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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같은 음악을 전하는 피아노의 연금술사, 이루마

기사입력2009-10-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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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7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2009년 전국투어 콘서트와 디지털 미니앨범 발매를 알리는 프리뷰 콘서트가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열렸다. 늘 피아노와 그만 보였던 무대. 하지만 이번엔 한 대의 첼로 그리고 두 대의 기타와 더불어 그의 음악에 목소리를 덧입혀줄 동료들이 함께했다. 이번 디지털 미니앨범과 전국투어 콘서트의 타이틀은 . 늘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는 그의 음악, 이번엔 어떠한 변화를 보였을까. 180여 석을 가득 채운 이날의 참석자들에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건넨 이루마. 공연을 마친 그와의 짧은 만남을 전한다.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

얼마 전 나온 디지털 싱글 작업 때문에 거의 작업실에서 보냈고요, 또 KBS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을 진행하고 있고 곡도 쓰고 아이와 시간도 보내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니음반을 냈다. 정규음반이 아니라 미니음반을, 그것도 디지털로 먼저 낸 이유가 궁금하다.

원래 앨범 작업을 끝냈었는데 욕심이 더 생겨서 좀 미뤄놓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기다리시다 보니 공연 전 새로운 음악을 조금 들려드리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니앨범의 제목이 다. 음반을 들었을 때 이전의 앨범보다 무언가 더 넓어지고 대신 더 꽉 찬 그리고 더 여유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루마가 전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느낀 것인가?

그런 것 같은데요. 원래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이 영상이 있는 음악이어서 제 스스로 어떤 풍경이나 영화 속 장면을 상상해 가면서 곡 작업을 했거든요. 그런데 사실 음악만 들었을 때는 무언가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목을 통해서 혹은 음악에 대한 제 설명을 듣게 되면 더 잘 이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음악들을 다 재활용해서 영화 속에 넣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너의 마음속엔 강이 흐른다(River flows in you)’가 새롭게 태어났다. 이 곡에 대한 설명을 보니 “누군가가 나에게 새로운 삶을 주신 것처럼” 첫사랑이 담긴 곡에 가사를 붙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표현했다. 깊은 사연이 담긴 듯싶은데?

이 곡이 담긴 앨범은 제 두 번째 정규앨범인 입니다. 첫사랑에 관련된 그리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2001년에 쓴 곡이니까 아주 오래되었죠. 당시 제 감성은 참 풍부하고 풋풋하고 또 좋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때의 곡들에 다시 가사를 붙여 노래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 곡에 가사를 붙인 건 군대에 있을 때에요. 너무 쓸쓸하고 외로운 군생활 중 연습실에 혼자 남아서 이 곡에 가사를 한번 입혀 봐야지 하고 작업을 했어요. 가사가 수정되긴 했지만, 제가 군대에 있는 동안 그리고 제대를 하고 나서도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더라고요. 이 곡은 세상을 떠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곡이에요. 삶이 끝이 난 것이 아니라 강물 속에서 영원히 흐른다는 느낌으로 가사를 썼어요.

 


2001년 첫 음반을 시작으로 어느새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본인 역시 결혼과 군대, 그리고 아버지가 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10년 전과 현재 음악적으로 그리고 삶 속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무엇보다 제 하루하루의 일과가 바뀌었어요. 아기가 있고 가정이 있기 때문에 내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시간을 누군가와 나누어야 하는 것.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어떤 더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또, 음악에 대한 책임감이 커진 것 같아요. 예전 같으면 음악을 하나 쓰고 난 다음에 “아, 이 정도면 되었지” 하는 상황이 많았는데 지금은 음악을 쓰고 다음 날 듣고 또 듣고 계속 듣고 했을 때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다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건 작곡을 하시거나 가수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말씀하시는 내용인데요, 나중에 내 아이가 성장했을 때 “아빠는 이런 음악을 한 사람이야”라고 자신이게 말할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기 때문이죠.

 


새로운 음반을 아내 손태임씨는 물론이고 처제인 손태영, 권상우씨 부부도 들었을 것 같은데, 반응이 어떤가?

