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한석규가 30년 만에 친정에 복귀한다. MBC 전속계약서를 몸에 품고 마음을 다잡았다는 그가 30년 만에 친정에서 펼치는 연기는 어떨지 이목이 집중된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극본 한아영·연출 송연화)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송연화 PD를 비롯해 배우 한석규, 채원빈, 한예리, 노재원, 윤경호, 오연수가 참석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드라마다. 약 30년 만에 친정 MBC로 귀환한 배우 한석규와 신예 채원빈이 부녀 호흡을 맞춘다.
이날 연출을 맡은 송연화 PD는 "기본적으로 믿음과 의심에 관한 이야기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보편적인 인간관계 중심을 둔 스릴러물이다. 가족, 직장동료 나와 가까운 타인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이야기 구조를 통해 수사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장르물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991년 MBC 제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한석규는 1995년 방영된 '모텔' 이후 약 30년 만에 MBC로 돌아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유일 경찰대 출신 프로파일러 범죄행동분석팀장 장태수 역을 맡은 한석규는 "MBC 20기 신인 탤러트 한석규다. 장태수 역을 맡았다"라고 재치있게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 한석규는 "촬영 내내 들고 다닌 게 있다. 내겐 정말 특별한 일이다. 이번 작품하다가 우연히 어머니가 수첩에 간직하던 종이를 발견했다. 제가 MBC 입사했을 때 쓴 전속 계약서다"라며 오른쪽 주머니에 넣어둔 계약서를 꺼내 보였다.
이어 "저한테는 의미가 굉장히 깊은 일이었다. 하필 제가 29년 만에 이 계약서를 발견하게 됐다. '왜 엄마는 갖고 계셨을까?' 궁금하기도 했다"며 "계약서 항목을 읽어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은 정말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촬영 중 속이 부글부글할 때마다 꺼내 봤다. 정말 의미있다"며 "송연화 감독 때문에 죽을 뻔했다. 그럴 때마다 이걸 꺼내들어서 봤다"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폭소케 했다.
30년 만에 MBC 작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영화를 많이 했다. 마음 속에 품었던 꿈, 거창하게는 '뉴 코리안 시네마'라는 꿈이 있었다. 그때는 냉렬한 마음으로 영화에 임했었다"라고 털어놨다. 덧붙여 "시간이 많이 흘렀다. 세월이 흘러 연기에 집중하고, 무대가 어디든 전 연기자를 꿈꾼 사람이기 때문에 건방진 마음이 사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2학년, 거짓말이 공부만큼 쉬운 장태수의 딸 장하빈 역은 채원빈이 맡는다. 한석규와 부녀 호흡을 맞춘 소감으로 "사실 부담이 컸다"면서도 "(한석규) 선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함께 연기하면 무언가 크게 느끼게 해줄 것이고, 내 안에 있는 걸 꺼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막연한 부담감으로 시간을 보내진 않았다"고 차분하게 얘기했다.
이어 "'선배님이 잘 이끌어주실텐데, 난 어떻게 하면 잘 따라갈 수 있을까?' 라며 작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한예리는 범죄행동분석팀 범죄행동분석관 이어진으로 분한다. 결혼 후 약 3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 그는 "(결혼 후) 좋은 시간을 많이 보냈다. 많은 작품이 제작되고 있는 게 아니었고, 우연치 않게 타이밍이 잘 맞았다. 잘 쉬었고 좋은 작품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 작품이 녹록치 않았다. 고민한 부분도 많았다. 끈질기게 서로를 잡아가면서 만들었어야 하는 작품이었다"며 "그래도 제가 선배님들 보다 출연을 덜하니까 '어떻게 하면 이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을까', '오늘 현장에 가서 에너지를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송연화 PD "배우들이 가장 큰 무기다. 리허설, 모니터를 보는 내내 즐거웠다. 이런 점들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좋겠고 그렇게 될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끝으로 한석규는 "이 자리는 내게 굉장히 중요한 자리다. MBC 연기자로 출발한 건 내게 정말 의미있는 일이다. 여러분들이 어떻게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MBC만의 특유한 것들이 있다"며 "MBC 덕분에 연기 생활, 연기 톤, 연기 스타일 등을 자유롭고 풍부하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에게는 친정이다. 제게는 의미가 깊은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제 부모님은 제게 단 한 번도 대학 졸업하고 1년간 백수로 지낸 것에 대해 혼내시지 않으셨다. 사실 그때 제 뜻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한석규는 "'서울의 달' 이후 제가 잘 됐을 때 어머니께 '왜 혼내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네가 그래도 입에 풀 칠이라도 하겠지'라고 표현하셨다. 그 마음을 이 작품에 담아보고 싶었다.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믿음, 의심은 뭘까? 싶었다. 저는 그런 의심을 당해본 적이 없이 살았다. 이 작품을 통해서 그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시청을 당부했다.
한편, 총 10부작으로 제작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오는 11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iMBC연예 장다희 | 사진 iMBC연예 고대현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