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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닭강정' 사우디 왕실 비하 논란…아랍권은 평점 테러로 감정 표출

기사입력2024-03-2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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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승룡, 안재홍 주연의 '닭강정'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왕실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장면을 시청한 아랍권 시청자들은 평점 테러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지난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닭강정'(극본·연출 이병헌)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이 작품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닭강정'은 '극강 병맛 웹툰'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박지독 작가의 동명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의 이병헌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모두 맡아 이 감독표 '말맛' 코미디를 탄생시켰다.

'멀쩡한 딸이 한순간에 닭강정이 됐다'는 다소 얼토당토않은 스토리라인에 병맛 vs 신선하다는 반응으로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닭강정'이지만, 넷플릭스에 공개된 직후부터 꾸준히 순위권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긍정적으로 이 관심이 오래 지속되면 좋았으련만. '닭강정'은 최근 사우디 왕실 비하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제가 된 장면은 마지막 에피소드인 10회 말미에 등장한다.

극 중 '옐로 팬츠'라는 활동명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백중은 마지막 월드투어를 한국에서 개최했다. 월드스타답게 공연표는 진작 매진됐고, 표를 구하지 못한 관람객들은 공연장 광장에 모여 "옐로 팬츠"를 외쳤다. 이때 한 이란 팬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고, "옐로 팬츠는 종교와 인종을 넘어 사랑받고 있는데 이번 월드투어에서 중동 국가가 배제됐다는 건 실망"이라고 말했다.

해당 장면 이후 비서는 옐로 팬츠에게 "사우디 왕세자 부부가 공연 티켓 두 장만 빼달라고 한다"고 보고했고, 이에 옐로 팬츠는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청탁을 하나?"라며 탐탁지 않아 했으나 비서는 "정치, 경제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며 옐로 팬츠를 설득했다. 이에 옐로 팬츠는 비서의 말에 수긍, "그럼 A석으로 빼줘라"고 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 장면을 시청한 사우디 시청자들은 자국 왕실을 조롱했다며 분노했고, 나아가 "불쾌한 감정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곧장 글로벌 평점 사이트 IMDb로 향해 이른바 '평점 테러'에 나섰다. 비교적 고른 점수를 준 다른 국가와 달리 중동, 사우디에서는 99%가 최하점인 1점을 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 측은 iMBC연예에 "'닭강정'은 허구의 이야기를 다룬 픽션"이라면서, "옐로 팬츠 인기가 그만큼 세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의도였다"라고 해명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국내 누리꾼들은 "굳이 왜 그렇게 했을까. 슈퍼스타라는 표현 다르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재벌이나 우리나라 대통령을 콘셉트로 잡아도 되는데, 아직까지 너무나 중동이나 아랍, 아프리카권에 대한 생각이 부족한 듯", "'닭강정' 재밌게 보다가 그 장면에서 '헉' 했음", "고백중이 K-팝 슈퍼스타 된 건 그냥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됐을 텐데 굳이" 등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타문화 비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닭강정'에 앞서 지난해 방영된 JTBC '킹더랜드'는 한창 가파른 시청률 상승 곡선을 타던 시기에 무슬림 문화 왜곡 논란에 휩싸여 비난을 받았다. 극 중 아랍 왕자를 바람둥이로 설정, 이슬람 율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음주 장면을 묘사한 점, 인도 출신 배우가 아랍 왕자를 연기한 점 등을 들며 "한국 드라마가 아랍인과 무슬림을 비하했다"고 맹비난했고, 평점 사이트에로 달려가 최하점을 남겼다.

'닭강정', '킹더랜드' 모두 타국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지 못한 태도로 해외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남의 문화를 존중해야 우리 문화 역시 이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타국 문화를 존중하고 왜곡하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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