사실 가족들에겐 그런 걸 잘 물어보지 않아요. 굉장히 창피하거든요. 하지만 제 음반도 듣고 또 늘 제 공연에도 와요. 지난번 콘서트 땐 처제가 임신 중이었는데 태교에 굉장히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는 편이에요.(웃음)

 

그동안 많은 콘서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전국투어 콘서트는 이번이 다섯 번째인데 전국투어 콘서트는 다른 콘서트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지방마다 느낌이 굉장히 달라요. 각 지역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저 역시 그 지방에 맞추어 멘트를 한다거나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큰 공연장이다 보니 관객들과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 어렵기도 해요. 그래서 늘 제 스스로 최면을 걸어요. 여긴 내 방이고 내 방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연 때마다 맨 처음 멘트로 “여러분이 제 방에 놀러오셨다고 생각하시라”고 이야기해요. 그래야 연주를 조금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미니음반에는 4곡만 담았다. 내년에 출시될 정규음반에는 몇 곡이 더 담기게 되며, 새로 담길 곡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일단 제목을 이번 디지털 싱글앨범으로 갈지는 모르겠어요. 곡은 되도록 많이 수록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 편의 영화를 보듯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 들게끔 굉장히 희망적이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누군가가 해주는 그런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이번에도 일렉트릭 건반으로 연주를 했었는데 다양한 악기를 통해 다양하고 풍성한 음악을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이루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은 ‘Kiss The Rain’이다. 본인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곡은 어떤 곡인가?

공연 때마다 ‘Maybe’라는 곡을 연주했어요. 이 곡은 계속 변형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곡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도 새롭게 편곡을 해서 연주를 하는데, 단어자체가 ‘어쩌면’ ‘만약에’와 같은 확실하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듯이 제 음악이 그랬던 것 같아요. 항상 완성되지 않은 미완성의 느낌, 굉장히 여백이 많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음악이요. 항상 제 스스로 약간 아쉬워할 때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딱 한 곡을 선택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 그런 음악을 만들어야죠.(웃음)

 






 


이루마에게 음악이란? 그리고 피아노란?

음악은 저에겐 기록이에요. 그래서 일기라고 표현을 하거든요. 사실 일기를 매일매일 쓰진 않잖아요. 어떤 사건이 있었던 날에 그런 느낌과 감정들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피아노는 예전에는 배우자라고 표현을 했어요. 집에 오면 언제나 절 우두커니 맞아주었거든요. 이제는 늘 그 자리에서 제 이야기를 다 들어줄 것 같은 그런 친구 같은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음악들을 하고 싶은가?

욕심 같아서는 영화음악이나 드라마 음악을 맡고 싶은데요, 꼭 우리나라에서만 작업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도 해보고 싶어요. 일본은 감수성이 풍부하면서도 굉장히 세련된 맛이 있어요. 소설도 책에서 향이 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굉장히 감각적이기도 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 더 많이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또, 노래를 좀 더 많이 써보고 싶어요. 예전에 한 가수 분에게 곡을 드린 적이 있어요. 전 그냥 일반가요처럼 곡을 써서 드렸는데 연주음악 같은 노래를 받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 곡을 버리고 다시 곡을 쓴 적이 있어요. 제가 연주음악에 강하다 보니 연주음악 같은 노래를 쓰는 것을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본에서 두 번의 콘서트를 진행했고 루마을이라는 팬클럽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서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오차드 홀이랑 릴리아 홀에서 콘서트를 했었고요. 또 지방에서도 콘서트를 했었어요. 일본에서는 군대 가기 전에 <동경만경>이라는 월요일 9시 드라마의 배경음악을 맡기도 했었고요. 운이 좋았어요. 하지만 일본에서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군대를 가는 바람에 힘들었죠. 내년엔 일본을 비롯한 해외 활동에 더 많은 비중을 두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팬들이 이루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글쎄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절대 거짓 없는 음악을 쓰자, 내가 느끼지 못했던 것을 음악으로 쓰려고 하지 말자가 제 가장 큰 모토에요. 그래서 굉장히 솔직해요. 연주 때도 틀릴 때가 굉장히 많은데 전 그냥 솔직하게 틀렸다고 이야기해요. 그게 바로 저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제 연주곡을 들으면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받으신대요. 일본 분들도 그런 것들을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무엇보다 일본은 워낙 연주음악 시장이 넓고 그쪽으로 마니아층도 두터운 편이에요. 그러한 조건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제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나 싶기도 해요. <겨울연가>와 같은 드라마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일본에서의 활동 계획은?

