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아직 실감을 못하고 있는데 감독님들이나 동료 배우들이 너무 잘 봤다고 전화 주셔서 감동을 받았다."라며 공개 이후 3일 만에 글로벌 TOP 10 비영어권 TV 2위& 19개국 TOP 10 등극해 글로벌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소감을 밝혔다.
어떤 감독이 연락을 줬냐는 질문에 이희준은 "'서울의 봄'을 만든 김성수 감독"이라고 답하며 "제가 한예종 다닐 때 수업을 하셨던 은사님이셨다. 당시 제가 반장이었고 그때부터 저를 예뻐하셨는데 앞으로 스타가 될 것 같은 신인배우에 저를 추천해 줘서 대학 2학년때 '씨네 21'에 실린 적이 있다. 제가 졸업하자마자 영화 '감기'도 제안을 해주셨고 얼마 전에 공개된 '황야'의 시사회에도 와 주시고 이번에도 보고 문자 주셔서 감동이었다."라며 김성수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을 설명했다.
이희준이 처음 '살인자ㅇ난감'의 '송촌'을 제안받았을 때는 너무 황당했다고. 대본은 재미있었는데 '송촌'이 할아버지 역할이었던 것. 자신이 노인을 연기한다는 걸 상상해보지 못했던 이희준은 "저도 상상하지 못했던 걸 감독님은 상상하고 제안 줬다는 게 엄청 감사한 일이었다. 내가 할아버지 역할을 한다고?라는 생각에 빨리 결정을 했고, 매력적인 캐릭터였기에 너무 신나서 결정하자마자 '이제 뭘 준비할까? 뭐부터 하면 될까?' 설레고 신났다."라며 신이 나서 이 작품에 뛰어들었음을 알렸다.
그래서 대본을 받고 일주일 만에 충청도 사투리를 연습해 감독에게 빨리 찍자고 독촉을 하기도 했다고. 이희준의 열정적인 노력은 일주일 만에 사투리를 익히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원래도 사람을 관찰하고 드로잉 하는 게 취미라는 그는 지인들과 만나면서도 노인만 보이면 집중적으로 관찰하면서 술 취한 할아버지의 말투, 약수터에서 보이는 할아버지들의 행동 등을 유심히 살피거나 어르신이 많이 나오는 TV프로그램을 찾아보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완전히 눈에 익고 마음에 녹아 들 정도로 관찰을 한 뒤부터는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송촌'을 만들어 갔다고. 여러 상상중 가장 많이 했던 상상은 '왜 송촌은 이 탕을 만나고 싶어 할까? 무슨 마음에서 이렇게 삐뚤어졌을까? 본인이 거울을 보며 가장 싫어할 자신의 모습은 무엇일까?' 등이었다고 한다.
정말 철저하게 분석하고 고민하며 그 인물에 빠져드는 이희준이었다. 그의 이런 노력들은 작품 속 연기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노인 분장을 하고 나타난 이희준의 모습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남산의 부장들' 영화 이후 한동안 안보이더니 이희준 너무 늙어버렸네? 어쩜 좋아!'라는 안타까움이 들 정도로 특수 분장이나 CG의 도움이라는 생각은 못할 정도의 비주얼과 행동들이었다.
이희준은 "첫 촬영을 할 때 감독님께 테이크를 가면서 혹시나 제가 인위적으로 할아버지인 척한다면 꼭 이야기해 주시고, 그렇게 보인다면 다시 찍자는 이야기를 했다. 인위적으로 척하고 싶지 않아 많이 경계했다."라며 어떤 각오로 연기했는지를 밝혔다.
송촌의 외형에 대해 얼굴에 더 흉터를 내자는 아이디어도 냈지만 너무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흉터는 내지 않기로 했다고. 그러며 "언듯 보면 노인인데 무서운 느낌을 내려는 게 송촌의 비주얼 콘셉트이었다. '오징어게임'의 영희를 만들었던 특수분장팀에서 제 얼굴의 모든 근육 결을 따라 15 피스의 특수분장 재료를 만들어주셨고 얼굴 부분 부분에 섬세하게 붙여주였다. 붙이는 데 2시간 떼는데 1시간 걸렸던 분장이었다."라며 공들였던 특수효과를 자랑하기도 했다.
또한 근육량을 키워 벌크업을 하며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체격을 만들었다고. "약수터에서 보면 연세는 있으신데 몸은 좋은,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함부로 못할 노인의 모습을 하고 싶었다."라며 송촌의 괴물 같은 피지컬을 왜 만들었는지를 설명했다.
과연 송촌은 이탕을 왜 만나고 싶었던 걸까? 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이희준은 "제가 한창 연극을 하던 시절에 저희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우리 극단 말고 다른 극단에 송새벽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정말 잘한다더라. 또 김재범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너무 잘한다더라.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그들의 연기가 궁금하니까 몰래 가서 보기도 한다. 아마 송촌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이탕은 송촌과 달리 악인을 구분하는 능력이 있다는데 게다가 노빈이 날 버리고 이탕을 그렇게 아낀다는데 질투도 났을 것 같고 궁금했을 것 같다."라며 송촌의 심리를 해석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은 연기였다. 온몸을 쓰며 연기를 해야 했고 감정도 피치를 끌어올려야 했다. 그런데도 이희준은 "정말 하나도 힘든 게 없었고 갈수록 연기가 즐거워지더라. 예전에는 NG를 낼까 봐도 걱정되고 NG를 내면 그 대사를 지금까지 기억할 정도로 너무 잘하고 싶은 욕심에 스스로를 몰아붙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역할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더라. 더 편하게 연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라며 고된 작업일수록 즐거운 이유를 설명했다.
이희준이 열연한 '살인자ㅇ난감'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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