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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의 '짬밥'은 겸손으로…"'박군사단' 덕분, 아내 덕분" [인터뷰M]

기사입력2024-03-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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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군의 인생은 드라마틱하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거쳐 고단한 군생활 끝에 늦깎이 데뷔해 치열한 트로트 바닥에서 우뚝 서 자리매김했다. 제힘으로 이룬 성과들이지만, 매사 남의 공을 치켜세우며 겸손의 미덕을 잊지 않는 그다. 데뷔 경력 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짬밥'이 묻어나는 이유다.

iMBC 연예뉴스 사진

MBC ON 음악 예능 프로그램 '트롯챔피언' 녹화장에서 iMBC연예와 마주한 박군은 우렁차게 첫인사를 건넸다. 특전사 출신 트로트 가수의 성량은 역시나 우렁찼다. 그는 "오늘은 '아침밥상'을 준비했다. 조금 이따가 '트롯챔피언'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어머니를 떠올릴 수 있는 노래인만큼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행복하게 불러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군의 이력은 아주 독특하다. 그 흔한 트로트 서바이벌 출신이 아닌, 특전사 직업군인 출신이다. 15년을 복무해 상사로 전역한 그의 큰 결단만으로도 트로트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박군은 "원래 트로트를 사랑했다. 군 복무 시절 체력 단련, 일과 작업 중에도 트로트 노래를 틀어둘 정도였다. 특히나 세미 트롯을 좋아했다. 장윤정, 박상철 선배님의 노래를 아주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15년은 짧은 세월이 아니다. 사회인이라면, 일생의 절반 가까이 바친 곳을 제 발로 나와 완전히 다른 분야에 도전해 그것을 업으로 삼는 일은 보통의 마음가짐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박군은 "군부대 선배님들도 '미쳤다'고 하셨다.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닌 내가 트로트 가수가 된다니 많이 놀라셨고, 주변 만류도 심했다"고 밝혔다.


그런 박군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 건 '한잔해'라는 노래였다. 아직까지 박군의 시그니처로 남아 많은 이들이 따라 부르는 '한잔해'. 그는 "군인 연금도 바라보고 있었고,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한잔해'라는 곡을 만나 확실히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만약 그때 겁을 먹고 진로를 바꾸지 않았다면 난 평생 후회하는 마음을 가슴 한켠에 두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스스로 택하고, 스스로 해낸 일이지만 명곡 덕분에 그리고 시대를 잘 타고난 덕분이란다. 박군은 "운이 좋았다. 사실 연예인은 잘생기고 예쁘고 노래 잘하고 연기 잘하는 타고난 사람만 할 수 있는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 부족함이 많다. 정말 시대를 잘 타고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예뻐해 주시는 팬 분들을 만나 이 자리까지 왔다"고 겸손을 표했다.

비교적 길지 않은 무명 기간이었다. 스스로 비결에 대해 자평해 달라니, 제작진의 노고를 언급한 그다. 박군은 "베테랑 감독님들 유능한 프로듀서 분들을 만난 덕분이다. 키도 작고 못난 나를 아주 잘 다듬어 만들어주셨다. 이 바닥은 프로의 세계다. 전문가들이 모여 예술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걸 아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중에서 난 가장 아마추어인 느낌이다. 그런 박군을 베테랑처럼 매만져 주시는 분들이 계신 덕분에 잘 버티는 중"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군의 말대로 방송가는 프로의 세계다. 쓰임새가 마땅찮으면 곧장 잊혀지기 마련이다. 박군이라는 가수 역시 기대에 부응하고, 값어치를 하기에 꾸준히 찾는 것. 우선 그는 쉴새 없이 스스로를 갈고닦는다. 최근에도 지게차운전기능사 면허를 취득했다는 박군. 이유를 묻자 "다재다능한 사람은 어떤 용도로든 쓰임이 있더라. 자격증이 많은 덕분에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색다른 그림을 연출할 수 있다. 요리도 하고 지게차 운전도 하고 기계도 다룰 수 있다. 군대에서 조금씩 배운 것들이 가수, 연예인 활동을 하면서 분명 쓰임이 있더라. 녹슬지 않기 위해 꾸준히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조바심을 덜어내기에도 좋다고. 그는 "트로트 가수들에게 2월은 일이 없는 시기다. 행사가 적다. 이때 쉬면 불안감이 몰려오더라. 시간이 날 때마다 무언가를 하면서 움직인다"며 "K본부에서 최근에는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어르신들과 만나 민원을 해결해 드리는 프로그램을 하고 잇다. 지금까지 배워둔 것들이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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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은 아직 신혼이다. 가수 겸 방송인 선배 한영과 결혼해 깨 볶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달라진 마음가짐과 환경에 대해 "결혼을 하면 진짜 어른이 된다고 하지 않나. 별 거 아니고, 책임감이 생기기 때문이더라. 혼자 생활하면 큰 걱정 없이 하고픈 걸 하고 살 수 있다. 하지만 내 식솔이 생기고 평생 먹여 살려야 하는 소중한 존재가 생기니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진다. 그래서 계속해서 자격증을 따고, 새로운 걸 공부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영은 내조의 여왕이다. 박군이라는 인간을 누구보다 가장 유심히 지켜보고, 파악하는 사람이다. 최고의 선배이기도 하다. 해본 사람만 전할 수 있는 직언을 할 수 있는 조언자의 역할이기도 하다. 박군은 "아내는 배우도 해보고 가수도 해보고 예능도 해보고 정말 나보다 앞서 수많은 걸 해본 선배다. TV에 나오는 나를 보고 많은 조언을 해준다"고 귀띔했다.

그는 "항상 편안하게 하라고 말해준다. 내 몸에 힘이 들어가고 너무 의식하고, 웃기려다 보면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고 과장되게 보인다더라. 내가 정확히 고민하는 지점이었다"며 "애초에 사람들을 웃겨주는 역할이 아니었는데 뭐라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무리수를 던지는 모습을 포착한 거다. 자신감을 가지고 뻔뻔하게 하지만, 힘을 풀라는 조언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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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의 '내편'은 아내뿐만이 아니었다. 팬 '박군사단'은 마치 전우처럼 그의 곁은 든든히 지켜준다고. 박군은 "옷 색깔도 진한 초록색의 군복처럼 맞춰주셨다. 팬들을 보고 있자면 '난 참 복 받은 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정말 눈물 나게 감사하다. 저마다 바쁜 일상을 치열하게 사시는 분들일 텐데 항상 현장에 찾아와 주시고 고마운 글귀를 남겨주신다. 귀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표현했다.

이어 "나에게는 은인이나 다름없는 게 박군사단 분들이다. 날 더 열심히 춤추고 노래하게 만들어주시는 원동력이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한결같이 지치지 않고 나만 바라보며 응원해 주시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지금 이런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이유도 팬분들의 에너지와 좋은 기운 덕분"이라고 인사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박군은 조만간 신곡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열심히 준비 중이다. 완성도 있는 구성을 위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며 "지금 목표하기로는 다채로운 구성이 되길 원한다. 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곡, 내 인생의 풍파가 담긴 곡, '무조건' '한잔해'처럼 따라 흥얼거리기 좋은 곡, 직접 위인들의 명언을 추려 작사한 곡"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박군은 지난 2019년 가수로 데뷔해 히트곡 '한잔해', '유턴하지마', '아침밥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알토란', '더트롯연예뉴스', '태군 노래자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iMBC 이호영 | 사진 iMBC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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