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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안방에 설렘 주의보…봄 사랑 벚꽃 말고 '선재 업고 튀어'

기사입력2024-04-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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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청춘 드라마가 왔다. 향수 봄바람 타고 화제성도 튀어 오른 '선재 업고 튀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2화까지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연출 윤종호)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극 중 주인공 임솔(김혜윤)이 타임슬립한 2008년에 학창 시절을 보내던 이들에게서 특히 반응이 뜨겁다.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 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이 원작.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내 남편과 결혼해줘'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웹 콘텐츠 원작+회귀물 조합이다. 다소 뻔하게 느껴질 법한 조합이지만, '선재 업고 튀어'는 청춘 로맨스라는 정공법으로 도전장을 내민 작품이다.


회귀 설정이 장르물의 기본 소양이 된 것 같은 요즘이다. 지난 수년간 웹소설, 웹툰계 트렌드를 지배했던 '회빙환'(회귀·빙의·환생). 이들이 실사화된 드라마가 차례로 공개되자 안방극장에도 회귀물 전성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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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은 금방 찾아왔다. '재벌집 막내아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등 회귀물 흥행작들은 타임슬립 설정을 주로 복수의 도구로서 활용해 왔다. 시청자들은 여러 드라마를 통해 '복수의 과정은 도파민이요, 그 끝은 사이다'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인생 2회차를 사는' 회귀물 전개를 점점 신선하게 느끼기 어려워지는 까닭이다. 그렇기에 게으른 사이다 전개가 김 샐리 없을 리가.

'선재 업고 튀어'를 뻔하지만 새롭게 만드는 힘은 디테일이다. 회귀한 시대의 재현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해결해야 할 사건에 무게추를 더 두는 복수 중심의 일부 회귀물에 반해, '선재 업고 튀어'는 '재현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소녀시대와 카라, 폴더폰과 DVD, 싸이월드와 베이징 올림픽의 향수가 극 중의 2008년을 추억하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 무렵 학창 시절을 보냈던 시청자라면 몰입은 배가 될 터다. 당시의 교실 풍경, 학생들에게 유행하던 헤어스타일과 패션, 자주 쓰던 말투 등 '공감선물세트'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과몰입을 향한 준비를 마쳤으니, 반전 서사에 빠져들기는 더 쉽다. '선재 업고 튀어'는 첫 회, 과거로 돌아간 임솔을 보여주며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류선재를 구하기 위해 계속 그의 주위를 맴도는 '구원 서사'의 시작을 알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2회에 접어들어 밝혀진 '알고 보니 쌍방 구원' 반전은 설렘을 배가시킨 '선재 업고 튀어'의 필살기다. 극 말미 류선재의 첫사랑이 임솔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15년을 뛰어넘은 두 사람의 인연을 2회부터 완성시켰다.

주인공의 타임슬립으로 인해 미래가 바뀌는 '타임 패러독스'가 앞으로의 서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2023년 시점을 보여주는 에필로그에서, 열아홉 류선재와 임솔이 함께 웃는 커플 사진이 새로 등장하는 등 두 사람의 미래가 바뀐 듯한 복선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혜윤과 변우석의 비주얼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189cm의 우월한 신장을 자랑하는 변우석과, 김혜윤의 키 차이는 약 30cm. 물리적으로는 정말 선재를 '업고 튈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이루어질 '쌍방 구원'이기에 더 설레게 느껴지는 키 차이다.

시청률 3.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선재 업고 튀어'는 2회에 들어서 2.7%로 소폭 감소한 상황. 다만 2회 들어서 반전 서사가 시작되고 입소문을 제대로 탄만큼, 그 힘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선재 업고 튀어'는 16부작의 긴 호흡의 드라마다. 단순히 추억만 잠깐 되살리고 마는 '반짝' 화제성만 소비되지 않으려면, 시청자들의 더욱 강력한 과몰입을 유도해야 한다. 복수의 자극적인 맛을 뺀 회귀물이, 청춘 로맨스의 담백하고 슴슴한 맛으로 화제성을 이어가려면 곱절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자극이 사라진 빈자리 대신, 설렘의 감정만으로 서사를 촘촘히 쌓는 순정 로맨스가 더 어려울 수밖에. '선재 업고 튀어'의 강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는 키포인트다.

김혜윤과 변우석의 청춘 로맨스 '선재 업고 튀어'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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