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건축 이야기에 앞서 건축 여행자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던 '파주'에 대한 기억을 꺼내놓았다. 촬영 스튜디오가 많아 방송과 관계가 깊은 파주에서 특히 홍진경은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금촌댁네 사람들'의 촬영지로 파주를 회상하며 그때의 파주와 지금의 파주는 너무 달라졌다면서 놀라움을 나타냈다. 전현무는 “파주는 변했지만 홍진경은 데뷔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며 칭찬하는가 싶더니, 달라진 건 헤어 스타일뿐이라고 놀려 동갑내기 MC 케미를 보여줬다. 또한 건축가 유현준은 파주를 '막다른 골목길' 같은 곳이라고 표현하며 “북쪽이 막혀있어 교통량과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적고 그로 인해 아웃렛, 대형 카페, 방송 스튜디오 등 큰 건물을 많이 지을 수 있는 곳”이라 설명해 모두의 공감을 샀다.
■ 전현무, 파주출판단지에서 '건축학개론' 이제훈에 빙의!
이날 방송에서 홍진경과 유현준은 파주의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을 먼저 둘러보며 이 공간의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알바루 시자'의 작품으로 '알바루 시자'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이라 언급한 곳이다. 유현준은 좋아하는 건축가 중 한 명이라며 알바루 시자의 다른 국내 작품인 안양 파빌리온, 대구 소요헌, 아모레퍼시픽 연구소도 함께 소개했다. 한편 홍진경은 알바루 시자를 소개할 때 '사자'라고 발음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다른 출연자들의 놀림에 고개를 숙이며 “공식적으로 편집을 부탁합니다... 딸이 보고 있어요”라며 제작진에게 간절히 애원하기도 했다. 이어 미술관 건축에 있어 중요한 조명 이야기와 건축가들이 뽑는 최고의 미술관 등 미술관에 대한 깊이 있는 건축 토크가 이어졌다. 유현준은 최애 미술관으로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꼽았다. 그 이유로 모든 건축가들이 싫어하는 층층이 겹쳐져 지루하고 단순한 미술관의 구조를 깬 흥미로운 구조의 미술관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전현무는 파주출판단지를 소개하며 “이제훈이 된 것 같다”고 말해 여자 출연자들의 야유를 불러일으켰다. 전현무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지마 가즈요의 작품인 출판사 사옥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다른 노출 콘크리트 건물과 달리 벽에 난 구멍을 다 메꿨다”며 유현준 건축가도 놀랄 만한 수준급의 관찰력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벽에 난 구멍을 메꾼 외관이 수많은 건축물 중에서도 '나는 달라'라고 외치는 것 같다”며 “마치 아나운서들 사이에서 눈에 띄기 위해 링딩동을 추던 나와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유현준은 파주에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들의 작품들이 많다며, 상이 갖는 의미와 심사 방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리츠커상에 너무 많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소신 발언을 했는데 전현무가 “그래도 타면 좋죠?”라고 묻자 “당연하다”고 망설임 없이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들에게 영상편지를 쓰라는 말에 “이제는 한국 건축가들을 주목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박선영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파주의 '대형 카페'들을 소개했다. 박선영이 찾은 카페는 모두 이국적이고 독특한 컨셉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주의 대형 카페를 보며 출연자들은 각자 기억에 남는 카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홍진경은 기억에 남는 인생 첫 카페로 90년대 신세대들의 모임 장소였던 압구정 '보디가드'를 떠올렸다. 당시 카페에는 테이블마다 전화기가 놓여있었는데 헌팅(?)을 하자는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며 추억에 젖었고 전현무는 “직접 전화를 받았다는 거냐?”며 의심했다. 이에 홍진경은 분노하며 “그때 슈퍼모델 언니들이랑 같이 가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조화성 영화 미술 감독은 국내 가장 오래된 미군 기지 중 한 곳이었던 '캠프 그리브스'를 찾았다. 당시 미군들이 실제 사용하던 건물들이 남아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레드벨벳 슬기, 쌈디(사이먼 도미닉)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면서 NCT DREAM의 앨범 재킷 촬영, 드라마 '태양의 후예', '수리남' 등의 촬영지로도 사랑받는 곳이다.
유현준 교수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진 캠프 그리브스에서 영화 속에서 보던 미국 모텔과 똑같이 생긴 미군 숙소를 보며 미국 모텔의 건축적 특징을 설명했다. 또 미군 표준형 막사라고 불리는 퀀셋 막사를 보고선 막사의 반원형 아치 구조가 최근 친환경적인 구조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극단적인 기후 변화에 맞서 아치형 구조의 집을 지었다며 건설 과정을 생생하게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건축 여행을 끝낸 출연자들은 파주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다며 각자 소감을 전했다. 특히 전현무는 “파주와 건축 여행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파주에 이런 아이코닉한 건축이 많은지 몰랐다”며 파주 출판단지가 앞으로 문화적으로 더 가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곳이라고 덧붙이며 파주출판단지를 '이유 있는 원픽'으로 뽑았다. 또한 박정호 교수는 “파주가 발달하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파주의 발전을 기원했다. 박선영과 조화성 미술 감독 또한 “파주가 힙플, 핫플이 될 것 같다”, “상상 이상으로 볼 수 있는 게 많은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MBC '이유 있는 건축'은 인간과 역사를 함께 해온 '종교 건축'을 주제로 다음 여행을 이어간다. MBC '이유 있는 건축' 4회는 9월 4일 (수) 오후 9시 방송된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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