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당신은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어떤 커플을 응원했는가.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트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정극 못지 않게 섬세한 러브 스토리를 전개했다. 민용-신지 커플은 <연애시대>를 방불케 하는 이혼한 후의 묘한 관계로, 민정-민용 커플은 밀고 당기기조차 할 줄 모르던 민정의 순수함으로, 민정-윤호 커플은 문제아의 성장담으로도 읽혔다. 네티즌들은 편을 갈라 어떤 커플이 이뤄져야 할 것인지 논쟁을 벌였다.
이제 당신은 어떤 커플을 응원할 것인가. <거침없이 하이킥>보다도 더 정극에 가까워 보이는 <지붕뚫고 하이킥>은 역시나 한층 복잡하고 진지한 사각관계 구도를 만들어냈다. 지난 목요일 방영된 뮤지컬 에피소드에서 아예 네 주인공을 한자리에 몰아 넣고 얽히고 섥힌 관계의 출발점을 보여준 것. 이들 넷이 우여곡절 끝에 뮤지컬 2막을 보려고 자리에 앉았을 때 이들이 나누는 대화와 4분할한 화면 안에 각각 담긴 각자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앞으로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전개될까, 어떤 커플을 응원할 것인가 짐작해 보는 것이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는 큰 재미가 될 듯하다.

정음-지훈
둘은 어떤 사이? 조카의 과외 선생과 제자의 삼촌
가장 웃겼던 사건 ‘해변 떡실신녀’ 사건. 지하철역까지만 차를 태워다 주기로 해놓고는 속초까지 정음을 태우고 가 버린 지훈의 가공할 만한 무신경과 그 자리에서 미친듯이 술마시고 해변에서 미역 감고 쓰러진 채 ‘해변 떡 실신녀’로 전국에 이름을 널리 알린 정음.
사랑의 시작 늘상 티격태격하던 둘의 관계가 약간 다른 양상을 띠게 된 것은 각기 다른 상대와 뮤지컬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한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게 되면서부터다. 늘 빈틈없는 모습만 보이던 지훈이 폐소공포증 때문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정음의 손을 잡고 의지하게 되면서 야릇한 감정이 생겨난 것.
관전 포인트 늘 혼자 씩씩거리는 정음과 늘 담담한 지훈의 성격 차이. 최다니엘은 언제쯤 황정음만큼 웃길 수 있을까.

정음-준혁
둘은 어떤 사이? 학력 위조한 과외선생과 선생님에게 반말하는 제자
가장 웃겼던 사건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패러디 에피소드. 정음이 음주 과외를 하며 졸다가 얼굴에 새겨진 글씨, 토할 때 티셔츠 등에 써 있던 글씨 등등을 본 기억 덕분에 난생 처음 90점대 점수를 받은 준혁.
사랑의 시작 예전 과외선생과의 의리 때문에 결국 정음을 내쫓은 준혁이 막상 정음이 그만두자 허전해하고 보고 싶어 하다가 결국 다시 불러들인 일에서부터 시작된 듯하다. 함께 뮤지컬을 보러 갔을 때, 왠지 어색해하는 준혁의 태도에서 이상한 기류가 감지된다.
관전 포인트 선생과 제자의 뒤집힌 권력 구도. 정음을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면 준혁의 태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세경-지훈
둘은 어떤 사이? 입주 가사 도우미와 주인집 삼촌
가장 웃겼던 사건 세경이 지훈의 집에 들어가기 전 우연한 둘의 만남. 세경이 알바 하던 주유소에서 지훈의 얼굴에 기름을 퍼부은 사건과, 다시 만났을 때 세경의 벗겨진 신발을 주워 가방에 넣은 채 일이 생기자 그냥 가버렸던 지훈.
사랑의 시작 아직 남녀로서의 관계가 시작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세경을 안쓰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지훈이 세경에게 새로운 것을 자꾸 경험하게 해주거나 이것저것 챙겨주는 정도.
관전 포인트 세경과 신애 자매에게 키다리 아저씨 같은 역할을 하는 지훈. 신애는 과연 둘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세경-준혁
둘은 어떤 사이? 입주 가사 도우미와 주인집 아들
가장 웃겼던 사건 아직 없다.
사랑의 시작 어쩌다 둘이 함께 뮤지컬을 보다 웃긴 장면에서 혼자 울며 뛰쳐나간 세경 덕분에 준혁이 세경의 사정을 알게 되고, 함께 오락실에서 기분을 전환하며 친해진다.
관전 포인트 준혁의 불타는 정의감과 세경의 처지, 세경에게만 존댓말을 하는 준혁. 둘이 함께 있을 때 웃음이 생길 만한 사건이 과연 일어날 것인가.
넷의 러브라인은 빵 터지는 웃음보다 의외로 진지하고 조심스럽다.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관계가 달라지고 그 관계가 어떻게 유지되고 발전해 나갈지가 관건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에 웃음을 유발하는 사건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흥미로운 문제다. 김병욱 PD는 스스로 <귀엽거나 미치거나> 이후에 연속극적인 요소를 강화하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고, 이는 <거침없이 하이킥>을 거쳐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더 두드러지는 특징이 되었다. 처음 만나는 이 ‘신파’ 시트콤은 웃음과 눈물의 양을 어떻게 조절하며 시트콤과 멜로 드라마 사이를 누비게 될지, 앞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김지현 기자ㅣ사진 제공 초록뱀 미디어, TV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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