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은 영화 '파묘'에서 미국에 사는 부잣집 교포 2세로 등장, 고급스러운 분위기였지만 끝내 귀신에 들려 스스로 목을 비틀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이며 관객들을 비명 지르게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파묘'의 거침없는 흥행에 대해 김재철은 "너무나 예상치 못한 스코어여서 선배님들과 무대인사를 다니면서도 '됐다! 좋다!'는 분위기가 아니라 '이게 뭐냐?'는 분위기다. 진짜 감사하고 영광이고 감개무량이다."라며 어안이 벙벙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컬트 장르의 한계도 있으니 관객을 크게 기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장재현 감독이 '검은 사제들'로 흥행하셨으니 그 스코어는 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이 나를 믿고 써준 감독님의 최고 흥행작이 되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다"라며 550만 관객만 넘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부렸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파묘'는 이미 진작에 550만 관객을 넘어섰고 이번 주말 7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현재 마땅히 경쟁작도 없는 상황이라 천만달성도 가능하지 않을까를 조심스레 기대하게 하고 있다. 김재철은 "천만을 이야기하는 건 너무 조심스럽다. 솔직히 제 인생에 천만 영화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지금 주신 사랑만으로 과분하다"라며 너무 간절히 바라지만 혹시나 이뤄지지 않아도 아쉬워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가득 담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혹시나 '파묘'가 천만관객을 돌파한다면 어떤 퍼포먼스라도 하실지 공약을 생각해 둔 게 있냐는 질문에 그는 "명동 한복판에서 목이라도 돌려야 할까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래전부터 오컬트 장르에 관심이 많고 좋아해서 장재현 감독의 팬이었다는 김재철은 "장르적 영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진한 영화에서 진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저를 캐스팅해 주셔서 너무 영광이었다. 거기에 멋진 선배, 멋진 후배와 함께 한다니 엄청 과분하고 떨리더라. 누가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며 촬영했다."며 장재현 감독과의 첫 만남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사바하'를 보고 나서 슬프더라. 오컬트 장르인데 왜 마음이 먹먹하고 슬플까 싶었고, 이런 영화를 만드는 분은 차갑고 속을 알 수 없는 냉정함이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했었다. 혼자서 장재현 감독에 대한 상상을 하며 처음 만났는데 굉장히 밝고 눈물도 많고 마음이 여린 분이시더라. 생각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었고 작품을 하면서 정말 그런 분이라는 걸 더 확인했다."며 장르물의 대가인 장재현 감독을 이야기했다.
작품 속에서 무당에게 운명을 맡겨보는 캐릭터였는데 실제 김재철은 무당의 말을 믿거나 무속신앙을 신뢰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는 "살면서 딱 두 번 점을 봤는데 두 번 다 똑같은 말을 해서 놀라기도 하고 충격이었다. 20대 때 처음 봤는데 나보고 늦게 잘될 거라고 하더라. 당시에는 그때 잘되도 늦은 게 아닌가 싶었는데 20대도 아니고 30대 중후반 이후부터 나아진다는 말을 해서 실망했었다. 그러다 30대 중반에 또 한 번 봤는데 그때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말을 하면서 40대 넘어서 진짜 잘된다고 했다. 지금 돌아보니 맞는 거 같더라."라며 점괘를 공개했다.
김재철은 "한 스탭 한 스탭 여기까지 왔다. 느리지만 이렇게 장수하는 게 좋은 거 아니냐는 말도 들었고, 지금처럼 잘 버티면 괜찮다는 말도 들으며 응원을 받아왔다. 단역만 하다가 한 번씩 조연을 하고, 대사도 조금씩 많아지고. 그러다 이런 상황까지 왔다"라고 이야기하며 "저는 무교이지만 집안은 불교다. 그래서 법륜스님의 말씀을 좋아한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생각하고 힘을 얻었다"며 2000년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역, 조연을 거쳐 지금의 순간까지 오게 된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는 현재 개봉 이후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며 극장가에 오컬트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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