올해에도 얼마 전에 팬미팅을 다녀왔어요. 연주도 하고 그러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죠. 가수 분들같이 화려한 팬미팅은 아니에요. 조용하고 그냥 삶 속에 묻어나는 느낌이어서 저도 편안하고요. 보이듯 안 보이듯 계속 그런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사가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실제 노래실력은?

원래 제 꿈이 싱어송라이터였어요. 하지만 워낙 잘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가수를 비롯해서 노래 잘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너무 많아서 공연 앙코르 때 불러 드리긴 해요. 제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해 주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귀를 막으시지 않을까. 기회가 되면 아주 가끔 노래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짧지만 감미로운 그의 노래실력은 영상인터뷰를 통해 만날 수 있다.)

 


2009년부터 <세상의 모든 음악>을 진행 중이다. 라디오 DJ를 해보니 어떤가?

군대 가기 전 DMB 라디오 진행을 잠깐 했어요. 제대하고 바로 맡게 되었는데 거의 생방송으로 진행하다 보니 정말 연주보다 더 떨려요. 대화하는 것과는 다르게 저 혼자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도 실수도 많이 하는데 그만큼 또 많이 배우고 있어요. 말이라는 게 정말 무섭기도 하고 또 어려운 것이구나 하는 것도 느끼죠. 월드뮤직이나 샹숑, 칸쵸네 등의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하다 보니 많은 공부를 하는 느낌이에요.

 


작곡가이고 피아니스트다. 또, DJ에 5권의 책을 낸 작가이자, 다양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OST에도 참여했다. 최근에는 아기용 물티슈 사업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새로운 것에 참 많이 도전한다. 이유가 있는가?

그냥 삶의 어떤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하루하루 어떤 반복된 삶이 식상해 지고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찾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음악학교를 세우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정말 제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이루고 싶은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가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회적 위치든 음악적 위치든 더 많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하는 만큼 이루마를 지칭하는 단어들도 많이 있다. 자신의 이름 앞에 가장 붙이고 싶은 것은 어떠한 것인가?

작곡가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음악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도 클래식 작곡가들은 이름이 기억되고 그들의 음악은 살아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연주자보다는 작곡가로 음악을 쓰고 남긴다면 언제가 되었든 평생 사람들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루마라는 이름도 특이하지만 딸 로운이의 이름도 특이하다. 누가 지었으며, 어떤 뜻을 담고 있나?

제 아내가 이름을 지었어요. 그 뜻은 “세상에 널리 이로운 사람이 되라”는 뜻이랍니다.




딸 로운이와 조카에게 이루마의 음악을 많이 들려주나?


가끔 집에 놀러 오고 그러면 장난감 피아노가 있어요. 실로폰 소리가 나는데 그것으로 연주해주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음악을 연주해 주기도 해요. 그러면 애들이 막 춤을 추더라고요. 박자는 맞지 않지만.(웃음) 연주해 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많은 뮤지션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자장가 등의 음반을 만들기도 하는데 그럴 의향은 없는가?

솔직히 나중에 아주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 음악을 맡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쓰고 싶어요. 단순히 아이들을 위해서 음악을 쓰는 것은 굉장히 어렵거든요. 굉장히 절제하면서 써야 하기 때문에. 나중에 좋은 기회가 생기면 아이들을 위해서도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 있을 계획들이라면 굉장히 많아요. 사업도 그렇고 음악적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는 거의 저 혼자서 작업을 해왔었는데, 다른 음악가들과 같이 교류하면서 작업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고요. 대곡을 써보고 싶은 것이 작곡가로서는 가장 큰 목표죠. 교향곡이라든지 심포니 위주의 음악도 써보고 싶고요. 또, 내년에는 외국을 많이 다니려고 해요. 제대 후엔 거의 한국에서 활동을 했었는데 이제는 밖으로 좀 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도 들고 저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또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내년에는 더 활발히 활동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엄호식 기자 | 사진 노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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