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애프터스크리닝] '불안'해하지 말고 보세요, 탁월한 속편 '인사이드 아웃2' ★★★☆

기사입력2024-06-12 11:00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13살이 된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매일 바쁘게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그러던 어느 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한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한다.

평화롭던 일상은 깨지고 라일리의 감정 콘트롤 본부에는 다시 위기가 찾아온다. 결국 새로운 감정들에 의해 본부에서 쫓겨나게 된 기존 감정들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시작한다.


▶ 비포스크리닝

iMBC 연예뉴스 사진

약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인사이드 아웃'.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을 개성 강한 캐릭터로 의인화했고, 상상의 영역이었던 뇌 활동(무의식, 잊힌 기억, 트라우마 등)을 독창적인 비주얼로 구현시키며 호평을 받았다. 수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안긴 '인사이드 아웃'은 국내에서 약 49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전 세계적으로 약 8억 5884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는 등 놀라운 흥행 성적도 거뒀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하 픽사)의 부활 신호탄이 된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호평도 잇따랐다. '인사이드 아웃' 이전 작품이었던 '카2', '메리다와 비밀의 숲', '몬스터 대학교' 등이 연속 부진을 겪은 가운데, '토이 스토리' 시리즈가 세웠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는 찬사도 나왔다.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인사이드 아웃'이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기도.

전편의 높은 완성도 탓일까. 이전 성적과 작품성을 뛰어넘기 어렵지 않겠냐는 걱정도 나왔다. '인사이드 아웃'을 연출한 피트 닥터 감독이 속편에서 손을 뗐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냈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 '업', '몬스터 주식회사' 등 픽사의 걸출한 애니메이션을 연출해 온 그였다.

그럼에도 9년 만의 속편 제작 소식은 국내 관객들의 기대를 꺾을 수 없는 모양새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인사이드 아웃2'는 개방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기준 예매율 57.6%로, '원더랜드' 등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수성했다.


▶ 애프터스크리닝

iMBC 연예뉴스 사진

외부 환경의 변화(갑작스러운 이사)로 인해 라일리의 내면(감정들)이 단단해지는 서가 1편의 주요 내용이었다면, 속편에서는 13살 청소년이 된 라일리가 사춘기를 겪으며 변화하는 내면을 다룬다.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는 단순화된 다섯 감정에 더해 네 가지 감정을 새로 받아들인다. '신입' 감정들의 대장은 불안이. 멋진 아이스하키 팀에 들어가고 싶어 하고, 자신의 우상과 어울리고 싶으면서도 단짝친구들과의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라일리의 사춘기에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불안이 감정 컨트롤 본부에 찾아왔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건 '자아'다. 기쁨이 좋은 기억들만 간추려 띄워놓은 호수에선 신념들이 자라났고, 이는 라일리가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자아'가 됐다. '인사이드 아웃2' 서사의 위기는 불안이에 의해 이 '자아'가 감정들로부터 분리되면서 발생한다.

전편에서 빌런으로 묘사되는, 통제할 수 없어 라일리에게 혼란을 가져다준 감정이 슬픔이였다면 이번엔 불안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사춘기의 자연스러운 감정 변화는 기존 감정들이 본부로부터 쫓겨나 도망자 신세가 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인사이드 아웃2'에서 불안은 라일리에게 닥칠 여러 가지 부정적 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대비하는 감정이다. 덕분에 라일리는 극 초반 하키 캠프의 리더 무리에 자연스럽게 섞이는 데 성공하지만, 감정 본부를 장악한 불안으로 인해 팀에 정식으로 뽑혀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에 시달린다. 그러나 불안은 '라일리를 위한 일'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끝내 라일리는 '좋은 사람' 자아 대신 '난 부족해'를 외치는 열등감 섞인 자아를 갖게 된다.

작품은 청소년의 불완전한 내면이 단단해지며 비로소 어른이 되는 순간을 선형적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불안은 악, 기쁨은 절대선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기쁨도 과거 자신이 만든 라일리의 자아 역시 불편한 기억들을 제거한 편향된 자아일 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렇게 '인사이드 아웃2'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인 나, 때론 이기적인 나, 열등감 있는 나마저도 내 모습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성장한 라일리로 보여준다. 있는 그대로의 슬픔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11살의 라일리는, 이제 내 모든 모습을 사랑할 수 있는 성숙한 라일리로 자라난 것이다.

예상 가능했던 속편의 한계는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만큼 크지 않다. 적어도 탁월한 비주얼만큼은 그렇다. 서사에 화룡점정을 더한 비주얼. 전편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정신세계는 귀여운 상상력으로 표현됐다. 기쁨 일행이 라일리의 정신 속을 모험하며 마주하는 의식의 흐름, 아이디어 폭풍, 비아냥 협곡, 베개 요새 등이 독창적인 비주얼로 표현되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공감의 크기 면에서는 전편보단 덜할 수 있겠다. 거의 모두에게 보편적인 슬픔이라는 감정이 메인으로 다뤄졌던 전편에 비해, 불안 등 신입 감정들을 다루며 느끼는 공감은 라일리와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혹은 놓인 이들에게 보다 더 직접적으로 다가간다는 점 때문이다.

사춘기를 마주한 감정들의 두 번째 모험 '인사이드 아웃2'는 12일 개봉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