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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장벽 공고한 '성+인물', 그럼에도 "그럴 수 있지" 유도해낸 김인식PD+윤신혜 작가 [인터뷰M]

기사입력2024-03-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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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 편'을 만든 김인식 PD와 윤신혜 작가의 인터뷰가 있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전 시즌에서 일본과 대만이라는 동양 문화권의 성을 다루며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문화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성+인물'이 이번에는 네덜란드와 독일로 향했다.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성인문화를 갖고 있다는 네덜란드와 독일은 '성+인물'에서 다뤘으면 하는 국가 리서치에서 늘 1,2위를 다퉜던 곳이라고 한다.

김인식 PD는 "이전 시즌에서 동양권을 방문했을 때는 심리적 거리감은 덜했다. 그런데 유럽으로 간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이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 모든 것을 다 이해하려면 알아하는 게 너무 많아지는데 저희 프로그램이 교양 프로그램은 아니라 너무 깊이 다루지는 않으려 했다."라며 이번 시즌의 수위를 상당히 고민했음을 밝혔다.

그는 "성이라는 소재는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 어떻게 성을 예능으로 다루냐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성을 엄숙하고 고고하게 다루는 게 문제라는 분도 계시더라. 그래서 너무 무겁지 않되 다양한 의견을 함께 듣는 게 필요하다 생각했다."며 전 시즌에 대한 비판을 고루 반영해 예능과 교양의 줄타기를 했음을 알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러며 "30분짜리 미드폼의 형식이다. 한 회차의 시간이 짧다 보니 다루고자 하는 것의 핵심을 많이 담을 수밖에 없더라. 네덜란드의 성인문화를 검색하면 암스테르담의 홍등가가 대표적인데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 찾았다. 그 짧은 시간 속에도 성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걸 다루려고 파란 조명은 트랜스젠더라는 걸 보여줬고 정책적인 부분도 보여주기 위해 암스테르담 시장의 인터뷰도 넣게 되었다."며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영상 안에 녹여냈다며 이전 시즌에 비해 많이 보완된 부분을 언급했다.

'성+인물'이 첫 시즌을 공개하면서 국내에서는 엄청난 찬반여론이 일었다. 성을 다루는 콘텐츠를 OTT를 통해 보여주는 게 맞냐부터 이런 콘텐츠를 예능으로 희회하는 것이 맞냐는 의견까지 사실 부정적인 시선이 더 컸다. 하지만 시즌3까지 거치며 제작진은 여론을 의식하고 피드백을 많이 반영한 듯 시즌1에 비해 시즌3은 많이 교양스러워졌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본질은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중간중간 MC들의 체험 과정을 통해 약간의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김인식 PD는 "예능인게 재미있다는 분, 교양인게 좋더라는 분. 피드백은 다양했다. 이런 다양한 취향을 가진 시청자 중 어디를 타케팅해야 하는지가 고민이었다. 이렇게 시즌이 이어지는데 만드는 입장에서는 예능적 재미는 반감되고 교양적인 게 수반되어야 하더라. 성이라는 소재의 표준점이 어딜까 고민하다 보니 어느 정도 교양의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라며 시즌이 계속될수록 교양물에 가까워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예능적인 걸 놓쳤다는 피드백은 가슴 아팠는데 재미있게 봤다는 반응도 있어서 조금 위로를 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더 노력해야겠지만 길게 보면 이런 피드백도 과도기 일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김인식 PD의 말을 생각해 보면 사실 시즌1에 비해 시즌3의 피드백은 많이 완화되고 우호적인 편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청불 콘텐츠, 시청자가 직접 찾아보는 OTT에서의 콘텐츠로는 '성+인물'의 시리즈는 점점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윤신혜 작가는 "나라별로 다뤄야 하는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을 가면 유럽만의 것을 다뤄야 했는데 그런 걸 MC들도 잘 받아들이고 있더라. 일본 편을 보고 다양한 피드백을 했던 시청자들도 대만 편을 보고는 '예전에 생각했던 그런 건 아니구나'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MC로 함께 하고 있는 연예인들도 같은 맥락으로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것 같다."며 신동엽, 성시경의 출연 마인드를 설명하며 "두 분은 이 프로그램을 인물 토크쇼로 접근하고 계시다. 그래서 인물대 인물로 바라보고 사람을 인터뷰하는 것."이라는 말로 MC들의 역할을 정리했다.

김인식 PD는 "제작진의 성비에 대해서도 이전 시즌에서는 오해를 많이 하시더라. 너무 남성의 관점에서 여성을 바라봤다는 비난이 있어 마음이 아팠다. 저희 제각진 중 저와 CP만 남자이고 각 회차를 담당한 공동연출자부터 작가들이 모두 여자다. 콘텐츠업계에 여성창작자들이 많아졌고 그래서 저희는 나름 균형 잡힌 시선으로 다룰 수 있었다 생각한다."라며 일각의 시선을 해명하기도 했다.

