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은 끝났지만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 고민하던 ‘용준’(홍경). 엄마의 등쌀에 떠밀려 억지로 도시락 배달 알바를 간 ‘용준’은 완벽한 이상형 ‘여름’(노윤서)과 마주친다. 부끄러움은 뒷전, 첫눈에 반한 ‘여름’에게 ‘용준’은 서툴지만 솔직하게 다가가고 여름의 동생 ‘가을’(김민주)은 용준의 용기를 응원한다. 손으로 말하는 ‘여름’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더 잘 듣기보단 더 잘 보고 느끼려 노력하지만, 마침내 가까워졌다 생각하던 찰나 ‘여름’은 왜인지 자꾸 ‘용준’과 멀어지려 하는데…
▶ 비포스크리닝
'청설'은 '말할 수 없는 비밀'과 함께 국내에서 대만 로맨스 영화의 열풍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 국내에서 2010년 개봉해 인생 로맨스, 첫사랑 영화의 바이블로 여겨진 작품인데 우리나라에서 14년 만에 리메이크 되었다.
홍경, 노윤서, 김민주까지 영화, 드라마, OTT 등 장르를 막론하고 활약 중인 대세 젊은 배우들의 조합도 신선하지만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이미 부산 영화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타임루프 소재를 다룬 전작 '하루'에서 반복되는 하루, 딸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남자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연출하며 21회 판타지아 영화제 관객상-베스트 아시아상, 38회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국제판타지-심사위원특별언급 등을 수상한 조선호 감독. 관객들의 뇌리에 박히는 SF 장르를 연출하며 감독 데뷔에 성공했던 조선호 감독이 이후 7년 만의 신작 '청설'로 돌아온다.
배우, 감독을 떠나 싱그러운 여름, 첫사랑의 추억 등 요즘 극장가에서 보기 드문 로맨스를 다루는 영화라니 가을 데이트는 무조건 극장각?
▶ 애프터스크리닝
등장인물은 단촐하다. 그러나 이 단촐한 인물들이 펼쳐내는 관계성과 사연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짙었다. 요란한 BG, 화려한 말빨, 수다의 향연 등이 하나도 없는 이 영화는 오히려 탁탁 치는 손 부딪히는 소리, 푸~하는 입바람 소리, 일상적인 생활소음이 영화의 대부분을 채운다. 그동안 수어는 어떤 작품에서건 주인공이 아닌 조연을 맡아왔다. 중요한 상황은 무조건 대사로 전달했던 K콘텐츠였는데,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닌 손으로 하는 말로도 충분히 대사가 전달되고 감정이 파도친다. 설렘과 떨림, 갑갑함과 부담, 원망과 절망까지 손 끝에서 눈을 통해 상대의 마음이 내 마음으로 직통으로 들어온다.
대만 원작과 장면이나 상황을 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원작을 찾지 않아도 홍경, 노윤서의 풋풋한 비주얼만으로도 로맨스는 시작되더라. 사실 노윤서와 홍경이 비주얼로 팬덤을 모으는 배우들이 아니었다. 딱 지금의 청춘을,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현실 연기로 공감을 끌어내는 배우들이었기에 오히려 '청설'을 통해 청춘의 아이콘,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새롭게 자리매김 할 것 같다.
너무 무해하고 아름답고, 순수해서 귀하게 여겨지는 인물들의 관계성이고 감정이다. 쉽고 편하게 말로 전하지 않고 눈을 바라보고 수어로 소통하는 방법, 자막으로 대사를 써 준게 신의 한수 같다. 한번더 생각하고 눈으로, 머리로 곱씹어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과정을 관객도 동일하게 경험할수 있으니 말이다.
'선재 업고 튀어'를 보며 설레는 첫 사랑의 느낌을 오랜만에 다시 느꼈던 중년들도 '청설'을 보며 간질간질한 첫 사랑의 느낌을 또 느낄 수 있을 것.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 '청설'은 11월 6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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