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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감독 "김고은은 나의 천사" [인터뷰M]

기사입력2024-09-2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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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탐정: 리턴즈' 이후 6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이언희 감독을 만났다. 이언희 감독은 로맨스 영화 '... ing'를 시작으로 '어깨너머의 연인' '미씽: 사라진 여자' '탐정: 리턴즈'를 연출했으며 최근에는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연출, '킬러들의 쇼핑몰'을 기획하며 시리즈 작업도 해 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대도시의 사랑법'을 영화화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언희 감독은 "영화화하려고 봤던 건 아니고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봤던 소설이다. 그런데 '재희'의 이야기에 완전히 꽂혔다. 예전에 제가 찍었던 '... ing'라는 영화가 생각나면서 지금이라면 그때와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 20대의 감성으로 소설과 다른 엔딩을 가진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편 중 한 편에 매료되어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음을 알렸다.

이언희 감독은 "소설 속 '재희'는 너무 부러웠다. 저와 달라서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하고 보는 성격도 그랬고, 저의 아쉬움이 채워진다는 욕심이 들었다. 막연하게 시작했는데 각색 작업을 하다 보니 더 구체적인 게 생겨나더라."며 영화 속 등장인물인 '재희'에 대한 엄청난 애정이 느껴지는 말을 했다.

감독의 엄청난 애정이 담긴 캐릭터 '재희'는 김고은이 연기했다. 작품 속 캐릭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영화 속에서 통통 튀고 팔딱거리는 생명체로 만들어 낸 김고은의 연기력이 대단했다. 김고은이 아니면 살려내기 힘들었을 캐릭터의 생명력이었다.


이언희 감독도 관객의 시선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김고은은 천사다"라고 이야기하며 "2019년 12월에 박상영 작가와 처음 만났다. 제가 영화 '탐정'을 끝낸 시기라 저에 대한 기대가 좋을 때 이 영화를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도 새로운 걸 할 때가 되었다'며 투자 배급사에서 결정을 해줬지만 중간에 코로나로 영화 산업이 안 좋아졌고, 찍기로 결정한 이후에도 몇 달간 김고은이 기다려줬다. 무려 2년 반 넘게 김고은이 이 작품을 기다려줬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라며 많은 우여곡절 끝에 김고은의 영상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며 감개무량해했다.

영화에서는 편집되었지만 김고은의 원래 첫 등장은 '흥수(노상현 분)'와 캠퍼스를 걸어오는 장면이었다고. "첫 촬영에서 걷는 자세와 포즈, 분위기가 재희였다. 그래서 '지금 너무 재희 같다'는 말을 했었다. 캐릭터에 대한 키워드는 의상을 통해 많이 전달할 수 있는데 재희를 알리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의상이 필요했다. 몽타주 장면도 많아서 영화에서 거의 200여 벌을 갈아입는다. 김고은과 재희의 의상을 상의할 때 '나라면 이렇게 입어볼게'라면서 옷을 고르는데 그때부터 이미 내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이언희 감독은 김고은이 처음부터 캐릭터를 잘 해석하고 잘 표현해 냈다며 칭찬을 했다.

'대도시의 사랑법' 안에 등장하는 재희는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다. 쿨하고 멋있고, 할 말 다 하고 무엇하나 무서울 게 없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똑같이 상처받고 아파하는 인간이라는 걸 흥수 앞에서는 숨기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언희 감독은 "그 지점이 시나리오 쓸 때 중요했다. 원작을 가지고 시나리오 작가와 제작 pd, 저 이렇게 다섯 명이서 작업을 했는데 처음에는 원작을 그대로 옮기다 보니 '재희'가 보이지 않더라. '재희'가 보고 싶어서 이 작업을 시작했는데 왜 이 인물이 안보일까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바로 강의실을 나오면서 떨고 있는 소녀가 빠져서였더라. 어떤 사람도 그런 상황이 쉬운 상황은 아니었을 것. 그때부터 이야기가 풀리기 시작했다."며 '재희'의 캐릭터가 입체감을 가지기 시작한 각색의 순간을 떠올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감독은 "센 언니, 대리만족 할 수 있는 언제나 강한 여자로 표현하고 싶기도 했다. 멋지고 그래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사람이 실제로 이럴 수 있나 생각 들더라. 그리고 다른 작품에서 이렇게 보이는 여자들은 주인공이 아닌 조력자로만 표현되더라. 그래서 여성 캐릭터를 바꿔가기 시작했다."며 아무리 강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약한 지점이 있을 수밖에 없기에 인간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린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에 배우 이상이가 특별출연을 한다. 이상이와 대학 동기이자 절친인 김고은이 직접 특별출연을 성사시켰다고. 감독은 "원작에서 재희의 남자들은 깊게 보이지 않는다. 책에서는 서울대 출신이라는 게 강조되는데 서울대 출신이라는 게 보는 순간 신뢰가 가는 이미지라 해석했고 그런 이미지로는 이상이가 딱이었다. 김고은과 이상이의 케미가 너무 좋아서 촬영하면서 내가 '둘이 결혼해라'라고 했는데 둘 다 '그건 아니'라고 하더라."라며 둘의 케미를 회상했다.

영화 속에서 자궁모형 소품이 나온다. 이언희 감독은 이 소품을 '반려자궁'이라고 표현하며 "원래는 '재희'가 '흥수'에게 받고 싶은 게 '흥수가 쓴 소설'이었다. 그래서 아직 남은 전세기간 동안 그 집을 '흥수'에게 빌려주는데 그렇게 구구절절 말하는 것보다는 '나의 한때'를 상징하는 물건을 놔두는 걸로 대신하려 했다. 그 상징이 바로 '반려자궁'"이라며 소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와 세상에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10월 1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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