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베테랑' 시리즈를 가지고 돌아온 류승완 감독은 "영화 만드는 과정 내내 즐거웠다. 만든 배우 스태프 모두 호흡이 너무 좋았다. 엄청 성공할지 몰랐고 큰 규모의 영화도 아니었다. 서도철이라는 주인공과 영화 속 세계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다. 촬영 끝나자마자 황정민과 함께 이 인물로 또 하자고 약속했었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몰랐다."며 '베테랑' 2를 내놓게 된 이유를 밝혔다.
리얼 액션을 선보인 류 감독은 "영화 만들면서 우스갯소리로 정형외과 액션이라는 말을 썼다. 1편에서도 차 문짝과 소화전에 찍히는데 국내외에서도 그런 장면에서 반응이 오더라. 그게 이 영화의 시그니처가 되어서 훨씬 더 강도 높게 하고 싶었다. 그런 장면을 찍을 때 안전과 배우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 두 가지 모두가 충족되어서 재미있게 만들 수 있었다."며 이번 영화에서도 액션을 기대하게 했다.
류승완 감독은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가 전작의 성공을 답습하면 안되고 너무 새로운 걸 추구해도 안 되어서다. 신선한 피가 수혈되는 게 새로움의 한 축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서 형사팀에 새로운 피로 누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시동'이라는 영화에서 같이 작업한 정해인을 떠올렸다. 너무 인상이 좋았고 방황하는 청춘 뿐 아니라 엄친아로도 어울리고 어둡고 뒤틀린 것도 어울려서 다양한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제안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여줬고 호흡이 너무 좋았다. 잘 융화되고 섞이는 사람이더라."라며 정해인을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 서도철=황정민이 '베테랑'의 처음부터 끝이다. 사랑해주셨던 익숙함과 9년 동안 쌓인 이 사람의 성장과 숙성을 어떻게 재미있게 보여드릴 것인가를 고민했다. 전작과 달리 어두워졌다는 표현을 썼는데 좀 더 이들이 접하는 전작이 명확한 악을 놓고 심플하게 달려간다면 이번에는 빌런의 존재가 살짝 손에 잡히지 않는 다층적인 이야기를 한다. 더 다양한 측면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고민했다."며 9년 동안 이 시리즈에서 어떤 성장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했다.
류승완 감독은 "황정민의 1편에서의 의상이 사실 개인 소장 옷이었다. 한 벌밖에 없는 옷이었고 당시 2편을 만들자고 했었기에 당시에 옷을 집에 가져가지 않고 의상팀 창고에 보관을 해놨었다. 2편 찍겠다고 했을 때 이 옷이 잘 있는 지가 제일 먼저 궁금했었다."라며 의상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정해인의 액션에 대해 9.99점이라는 류승완 감독은 "액션할 때 동작이 너무 빠르고 액션이 크다. 책임감이 되게 큰 배우더라. 1부터 10까지의 동작이 있다면 이걸 빨리 해치워야 하는 성격이더라. 카메라가 따라갈 만큼의 속도여야 하는데 손이 너무 빨라서 천천히 해달라고 한 적이 많다. 트라이앵글 초크라는 기술을 쓰는데 상대 배우가 실제 기술에 넘어가고 실제 촬영하면서 탭을 치기도 했다. '왜 이러는거야 이건 연기야'라는 말을 여러 번 했었다. 몸이 돌이더라. 근육이 대단했다. 평소 관리를 진짜 잘하는 배우이고 헌신적이고 연습을 많이 하기도 하는데 순간 몰입도가 너무 격해서 0.01점을 뺐다"며 정해인의 액션 비하인드를 밝혔다.
정만식, 신승환 등 전편에 나왔던 출연자들이 이번에도 출연하는데 "전편의 인물과 관계가 어떻게 확장되고 연결 되는지를 지켜보는 게 관전 포인트. 사건이 달라지지만 서도철 형사를 둘러싼 환경은 당연히 전작과의 연장선이 있고 중요한 작용을 한다"라며 알렸다.
류승완 감독은 "황정민, 정해인은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더라. 좋은 호흡이면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게 생기는데 황정민은 항상 먼저 와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존경심이 생길 수 밖에 없게 하더라. 항상 일찍오고 준비하고 대본을 항상 끼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정해인도 영향을 받고, 진심으로 동료를 아껴주니 그 호흡이 보기 좋더라. 감독으로는 그런 현장을 만들어주는 배우에게 감사하고 존경심이 들 수 밖에 없다"며 황정민의 리드 하에 전체적으로 호흡이 너무 좋았다며 정해인 뿐 아니라 전체 배우들과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연출 시작한지 꽤 시간이 흘렀고 많은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 안에 쌓이는 저만의 매너리즘도 있다. 사전 작업을 하면서 전에 내가 썼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현장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이 보이는데 그 때 조심하려 한다. 쉬운 길이 답이 아닐 수 있는데, 처음으로 속편을 만드는 건데 스스로 끊임없이 안주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스스로 싸워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영화를 어떤 마음으로 만들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류승완 감독은 "작품 할 때 마다 작품 속 인물과 깊게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인물을 또 만나고 싶어지는데 감독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비극일 것. 이 영화가 잘되면 또 3편을 만들자고 저희끼리 약속을 했었다. 제가 작업한 다른 영화도 배우들과는 다음 편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놨다."라며 속편을 만들고 싶은 영화가 많음을 알렸다.
그러며 "이 영화가 엄청난 액션 영화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굵직한 액션은 4장면 뿐이다. 큰 액션의 경우 너무 전문가들이 모여있으니 감독이 별로 할게 없다. 대신 사소하고 디테일한 부분을 제가 신경쓴다. 영화의 에필로그, 서도철이 집에 돌아와서 지친 일상을 마무리하는 장면을 찍을 때가 더 좋았다. 영화의 마무리도 의도했던 게 아닌데 NG가 난 게 너무 좋아서 쓴 장면이 있다. 액션 이외의 장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연출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을 이야기했다.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베테랑2'는 9월 13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iMBC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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