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애프터스크리닝] 여든에 16살 추억을 다시 만났다…두 소녀들의 마지막 '소풍'(feat.임영웅)★★★

기사입력2024-01-24 09:01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60년 만에 찾아간 고향, 16살의 추억을 만났다. 요즘 들어 돌아가신 엄마가 자꾸 꿈에 보이는 은심(나문희). 마침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금순(김영옥)이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오자, 은심은 금순과 함께 고향 남해로 떠나기로 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자신을 짝사랑하던 태호(박근형)를 만나며 잊고 지낸 추억을 하나둘씩 떠올리게 되는데… "다음에 다시 태어나도 네 친구 할 끼야" 한 편의 시가 되는 우정, 어쩌면 마지막 소풍이 시작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 비포스크리닝
'와니와 준하', '분홍신', '불꽃처럼 나비처럼', '더 웹툰: 예고살인' 등을 만들었던 박용균 감독이 설 연휴를 겨냥한 가슴 따뜻한 우정 영화를 선보인다. 박 감독은 연기 경력 도합 200년에 빛나는 '리빙 레전드' 배우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과 호흡하며 노년의 찬란함과 아름다움을 그려나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에 초청돼 사전 반응을 입증한 작품이기도 하다.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음악과 문학까지 다양한 예술가의 협업으로 세대 통합을 완성시킨 '소풍'이다. 이름 석 자만 들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예술가들이 힘을 보태 개봉 전부터 압도적 흥행 열기를 과시했다.

먼저 가수 임영웅이 '소풍'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영화 OST 삽입곡으로 선정된 것. 임영웅의 노래가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소풍'이 최초 사례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부국제 출품을 위해 영화 편집을 마무리하던 중 우연히 '모래 알갱이'를 듣게 된 박용균 감독과 제작진이 노래와 영화가 잘 어울린다고 판단, 즉시 임영웅 소속사 물고기뮤직에 요청했고, 임영웅과 물고기 뮤직 측은 '소풍'이 담고 있는 작품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팔순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에 대한 존경심의 표시로 '모래 알갱이' 사용을 승낙했다. 이 영화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바로 오프닝 타이틀이다. 나태주 시인의 손글씨가 제목으로 장식됐기 때문이다. 과연 '소풍'과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 나태주 시인의 손글씨 협업 케미는 어떨지 기대가 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 애프터스크리닝
역시 나문희는 나문희, 김영옥은 김영옥이었다. 두 사람은 보는 이들마저 숨죽이게 만드는 감정 열연을 펼쳐 눈물을 뽑아내며 깊은 감동을 안겼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주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미래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은심은 자신만 보면 돈타령만 하는 아들 해웅(류승수)이 보기 싫어 가출을 결심, 사돈이자 소꿉친구인 금순과 고향으로 떠난다. 극 초반에는 해웅의 돈타령과 패륜적인 언행에 '킹' 받는 상황이 펼쳐지지만, 이내 은심과 금순이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 방문해 키오스크로 직접 주문을 하는 장면, 주문에 실수해 햄버거 여러 개가 나온 장면이 나와 함박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특히 다정히 손 맞잡고 길을 거닐고, '인생 네컷'을 찍는 장면에서는 여든이 아닌 여전히 10대 소녀 같은 모습이었다. 나문희, 김영옥은 잊고 지냈던 10대 시절의 추억과 외로운 노년의 삶을 담담하고 현실감 있게 표현해 더욱 먹먹하게 만들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소풍'은 노인 고독사로 대두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실태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금순은 하루하루 기력이 쇠약해져 가고, 거동이 불편해지며 생리현상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 갓난아이가 되어 버린 자신의 모습을 은심에게 보이게 된다. 금순은 이런 모습을 보여 부끄러움을 넘어 비참함을 느낀다. 하지만 은심은 이지경이 될 때까지 혼자서 어떻게 살았냐며, 혼자서 고군분투했을 금순을 생각, 착잡한 심경을 드러낸다. 이 순간 은심에게 금순이 없었다면, 금순에게 은심이 없었다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고 힘들었을까. 실제 은심과 금순의 나이대인 나문희, 김영옥이 깊은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녹여내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먹먹한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는데, 화면이 검게 변하더니 이내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가 큰 극장을 가득 메웠다.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노래를 들으니 지금껏 물 흐르듯 흘러온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갔고, 애써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는, 뜨거운 눈물이 대책 없이 흘러나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앞서 나문희와 김영옥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풍'에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가 나온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딱 우리 이야기 같다. 가사가 너무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두 사람이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가 됐다. '모래 알갱이'의 가사가 은심, 금순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울림과 공감을 끌어낸 것.

김용균 감독에 따르면, 임영웅은 '소풍'을 미리 보고,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취지와 메시지에 공감해 '모래 알갱이' 사용을 허가했다. 왜 임영웅이 자작곡 사용을 허가했는지는 작품을 보면 단박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소풍'은 오는 2월 7일 설 연휴 전국 모든 극장에서 개봉한다.



iMBC연예 장다희 | 사진 iMBC DB,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에스크로드, ㈜로케트필름, 물고기뮤직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