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복 감독은 "뜨거운 관심을 끝까지 받게 되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시즌1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저도 놀랬다. 그렇게 좋아해 주실지 몰랐다. 그래서 감사했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즐거웠으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며 '스위트홈' 시리즈를 시청해 주고 시즌3까지 봐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시즌3가 공개되었고 이후에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반 시청자의 리뷰나 언론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는 이응복 감독은 "지금까지 연출했던 작품의 반응이 모두 호평을 받았던 건 아니다. 그 반응들은 실시간이 다르고, 일주일 뒤가 다르고, 한 달 뒤가 다르고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더라. 그런 경험을 해봤어서 평가의 순간마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 모든 작품이 다 처음에 욕먹다가 나중에는 좋아지더라. 시대를 넘어선 평가가 있을 수 있지 않겠나"라며 당장의 리뷰나 반응에 연연하기보다는 시청자와의 장기적인 소통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소신을 밝혔다.
그는 "좋은 작품은 어떤 시상식을 통해 상을 주기도 하는데 꼭 그런 방식이 아니라 재미난 쓴소리도 좋은 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풀이 문화가 아니라 쓴소리를 즐겁고 유쾌하게 할 수 있는 문화면 좋겠다. 시청자들이 해주는 리뷰들이나 기자들이 해 주는 말들이 좋은 레퍼런스가 되기도 한다. 초심을 잃지 말고 소통하는 자세로 가야 발전한다고 생각한다"며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리뷰들을 살펴보고 있음을 알렸다.
지금까지 '비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을 연출했던 이응복 감독이다. 물론 5년간 제작한 '스위트홈' 시리즈 중간에 '지리산'도 연출했고 이 작품은 대중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했으나 로맨스 물이라도 전쟁 배경, 판타지 배경, 시대극 배경의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해 왔던 그다. "매번 결이 다른 작품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배우는 게 있었다. 이번 '스위트홈' 시리즈를 만들면서는 작품의 결도 달랐지만 제작하는 시스템이 달랐다. 이전까지는 전날 찍어서 다음날 방송을 내는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사전에 만들고 한참 후에 시청자에게 선보이게 되는 시스템이다. 눈이 높아진 시청자 수준에 맞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걸 배웠다."며 '스위트홈'과의 5년의 여정에서 배운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작발표회 때 '스위트홈'에 대해 '후회막심'이라는 말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응복 감독은 "처음 이 웹툰을 접하고 너무 재미있겠다는 생각만으로 시작했다. 이야기를 개발하는 과정에 주요 스태프들이 있는 자리에서 '여기까지 하면 안 될까'라는 말을 했다. 너무 힘들고 두렵더라.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옆의 스태프가 재미있으니 계속하자고 했다. 그렇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돌아가며 '이거 그만하면 안 되겠냐'는 말을 할 정도로 힘들었다. 주변의 아무도 이런 장르나 작업을 해본 적이 없었다. 시청자들을 만나러 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고통스러웠던 작품이다."라며 후회막심이라는 말이 단지 시청자의 반응 때문이 아닌 작업 전반에 걸쳐 힘들었던 과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3까지 해냈다. 그 여정을 함께한 배우와 스태프 모두에게 가족 같다는 유대감이 생기더라. 5년간 한 작품을 만들었고 이제 끝이 났지만 시원함은 없다. 이걸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이 과정에서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다"며 시즌을 마무리 짓는 심경을 이야기했다.
이응복 감독은 "지금은 다양한 종류의 크리처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떤 크리처물이건 제일 중요한 건 서사다. 서사가 뒷받침되는 괴물과 캐릭터를 구현하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데 크리처물이라는 게 시간이나 비용이 상당히 많이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단계별로 천천히 가야 하는 작업이고. 우리나라에서 크리처물의 시작은 '스위트홈'이었지만 외국의 경우 크리처물의 역사가 몇십 년이다. 그 세월 동안 쌓아 놓은 기술적 인프라가 있기에 쉽게 만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몇 년이다."라며 시청자들에게는 벌써 익숙한 장르이지만 이 장르가 국내에서 국내기술로 재현되는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설명했다.
짧은 시간에 몇 마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이응복 감독이 어필하고 싶었던 기술적 한계나 그 기술 극복을 위한 자본의 투자들이 엄청나게 부담이었을 거라는 짐작은 가능했다. 힘겹게 한 분야의 길을 간신히 뚫은 입장에서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 '왜 그렇게밖에 못 만들었냐'는 원성을 듣는 건 답답한 일이리라.
하지만 이응복 감독은 답답함에 일일이 항변하기보다는 이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데 말을 보탰다. "국내에서 '스위트홈'이 시도되고 사랑을 받았다는 게 참 의미가 있다. '스위트홈'이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 우리나라의 크리처물에 많은 발전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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