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다.
이 시리즈는 드라마 '그 해 우리는'으로 여러 사람의 인생드라마를 만들어 준 이나은 작가의 후속작이다. '청춘'과 '첫사랑'을 대표하는 '그 해 우리는'과 이나은 작가, 최우식 등의 교집합이 너무 많은 '멜로무비'였기에 '잘해야 본전'일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던 작품이다.
물론 처음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에서는 최우식-박보영이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박보영의 얼굴 대신 김다미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아쉬움이 있기는 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멜로무비'의 진짜 핵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야기의 두 번째 커플인 이준영-전소니도 핵심은 아니었다. 주인공의 크레디트에 '그리고 김재욱'으로 등장하는 김재욱이 결정타이자 '멜로무비'의 진짜 주인공이었던 것.
주인공 최우식의 형으로 등장하는 김재욱은 대사량도 많지 않다. 물론 주인공의 형이기에 분량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야기의 시작부터 은은한 존재감을 보이더니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점점 더 큰 지분을 자치한다.
김재욱 때문에 주인공 최우식의 서사가 더 깊어지고, 김재욱의 존재감 덕분에 최우식의 감정 연기가 그 어느 작품보다 더 성장되었다는 느낌도 든다. 최우식-박보영 커플 사랑의 중단, 재회, 결실의 모든 과정이 다 김재욱과 연관되어 있으나 주인공 커플의 애 끓이는 사랑이 안타깝기보다는 김재욱과 최우식이 그려내는 형제의 삶이 더 궁금하고 시선을 끌어당긴다. 김재욱 덕분에 그냥 남녀가 연애하는 이야기에서 더 깊이 있는 이야기로 진화가 가능했다.
'멜로무비'를 연출한 오충환 감독은 "청춘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각자의 결핍과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 현실 속 상처와 성장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라며 차별점을 밝혔었다.
오충환 감독의 말처럼 '멜로무비'는 남녀 간의 사랑을 뛰어넘는 모든 종류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모자식 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일에 대한 사랑, 그 모든 것에 앞선 존재의 이유 등 이 이야기를 보는 내내 많은 세심하고 풍성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2년 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큰 위로를 받은 시청자들이 많을 텐데 '멜로무비'는 그보다도 더 폭과 깊이가 크다.
그러고 보니 넷플릭스가 2025년에 공개한 작품이 2 연속 괜찮은 작품이다. '중증외상센터'에 이어 '멜로무비'도 호평과 N차 시청이 이어질 것 같다. 지난 한 해 내내 망작의 시즌2,3을 쏟아냈던 넷플릭스, 이제 정신 차렸나 봄.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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