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박슬기 갑질 배우, 너지?"…국민 스포츠 '주어 찾기' 또 시작 [이슈in]

기사입력2024-07-29 15:49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익명 저격이 피운 불씨가 들불처럼 번졌다. 방송인 박슬기와 김새롬이 익명으로 폭로한 갑질 배우의 만행이 대중의 공분을 샀으나, 애먼 피해자만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29일 박슬기와 김새롬의 갑질 배우 폭로로 연예계가 떠들썩하다. 두 사람은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에 출연해 과거 선배로부터 갑질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김새롬은 "21세 때 한 선배님이랑 프로그램을 같이 했는데, 내 옆에 계신 선배님이 자꾸 방청객을 향해서 '얘 너무 바보 같지 않아요. 내가 실 없는 얘기 해도 막 웃어'라며 날 조롱하더라"며 신인 시절을 회상했다.

도를 넘은 선배의 행동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그는 "촬영할 때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추스르고 방송을 끝냈는데 그 선배가 '방송을 어디서 배웠냐'며 소리를 질렀다. 또 '부모님이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냐'고 하더라"며 "'뭘 잘못했는지 알려달라'고 했는데 '끝까지 말대꾸 한다'고 그 선배가 손찌검까지 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박슬기 역시 자신도 겪었던 갑질 피해를 언급했다. 그는 "라디오 생방송 때문에 (영화 촬영)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며 "쉬는 시간에 미안해서 햄버거를 안 먹고, 함께 있던 매니저에게 햄버거를 양보했더니 한 배우가 우리 매니저 뺨을 때렸다. '야, 이 개XX야, 너는 지금 네 배우가 안 먹는데 너는 왜 먹어'라더라. 나한테 못하고 매니저한테 화풀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내용을 접한 시청자들은 분개했다. 리포터 출신 방송인들이 모여 위로와 격려를 나누는 장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되었겠으면 좋았겠으나, 폭로 대상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를 함께 언급한 탓에 '주어 찾기'에 불이 붙은 것.

특히 해당 영상에서 박슬기는 '갑질 배우'의 실명을 언급했고, 영상에는 묵음으로 편집됐지만 누리꾼들은 박슬기와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지훈, 안재모 등을 지목하며 악플을 쏟아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두 사람 모두 곧장 해명에 나섰다. 이지훈은 SNS를 통해 "이런 일에 이름이 거론된 것 자체가 내가 부족해서지 뭐"라고 한탄하면서도 "지난 과거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던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면서도 "여러분의 추측은 아쉽게도 빗나갔다"고 이야기했다.


안재모 또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30년 배우 생활 동안 타인에게 위압을 가한다든지 무언가를 요구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내가 아니니 조용히 지나갈 거로만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갑질 배우'가 돼 있더라"고 심경을 전했다. 박슬기 측으로부터 받은 사과 메시지도 함께 공개했다.

사태의 시발점인 'A급 장영란'은 문제가 된 영상에서 박슬기의 폭로 내용을 들어냈다. 그러나 파장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 누리꾼들의 또다른 '갑질 배우' 주어 찾기는 멈출 기미가 없는 모양새다.

애먼 피해자 발생으로 박슬기의 폭로 과정을 탓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를 두고 "박슬기 또한 피해자일 뿐"이라며 두둔하는 의견과도 충돌했다. 영상 제작진 책임론도 나온다. 실명을 밝히지 않을 의도였다면, 아예 초기 편집 단계에서 해당 내용을 배제했어야 한다는 것. 영상 화제성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단 찍고 보자' 식의 '주어 찾기'를 일삼는 일부 악플러를 향해서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판이 거세다. 애먼 피해자가 더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명 공개 요구보다는 더 이상의 관심을 거두는 것이 피해자 양산을 멈추는 방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과거 수많은 오인 저격 사례가 있던 '주어 찾기'다. 일종의 '국민 스포츠'라는 자조섞인 조롱에도 이같은 행위가 끊임없이 지속될 수 있던 이유로는 운좋게 폭로 대상의 정체를 찍어맞추고 사과를 받아낸 뒤 일명 '나락'을 보내는 과정이 더러 있었고, 대중들 스스로 손쉽게 정의감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일부 사례가 '피해자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언제나 정당화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논쟁 대상이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유튜브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