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뿐 아니라 가끔은 각본으로, 가끔은 기획으로 여러 작품을 하고 있는 연상호 감독은 "영상 작업은 제가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돈이 있어야 한다. 투자를 받는 지난한 과정이 있는데 저 같은 경우 단편 애니메이션에서 어렵게 장편으로 데뷔했기에 영상작업 하나가 얼마나 힘든지를 안다. 어느 순간부터 작품을 하는 저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계기가 있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걸 하지 않으면 영상 작업을 하면서 숨통이 조이더라. 그래서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만화작업을 했다. 만화는 영상작업과 다르게 열심히 하면 나온다. 남들이 볼 때 엄청 일을 많이 하는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작품적 여유가 있다."며 끊임없이 만화를 그리고 글을 쓰는 이유를 밝혔다.
혹시나 이렇게 만화 작업이나 글을 쓰는 것이 영상으로 만들 작품의 콘티 작업을 해 놓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그는 "콘티 작업과는 다르다. 만화가 독자를 만나는 방식과 영상이 관객을 만나는 방식은 달라서 콘티처럼 짜면 만화가 이질적으로 된다."라며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엄연히 다른 작업임을 분명히 했다.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 대해 시청자나 관객의 반응은 그때그때 달랐다. "흥행 부담은 늘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은퇴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항상 갖고 있다. 그 두려움만 가지고는 작업을 할 수 없다. 여유가 있어야 뭔가 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흥행은 늘 생각하지만 늘 할 수는 없는 것. 아주 예전 햇병아리 시절 어떤 감독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적당한 존중과 적당한 조롱을 받으며 오래 하고 싶다'라고 했었는데 그 말 그대로 가는 것 같다."라며 자조적인 이야기를 해 웃음을 안기는 연상호 감독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반기에 하나씩 작품이 나오는 느낌이어서 도대체 작업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냐는 질문을 안 할 수 없었다. 그는 "하나 끝내고 난 뒤 다음 작업을 한다. 동시다발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집 바로 앞에 작업실이 있는데 아침에 아이들이 등교할 때 무조건 나도 작업실에 간다. 그리고 5~6시에 퇴근한다. 그 외의 다른 활동은 아무것도 안 한다. 작업실에서 인터넷, 유튜브를 많이 보고 사건사고도 많이 찾아본다. 잠도 많이 자면서 완전히 좁은 일상세계 안에만 있으려 하는 편이다. 그게 마음이 편하고 이렇게 생활 한지 꽤 됐다."라며 자신의 작품은 엉덩이의 힘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렸다.
이번에 '선산'을 공개한 연상호 감독은 올 하반기에 '지옥 2'도 공개 예정이다. "굉장히 기대하고 있고 열심히 만들었다. 배우들이 다 대단해서 놀랬다. 김성철, 문근영, 김현주, 김신록 등 다들 칼을 갈고 와서 작품 하더라. 지금 마무리 작업 중"이라며 1편의 유아인이 마약으로 인해 하차하고 주인공이 교체된 작품이지만 1편보다 재미있을 거라며 홍보를 했다.
또한 '기생수'도 금방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그는 "원작 만화의 설정만 가지고 왔고 기생수의 포자가 한국에 떨어졌다는 것에서 출발한 이야기로 완전히 새로 썼다. 원작의 주제의식을 충실히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이다."라며 '기생수'도 자신만만해했다.
쉼 없이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는 연상호 감독의 '선산'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