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김정현 PD는 '솔로지옥' 시즌1로 한국 예능 최초로 글로벌 TOP10 TV쇼(비영어) 부문 4위에 올랐으며, 총 65,080,000시간으로 시즌1의 누적 시청 시간을 뛰어넘은 시즌2까지 연이어 성공시켜 왔다. 시즌1에서는 프리지아, 시즌2에서는 덱스를 발굴해 시리즈 공개와 동시에 핫한 셀럽으로 만들었던 이 제작진이 시즌3을 가지고 돌아왔다.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면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보이고 싶었다'는 김재원 PD는 "이미 시즌2까지 전 세계인이 지켜보면서 포맷과 장소, 룰이 너무 익숙해졌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완전 다른 시즌으로 가고 싶었다. 프리지아, 덱스, 슬기 등 이들의 설렘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그걸 반복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 모든 면에서 시즌2와 달리 가는 게 목표였다."라며 시즌3을 어떤 생각으로 시작했는지를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2개의 지옥도를 설정, 첫날의 단체 식사도 없애고 첫인상으로 바로 천 국도를 가는 설정을 했다고. "전 시즌을 보고 공부를 하고 온 출연자들이 실제로 충격을 받는 거 같더라. 이전 시즌에서는 한번 천 국도를 다녀온 사람과는 다시 못 가는 룰이 있었고 그런 과정에서 서로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아예 눈치 볼 사람이 없게 분리시키며 자유롭게 새로운 사람들을 탐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2개의 지옥도를 만들었다. 좋은 효과를 낸 것 같다."며 김재원 PD는 바꾼 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즌3에서 2개의 지옥도가 나온 것도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지옥도의 환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김재원 PD는 "많이 거친 톤 앤 매너로 지옥도를 다운그레이드시켰다. 전 시즌까지 지옥도는 글램핑 같은 분위기였다. 샤랄라 하게 포장된 공간에서 진행을 하면 자기 자신을 더 포장하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컨테이너 박스만 가져다 놓고 날것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라는 무언의 암시를 했다. 그런 환경을 만드니 출연자들이 더 절박하고 솔직해지더라"며 기본 설정의 변화가 출연자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를 추측했다.
지옥도의 환경이 급격히 다운그레이드되고 첫날 인사를 나눈 지 몇 시간 만에 바로 천국도로 보내는 등 시즌3에서는 엄청나게 속도감이 빨라졌다. 김재원 PD는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첫날 저녁 단체씬이 없어진 것이다. 첫날 밥을 차리는 게 처음에는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 이 부분을 글로벌 팬들은 이해를 못 하더라. 왜 데이트를 안 하고 밥을 해 먹는지 의문을 가지더라. 그리고 그게 속도를 느리게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라며 시청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던 첫날 바로 천국도를 가는 상황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했다.
한국적인 데이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천천히 다가가기'가 이번 시즌에서 완전히 없어지고 출연자들 간의 감정 교류와 변화가 기존과 달리 엄청나게 빨라진 것이 시즌3의 차별점이자 매력이었다. 김재원 PD는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는 했다. 원래의 설렘이 줄어들고 대신 재미가 더 강조되었다는 반응을 많이 봤다. 어떤 분들은 이번 시즌이 시트콤 같다고도 하시더라."라며 3번째 시즌이 이어지는 동안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시청자들의 생생한 반응을 모두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렸다.
시즌1과 2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기에 시즌3을 제작하면서 글로벌 시청자를 위한 전략을 따로 세웠냐는 질문에 김재원 PD는 "첫날 단체 저녁을 없애는 것 정도만 세웠는데 그런 전략이 다 부질없더라. 한국 시청자의 마음도 알기 힘든데 글로벌 시청자들이 뭘 원하고 어떤 사람을 매력적으로 느끼는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았고 의외로 관용적으로 봐주시는 시청자들이 신기했다. 한국의 젊은 남녀가 썸 타는 걸 재미있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는 답을 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의 반응은 중요하다. 시청자의 피드백에 따라 다음 시즌을 할지 안 할지가 결정되니까. 그래서 반응은 잘 수용해야 한다. 설렘은 없었지만 재미는 있었다는 반응은 저희도 인정한다. 이번 시즌에 MC들의 역할도 컸다는 것도 알고 있다. 만약 시즌4를 가게 된다면 설렘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걸 목표로 할 것이다."라고 다음 시즌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제작진은 이번 시즌을 홍보하면서 '혐관 로맨스'(서로를 혐오하는 관계에서 시작되는 로맨스)를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었다. 화제가 되었던 이관희-윤하정의 썸, 그리고 이관희를 둘러싼 윤하정, 최혜선, 조민지의 불꽃 튀는 경쟁, 김규리와 유시은의 날 선 견제, 김규리와 최민우 간의 훈육대화 등 일련의 장면들은 지금껏' 솔로지옥'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친 장면이었다. 그림 같은 장소에서 훈남 훈녀들의 환상적인 로맨스가 보였던 기존의 '솔로지옥'은 판타지였는데 시즌3에서 보이는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이었던 것. 이런 현실적인 모습에 한편으로는 다른 채널의 연애프로그램과 비슷한 재질이 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기도 했다. 이런 반응에 대해 김재원 PD는 "'솔로지옥'만의 또 다른 즐거움을 주려고 한다. 저희도 이번에 설렘이 더 있어도 좋았겠다 싶어 아쉬움이 있지만 출연자들이 리얼하게 해 준 결과가 이것이다. 실제 하지 않는 설렘을 편집으로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이번 시즌이 좀 거칠게 진행됐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 다음 시즌에는 설렘과 즐거움을 동시에 주겠다."라며 반성과 각오를 동시에 했다.
