배우 부친상 때 조문가서 얼굴을 본 게 다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긴 대화를 하거나 그러지는 못했다. 짧게 "죽을 죄를 졌습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정도의 말만 했다."라며 유아인의 사건 이후 그에게 직접 들은 말을 공개했다.

유아인은 영화의 완성본을 보지 못했다고 하며 감독은 "22년 겨울에 스태프 시사를 했었다. 넷플릭스로 결정되고 나서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스태프와 이병헌 등의 배우들이 와서 한번 시사를 하긴 했었다"며 유아인은 참석하지 않은 상태로 내부 극장 시사를 한차례 했었음을 알렸다.


믹싱과 ADR, 대국의 상황 설명만 추가된 것 외에 유아인의 촬영 분량에 대해 편집된 건 전혀 없다는 감독은 "실제로 저도 이 사건이 있기 전에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빨리 나오면 유리하긴 하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이창호는 표출하는 인물이 아니다. 관객이 감정이입할 시간이 필요해서 성인과 대비되게 아이 같은 모습으로 시간을 벌려고 했다. 감정이입이 된 이후에 아역과 성인 배역을 분리하는 게 아니라 이창호라는 캐릭터를 따라오길 바라는 측면에서 편집했다"며 유아인의 분량에 대해 이야기했다.

감독은 "유아인의 장면을 수백 번 고민했는데 한 씬 덜어낸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상대 배우와의 호흡, 이야기의 긴장도가 다 달려있었다. 백번 천 번 생각해도 답이 없더라. 그렇다면 극장에 오시는 분들에게 온전한 기획의도에 맞게 만든 영화를 선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편집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병헌이 먼저 캐스팅된 상황에서 조훈현-이창호의 상반된 느낌을 위해 이창호 배역을 캐스팅했다. 보기에도 서로 다름이 느껴져서 좋았다.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아우라에 주눅 들지 않는 배우가 필요했다. 기존의 배우가 해왔던 음울한 느낌, 광기 어린 연기와 대비되게 안 보여준 모습을 잘 표현해 줬다 생각한다. 사건이 터졌다고 배우에 대한 평가나 작업하며 좋았던 것까지 부정하는 건 아닌 거 같다"라며 유아인의 캐스팅 이유의 설명과 연기력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감독은 "이창호 국수가 시사회에 오시려 했는데 그날 대국이 있어서 못 오셨다. 조훈현 국수도 그렇고 개봉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이창호 국수의 마음이 제일 신경 쓰였다. 제작사 통해서 개봉을 응원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더라. 영화도 기대하고 있다고 꼭 극장에서 보겠다고 하시더라."며 유아인이 연기한 이창호 국수의 심경을 대변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유아인의 사건 이후 감독은 "몇 달은 술만 진탕 마시며 그냥 견뎠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인생이 늘 좋을 수만은 없는 거 아니냐. 지난 제 인생도 돌아보며 내가 잘못 살았나 생각도 했었다.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고 결혼이나 하자고 장가를 갔다. 몇 개월 정신 못 차리다가 눈 떠보니까 신랑입장을 하고 있더라."라며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근황을 밝혔다.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의 마약 사건 보도에 처음부터 실명이 나오지 않았는데 누가 사고쳤나 싶었다. 안 믿겼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했다. 영화가 어딘가에 묻힐 수 있겠구나 생각도 들었다.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의 시간이 꽤 걸렸다. 빨리 다음 거 준비하자 했는데 감독으로 작품 하나를 보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이 막막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처벌을 받으면 되고, 본인을 위해서라도 잘 재활하길 바란다."라며 사건을 처음 접했을 당시에 어떤 생각이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사실 당시에 물어보셨으면 다른 말이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마음을 많이 비워냈다."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병헌 배우는 별 말을 안 했냐고 물으니 감독은 "'어? 우리 영화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정도의 말씀만 하셨고 저는 '선배님 저 장가갑니다.' 정도의 대화만 이병헌과 했었다. 이게 저나 배우, 제작사까지 모두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려서 저희만 답답한 상황이었다."라는 말을 했다.

감독은 "저희가 릴리즈 하는 시기와 공교롭게 유아인의 석방 판결이 겹지더라. 왜 이러나, 쉽게 가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아인의 상황이 어떻건 큰 차이는 없었을 것 같다. 연말 연초에 이미 개봉의 시기를 정했고. 사실 배우의 상태보다 탄핵 정국이 더 얄궂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여러가지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감독은 "이제는 배우 검열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해야죠. 그래야죠."라고 다짐을 했다. 그러며 "멘탈은 되게 단단해졌다. 어지간해서는 뭐 흔들리지 않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라며 시련을 겪고 난 뒤 더 정신은 단단해졌다는 말을 했다.

영화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3월 26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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