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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일시정지 따윈 필요없는 '연니버스' 연상호 '기생수'

기사입력2024-04-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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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반도' '지옥' 등 독보적인 장르를 구축해 온 '장르물의 대가' 연상호가 '기생수'로 돌아왔다. 기괴하지만 묘하게 빠져드는 작품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5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극본 연상호 류용재, 연출 연상호 이하 '기생수')가 공개된다. 이 작품은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전소니를 비롯해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등이 열연을 펼친다.

'기생수'는 기생생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해 신체를 조종한다는 기발한 상상력과 철학적인 메시지로 30개 이상의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천 5백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연상호 감독. 그는 "원작을 좋아하고, 나도 만들어보고 싶어서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 이번 작품은 덕질의 끝판처럼 성덕으로서 작업한 느낌이라 남다르다"라며 "내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는데, 이걸 전공한 사람들에겐 ('기생수'는) 아이돌 같은 존재"라고 밝힌 바 있다. '원작에 나온 일본이 아닌 한국에 기생생물이 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연 감독의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기생수'는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 코리아 오피스 시사실에서 총 6회 중 3회를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첫 회에서는 수인(전소니)의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 그의 몸속으로 기생생물이 침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수인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칼에 찔리게 된다. 이때 기생생물인 하이디가 수인의 몸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병원으로 이송된 뒤 집중치료를 받아 하이디는 완전히 수인의 뇌를 장악하지 못하고 반만 차지, 결국 둘은 함께 공생하는 처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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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족이 아닐 것이라고 의심하는 기생수들에게 둘러싸인 수인이 위험에 처하자 얼굴 한쪽에서 튀어나온 촉수, 그에게 깃든 하이디의 충격적이고 강렬한 등장 장면에서는 저절로 입을 틀어 막게 된다. 연상호 감독이 가장 공을 들여 만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생수'는 VFX(Visual Effects, 영상제작기법 중 컴퓨터 그래픽스에 바탕을 두고 있는 모든 종류의 디지털 기법) 기술력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기생생물을 구현해 냈다.

'기생수'는 원작의 세계관만 갖고 왔을 뿐 이야기 전개는 다르게 흘러 간다. 주인공의 성별도 다르고, 전담팀 '더 그레이'가 꾸려진 점, 그 외 모든 등장인물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또 원작에서는 기생생물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했지만, 연상호 감독의 '기생수'는 몸만 공유할 뿐 실시간 소통이 불가하다. 이에 수인과 하이디는 노트를 통해 소통을 주고 받는다. 원작에서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고, 이런 차별점들이 있어 원작을 보지 못했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인 못지 않게 눈에 띄고 활발한 활약을 펼치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사라진 동생의 행방을 쫓던 강우 역의 구교환과 기생생물들을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더 그레이팀 팀장인 준경 역의 이정현이다. 두 사람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크게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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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강우는 동생을 찾으러 갔다가 한 사이비 교회를 발견, 호기심이 발동해 그 곳으로 들어간다. 자신을 쫓는 기생생물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기는 과정에서 기생생물들에 의해 사망한 동생을 발견하고 오열한다. 이때 구교환의 감정 연기는 모두를 숨죽이게 만든다. 이정현이 연기한 준경은 자신의 키만 한 장 총을 들고 기생생물과 맞서 싸운다. 이정현은 기생생물에 맞서는 액션, 광적인 집착 등을 완벽히 소화해 극의 몰입감을 더한다.


'기생수'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주연 전소니의 연기력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진진한 전개에 일시정지할 필요도 없이 한자리에 앉아 전편 시청이 가능하지만, 전소니의 어색한 연기가 나올 때면 위기가 찾아온다. 부정확한 발음, 어색한 표정 연기, 전혀 화가 나지 않아 보이는 분노 표출이 몰입을 방해한다. 기생생물이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와 혼란스럽고, 자신을 위협하는 기생생물을 보면 분노하기도 해야 하며,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하고, 어머니에게 버림받는 장면을 회상할 땐 슬퍼하는 모습이 나와야 하는데 시종일관 감정을 알 수 없는 무표정을 지어 세밀한 감정 변화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오히려 특수효과가 입혀진 하이디를 연기할 땐 봐줄만 한 연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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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인간과 다른 생물의 공존이 가능한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원작자 이와아키 히토시는 연상호 감독의 '기생수'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원작을 굉장히 존중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독자적인 발상과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엿보였고, 저는 원작자이면서 동시에 완전한 관객으로서 즐겁게 봤다. 에피소드 별로 전개도 다이나믹하고 템포도 빨라서 굉장히 재밌었다"며 연상호 감독의 각색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며 "'지구상의 조금 다른 장소에서 '기생수'를 만들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태어난다'라는 것을 세계 각국 시청자분들이 음미하시고, 즐겨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과연 이 작품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원작자도 극찬한 '기생수: 더 그레이'는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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