시즌3에 나오는 혼탕과 나체주의클럽, BDSM, 독일의 클럽등을 사전에 모두 실제로 경험해 봤다는 이들은 "작가 8명, PD 8명이 모두 혼탕 체험을 해봤다. 그런데 독일처럼 모두 함께 가는 건 절대 못하겠어서 각자 조를 짜서 서로 마주치지 않게 체험을 해 봤다. 시간 계산을 잘못해 하마터면 마주칠 뻔해서 다시는 같이 일을 못할 뻔했다"는 에피소드를 윤신혜 작가가 털어놓았다.

김인식 PD는 "72시간 연속되는 클럽도 갔었는데 그곳이 입뺀(입구 컷)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었다. 5명의 스태프 중 2명이 입뺀을 당했는데 그게 저희 둘이서. 서로 위로하며 서로의 룩을 점검했다. 그곳의 체험은 실패하고 다른 클럽은 가봤다. 모든 곳이 다 안 되는 건 아니더라."라며 독일 클럽 입뺀 경험을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이런 웃픈 에피소드만 있었던 건 아니다. 나체주의자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제작진조차 당황하게 했던 일이 있었다고. 김인식 PD는 "나체주의자들을 인터뷰하는데 몸은 모자이크를 하겠다고 했더니 '이걸 가릴 거면 왜 나체주의를 다루냐'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다. 문화가 다르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라며 자신의 몸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부터 철저히 달랐던 문화와 생각을 가진 이들과의 촬영으로 많이 놀랬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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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혜 작가는 "나체주의 철학자 한 분은 클럽에서의 모습만 잠깐 보는 건 이해가 안 될 테니 자신의 일상생활을 찍어서 보여주겠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동영상을 보내주셨을 때 너무 놀랬다. 왜 이런 동영상을 나한테 보냈지? 싶었는데 나체로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이었다. 요리도 하시고 집안에서의 모든 생활을 나체로 하셨다."며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도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는 고백을 했다.

그러며 "얼마든지 머리로는 '그럴 수도 있지. 역사적 배경이 있고 저렇게 좋다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내가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상상 속에서도 제 몸을 가리고 있더라. 그들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유가 본인에게 있는데 저는 제 신체에 대한 필터가 남에게 있더라. 그분들을 만나고 난 다음, 현생에서는 안될 것 같고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나체주의자로 태어나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지만 동조하기는 어렵다는 말을 했다.

시즌3에 공개된 모든 콘텐츠를 직접 체험해 봤다는 김인식 PD는 "BDSM 체험을 하면서는 강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어떤 레벨로 하면 좋겠냐고 하더라. 그래서 편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풀스윙으로 뺨을 때리더라. 귀에서 삐 소리가 들렸다. 이런 걸 좋아하는 취향도 있다더라."라며 아찔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인식 PD는 "시청자들과 공감 가능한 상식이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고민한다. 청불 콘텐츠이긴 하지만 성인 시청자가 봤을 때 어떤 건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어떤 건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를 생각하다가 성인 시청자가 적당한 판단이 가능하다면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냥 보여줬다."라고 기준을 밝히며 "독일 모두가 나체주의자는 아니고 폴리아모리도 아니다. 이걸 봤다고 해서 독일에 가면 모두가 나체로 활보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우리 프로그램의 피드백을 봤을 때도 이 정도 맥락에서 받아들여 주실 것 같다. 저희가 보여드린 게 그 나라의 모든 것이 아니다. 그분들이 마주하는 편견을 함께 노출시킨 건 그 문화권 안에서도 모두가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극단적인 편견을 가지지 말기를 당부했다.

글로벌 OTT를 통해 공개되는 콘텐츠이지만 '성+인물'은 유독 한국 시청자가 주 시청층이다. 김인식 PD는 "유럽 편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소개를 하고 보신 뒤에는 다들 참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그분들에게도 '성+인물'은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요즘 조금씩 터키,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순위가 올라가고 있더라."라며 로컬에서부터 시작해 조금씩 글로벌로 넓혀가고 있다는 자랑을 했다.

그러며 "그 나라 절대다수가 하지 않는 거라 해서 그 나라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없지 않을까? 독일 인구의 8분의 1이 나체주의를 경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없는 문화이지만 이런 콘텐츠를 보며 '그럴 수 있지'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의의다."라며 '성+인물' 시리즈의 존재 이유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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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혜 작가는 "우리나라에 없는 제도나 문화를 다루지만 법에 저촉되는 걸 다루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 없는 걸 다루는 건 굉장히 어렵다. 그 나라의 문화와 법을 그대로 보여줘도 반감을 사고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라는 시각으로 보면 기획의도와 배치된다. 그래서 중간선상의 저희의 고민을 담게 되더라."며 제작진으로서 가지는 고민을 토로하며 "시즌을 계속하며 다양한 문화, 다루고 싶은 나라도 많은데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며 후속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다.

그는 "집입장벽 없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성과 19금만 놓고 보면 장벽이 공고해 보일 수 있는데 이렇게 시즌3까지 나왔다는 건 충분한 반응이 있어서라 생각한다. 저어 되는 소재이긴 하지만 반응을 믿고 시즌3까지 온 거라는 걸 생각하면 처음부터 정주행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인물' 시리즈를 아직도 시도해보지 못한 성인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신동엽, 성시경이 네덜란드와 독일의 성(性)과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 새로운 체험을 하며 화끈하고, 유쾌하면서도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은 오직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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