'솔로지옥' 시즌을 제작하면서 크게 화제가 됨과 동시에 크게 논란을 겪기도 했던 제작진들이다. 시즌1에서는 출연자 의상의 가품 논란이 있었고 시즌3에서는 해양보호구역에 무허가 세트장을 지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일단 해양보호구역에 대해서 김재원 PD는 "무조건 저희가 꼼꼼히 챙기지 못해서이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신경 쓰겠다."라고 사과를 했다. 그리고 출연자의 의상에 대해 김정현 PD는 "시즌1을 촬영하면서는 전혀 몰랐던 상황이라 이후 시즌부터는 최대한 검수를 한다. 제작진이 출연자의 의상을 꼼꼼히 보고 가품인지 아닌지를 신경 썼다. 출연자 본인이 가지고 오는 옷도 있고 저희가 해주는 옷도 있다. 여름이라는 계절적 바이브에 어울리는 색감에 신경을 쓴 의상을 저희가 일부 준비를 해주고 있고 옷을 보는 재미가 있다는 피드백도 있어서 당연히 신경을 쓴다."며 제작진이 의상까지 신경 쓴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번 시즌에서 조민지의 잠옷도 화제가 되었다. 등이 훤하게 노출된 의상을 잠옷으로 입어서 MC 홍진경이 "저런 옷 입고 어떻게 자냐"는 질문을 해 시청자들의 큰 공감과 웃음을 얻었다. 김정현 PD는 "조민지의 잠옷은 개인의 것. 잠옷은 개인들이 가져왔다. 아무래도 '솔로지옥'이다 보니 용인되는 범위가 있는 것 같다. 조금 개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성 간의 상호작용을 위해 본인만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의상을 찾아오는 것 같다."라며 조민지의 잠옷은 개인소장품임을 밝혔다.
'솔로지옥' 시리즈를 만드는 과정 '19/20'이라는 어린 연령의 연애 프로그램도 만들었던 김재원, 김정현 PD는 "새 연애프로가 자리 잡는 건 힘들더라. 이미 몇몇 프로그램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걸 하려면 새 설정을 추가해야 하는데 그 설정들은 대부분 데이트를 방해하는 요소더라. 새로운 연애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하며 "캐스팅에 3~4개월이 걸린다. 지원자도 받고 DM도 보내고 학교나 기업 홍보팀에도 연락하며 모든 경로를 다 쓰고 있다."며 진행 중인 프로그램도 출연자 섭외가 쉽지 않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번 출연자 중 박민규는 해양경찰청 소속의 공무원이었다. 김재원 PD는 "해경홍보부서에도 공문을 보냈었는데 자체적으로 출연자를 선별해 주시고, 올해 해경 70주년이라고 신경을 많이 쓰시고 VCR촬영도 도와주셔서 저희도 박민규가 달리기를 하는 장면에 '해경 70주년'이라는 자막도 써줬다.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라 기업이나 단체 홍보팀에서 많이 활용해 주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번 시즌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뭐냐는 질문에 김정현 PD는 "김규리와 유시은의 대화 장면"이라 꼽았으며 김재원 PD는 "윤하정과 이관희의 천국도 데이트. 모든 멘트가 예측되지 않게 흘러가는데 그런 대화는 처음 봤다. 둘이 맞는 건지 아닌지, 장난치는 건지, 싸우는 건지, 티키타카가 맞는 건지 너무 궁금했다. 이 둘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했다."라고 답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회차도 11회 차로 기존의 시즌보다 1회 차가 늘어났다. 이에 대해 김재원 PD는 "이관희가 결정을 끝까지 안 하고 최종서낵 전까지 고민을 많이 해줘서 분량이 늘어났다. 처음 2개의 지옥도로 시작한 것도 영향이 있었다. 1회가 2번인 셈이었다."라고 이유를 설명해 또 한 번 웃음이 터졌다.
'솔로지옥' 시리즈가 계속해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재원 PD는 "출연자들의 힘이다. 프리지아, 덱스, 이관희 같이 매력 있고 독특한 캐릭터가 끌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사람이 많아서 리얼리티 스타가 계속 나오게 된다. 이번 시즌의 관전 포인트는 '제2의 덱스는 누가 될까?'였는데 제2의 덱스는 없었다. 새로운 유형의 캐릭터가 나오는 쇼라는 게 이 시리즈의 생명력"이라며 분석했다.
김정현 PD는 "무인도라는 시스템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고 여름에 찍어 겨울에 보는 것이라 시청자가 좋아하는 것 같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핫한 분들이 출연하기에 시리즈에 대한 사랑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거라 본다."라며 시리즈의 매력을 꼽았다.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 시즌3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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