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인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 코리아의 첫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싱어게인' '슈가맨' 시리즈를 만든 제작진이 내놓는 요리 서바이벌이어서 사실 크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음악 서바이벌을 주로 했던 제작진인데 얼마나 요리나 요식업에 대한 통찰력이 있을까 의심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웬걸, 바둑의 돌을 흑과 백으로 나누듯 요리사들의 계급을 흑과 백으로 나누고, 흑돌이 백돌에게 도전하는 시스템은 오히려 쉽게 납득이 되었다.
무엇보다 100인의 출연자 섭외가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가장 첫번째 요소였다. 어머니 손맛 백반집, 트렌디한 술집, 탄탄한 구력의 중국집, 미래의 꿈나무들의 밥을 책임지는 급식실 조리사, 유튜버,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한 훤칠한 요리사, 동네 상권을 꽉 잡고 있는 요식업계 고수들 까지 흑수저 셰프 80인들은 다들 우리 동네의 자랑이거나 나도 여러차례 줄 서서 맛본 맛집의 요리사들이었다.
이들이 대항할 20인의 백수저 셰프들은 대한민국 대표 스타 셰프 최현석을 필두로 중식 그랜드 마스터 여경래, 대한민국 최초 여성 중식 스타 셰프 정지선, [마스터 셰프 코리아2] 우승자 최강록, 15년 연속 이탈리아 미슐랭 1스타 오너 셰프 파브리가 합류했다. 또한 [한식대첩2] 우승자 이영숙, 하이브리드 스타 셰프 오세득, 현재 미슐랭 1스타 오너 셰프 김도윤과 조셉 리저우드, 2017~2019 미슐랭 1스타 오너 셰프 황진선, 국내 첫 미슐랭 1스타 총괄 셰프 방기수부터 [마스터 셰프 코리아1] 준우승자 박준우와 우승자 김승민, 세계 3대 요리 대회 2관왕 조은주,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우승자 선경 롱게스트, 국내 채소요리 1인자 남정석, 대한민국 16대 조리명장 안유성, 일식 끝판왕 장호준, 세계가 인정한 이북 요리 전문가 최지형, [2010 아이언 셰프] 우승자 에드워드 리까지 내로라하는 스타 셰프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누군지 잘 모르는 시청자라도 80인의 흑수저 셰프들이 '나의 우상' '롤모델' '저 분을 한번이라도 보는게 꿈'이었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대단한 사람이구나 절로 알수 있을 정도.
처음에는 20인의 백수저와 80인의 흑수저가 바로 맞대결을 하지 않는 룰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운이 좋아서, 방송에서 활약하는 유명세 때문에 백수저 셰프가 된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 그래서 80인의 흑수저끼리 대결을 해 살아 남은 사람들이 백수저와 대결한다는게 흑수저에게 너무 불리한 게임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잠식시킨 건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의 날카로운 심사였다. 오직 맛으로만 심사하겠다는 국내 최고의 외식 경영인이자 국민 요리 멘토 백종원과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모수 서울'의 셰프 안성재는 간이 고르지 않다, 간이 미세하게 덜 됐다, 야채의 익힘 정도가 좋다, 나쁘다의 기본적인 것만 따지며 냉정한 심사를 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기초적인, 심플한 심사평으로 80인의 제야의 고수들을 걸러내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요리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또한 일련의 심사 과정을 지켜보며 이 두 심사위원이 왜 최적의 심사위원이었는지 밸런스 조합도 너무 좋았던 캐스팅이라는 걸 알게 된다.
심사위원들의 평을 들은 흑수저들의 반응도 요리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는 게 느껴졌다. '그깟 소금 간이 조금 덜 된 것 가지고 탈락을 시킨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깟 소금 간도 정확하고 일관성있게 요리를 해야 미슐랭3스타를 받아낸다는거니까 납득이 된다'는 흑수저 출연자의 멘트는 출연자와 심사위원 모두가 경쟁에만 매몰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싶고, 상대방의 실력을 인정하고 싶어서 나온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이후 보여진 백수저와 흑수저의 1:1 대결에서는 왜 백수저가 백수저인지, 그들이 왜 1차전을 할 필요가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하는 내용이 보여진다. 흑수저의 용감한 도전도 대단했지만 그들의 도전을 방어하는 백수저들의 내공이, 그저 방송에 얼굴을 많이 보여줘서 유명해진 셰프들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줬다. 그들이 자신의 얼굴이 알려지는 만큼 주방에서 얼마나 실력을 갈고 닦으며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가 흑백의 대결에서 알려졌다.
17일까지 4회차가 공개되었다. 4회차 분량 안에는 80인의 흑수저들이 20명으로 추려지고, 백수저와 흑수저의 1:1 서바이벌 대결이 펼쳐지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봐서는 흑수저에서 살아남는 셰프들이 몇 되지 않고 결국 백수저들 사이에서 진검승부를 해야 하나 섣부른 생각도 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새로운 조리법도 알게 되고, 가보고 싶은 맛집도 생기게 된다. 저 출연자의 매장이 어느 동네에 있는지, 여기서 선보인 메뉴가 그 매장에도 있는지 검색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전세계에 K-푸드의 매력을 알리고 한국의 외식업, 요식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라는데 그런 취지에 딱 들어맞는 내용이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요리 서바이벌로 1주차부터 도파민을 폭발시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5-7회는 오는 9월 24일 공개된다. 이어 10월 1일 8-10회, 10월 8일 11-12회까지 매주 화요일 새로운 회차가 전 세계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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