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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 박찬욱 감독 "싸구려 트릭 엔딩 좋아…기다렸다 보면 더 재밌을 것"

기사입력2024-04-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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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동조자'로 돌아왔다. 그는 "몰아보기 보다는 한 회차씩 천천히 음미해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 시네마관에서 HBO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이자 쿠팡플레이가 독점 공개하는 '동조자'(감독 박찬욱,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마크 먼든)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찬욱 감독이 참석했다.

'동조자(The Sympathizer)'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Viet Thanh Nguyen)의 퓰리처상 수상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특히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후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자, BBC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글로벌 시리즈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만든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나는 베트남 사람도 아니고 미국 사람도 아니다. 이런 역사에 거리감이 있다고 봤다. 세대로 봐도 어느 정도는 알지만 잘 알지도 못한다. 그래서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예를 들어 독일 감독이 한국에 와서 우리의 역사를 토대로 작품을 만든다고 한다면 난 비웃을 생각이 없다. 오히려 궁금할 거다. 외국인이 본 한국은 어떨지, 어떤 관점이 들어갈 지 궁금할 것 같다"고 말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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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결국 사건과 역사를 얼마나 진지하게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 역사 속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존중을 담아 만들고 또 나 나름대로의 영화적인 표현을 구사해서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동조자'를 글로벌 프로젝트로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 박 감독은 "'파친코', '기생충', '오징어게임' 덕분에 아시아 작품들이 글로벌 OTT에서 관심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런 작품 영향이 있는 반면에 시대가 그런 작품의 성공을 만들었다. 소수의 목소리가 힘을 지니게 됐다. 이 모든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동조자'에 베트남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대사에 절반이 베트남어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게 놀랍고 어찌보면 너무 늦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박찬욱 감독은 총 7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동조자'에서 총 3편의 연출을 맡았다. 4화는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5화부터 7화까지는 마크 먼든가 연출을 맡았다. 이와 관련해 박 감독은 "끝까지 다 하고 싶었지만 7편을 혼자서 다 만드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최대한 좋은 감독을 모셔와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것들은 강조했고, 각본 쓰는 날이 아닐 땐 현장에 가서 함께 모니터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특히 지루해 질 수 있는 4화에는 나와 정반대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환기를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준 것 같다. 마지막 후반 작업은 당연히 내가 다 한다. 이런 작업을 처음 해봤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박찬욱 감독은 "요즘 시청자들은 한꺼번에 몰아서 시청하는 걸 선호하더라. 한 주에 한 편씩 보는 재미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어렸을 때 나를 생각하면서 '동조자'를 만들었다. TV 시리즈를 만들 땐 항상 어릴 때를 생각한다.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면 항상 절정에서 끊어버리지 않느냐. 싸구려 트릭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그런 걸 좋아한다. 그걸 만끽하기 위해선 한꺼번에 보는 것보다 기다리면서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대폭소가 터지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천천히 음미하면서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총 7부작으로 제작된 '동조자'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한 회차씩 공개된다.

iMBC 장다희 | 사진 iMBC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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