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오는 "드디어 국내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설레고 동시에 두렵기도 하다"라며 국내 개봉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제가 살아온 배경은 다국적 문화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평범한 한국 남자를 표현해야 했다. 제 어휘력이 스스로도 부족하게 느껴지기에 한국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라며 자신의 약점을 먼저 드러내며 "해외에서의 긍정적인 평가와 평론가들의 글로 입소문을 먼저 내고 그걸로 국내에서 기대감을 더 크게 만드는 CJ의 전략이 영리한 것 같다. 오스카에 작품상 후보로 올랐는데 시상식이 10일에 열린다. 그런데 국내에서 6일에 개봉시키는 것도 영리한 전략 같다."라는 말도 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유태오는 "월드컵도 아닌데 사람을 긍정적으로 긴장하게 만드는 느낌이 있다."며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제가 후보에 올랐다고 해서 개봉이 더 기대되지는 않는다. 2021년 촬영이 끝난 영화고 제가 할 일은 이미 끝났다. 다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제가 느꼈던 감수성이 잘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 나머지는 다 마케팅 문제다. 수상을 했다면 제작자와 배급사에서 너무 좋아했겠지 나는 그다지"이라는 말을 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유태오는 영국 아카데미에서 한국 최초로 남우주연상의 후보로 올랐던 당시의 이야기도 숨김없이 이야기했다. "그날 아침 매니저가 수상소감을 준비했냐고 물어보던데 그전까지만 해도 절대 될 거라 생각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그때부터 2시간 동안 남우주연상 시상식을 할 때까지 혼자 너무 긴장하며 무슨 말을 할지 속으로 수십 번 리허설을 했다."라고 고백한 유태오는 "킬리언 머피가 수상을 하고 나니 너무 안심되더라. 제가 20년 전부터 그의 작품을 봐 왔던 사람이다. 그랬던 사람에게 직접 가서 '당신이어서 너무 좋다'는 말을 했었다. 해외 시상식에서 보면 다들 동료 배우를 존중한다는 말을 하던데 그런 말의 의미가 뭔지를 경험하게 되는 과정이었다."라며 해외 행사를 다니며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유태오는 "킬리언 머피에게 용기 내서 말하니까 포옹을 해주더라. 그러면서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손잡고 가서 인사도 시켜줬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에게 너무 팬이라고 '메멘토'부터 다 봤다고 이야기하며 오디션도 꼭 보게 해달라고 이야기했는데 내가 연기하는 걸 봤으니 걱정 말라는 말을 해주더라."라며 영화계 스타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알려줬다.
유태오는 '패스트 라이브즈'를 자신의 인생작품이라고 꼽았다. 그는 "이 작품이 제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누가 봐도 알 수 있지 않겠나.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관객이나 평론가들도 제가 느낀 마음의 움직임을 느낀다면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볼 것이고 제 커리어가 어떻게 변할지 예감이 오더라."라며 시나리오에서 느껴졌던 에너지가 강렬했다는 말을 했다. 그러며 "아직 한국, 미국에서 오디션을 열심히 보고 있기는 한데 그중에 50%는 미국에서 오퍼가 들어온다는 것이 이 작품 이후 달라지고 감사한 상황이다."라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작품에 참여한 이후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모든 질문에 너무나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유태오는 자신이 작품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제 커리어만 봐도 복이다. 제 데뷔작에 제 씬이 2개밖에 없었는데도 그 영화로 2005년도 칸영화제에 초청을 받았었다. 그리고 영화 '레토'도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다. 제가 하고 싶어서도 아닌데 그런 선택을 받고 있어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오디션을 열심히 보고 어떻게 연기자로 발전할 수 있는지 고민하다 보니 감독님들의 레이더에 걸려든 거 같다. 너무 감사하게도 운명처럼 저에게 그런 기회가 오게 되는 것 같다."라며 자신의 노력과 운이 함께 작용해 좋은 커리어로 채우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
유태오는 국내의 그 어떤 배우들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 어떤 배우가 이렇게 갠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소년과 성인의 모습이 동시에 보이는 비주얼이 배우 유태오의 장점이라 생각했는데 그의 이런 태도는 더 대단한 매력이었다. 인터뷰를 하고 나니 '패스트 라이브즈'를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늘 개봉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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