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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아쉽다는 반응도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해" [인터뷰M]

기사입력2023-12-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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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시즌1로 K-크리처물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받은 이응복 감독이 시즌2로 돌아왔다. 시즌1이 인간과 괴물의 이분법적 접근으로 바라본 세계관이었다면 시즌2는 인간과 괴물의 진화를 다층적으로 보여주며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시즌2가 공개된 이후 계속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는 이응복 감독은 "시즌1에서는 이런 장르가 한번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그렇게까지 성공할 거라 생각 못 했다. 돈이 많이 드는 장르다. 그렇기에 후속 편 제작을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시즌2,3을 동시에 촬영하느라 일 년의 시간이 또 걸렸다. 한국에서는 아포칼립스 장르를 찍을 세트가 없다. 미국은 땅이 넓으니까 대형 세트에서 소화가 가능한데 우리는 땅이 좁으니 다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도로를 까는데 몇 억이 드는데 최대한 주어진 예산 안에서 합리적으로 연구할 시간도 필요했다. 문경 세트를 섭외하는데 수개월이 걸리고, 착공 들어가는 등 사전의 준비 과정이 꽤 걸렸다. 그전에 못하던 드라마를 하게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좋은 잔디 위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거라면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흙바닥에서 벗어나 인조잔디가 깔린 구장을 마련한 수준이다. 시즌2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라며 한국형 아포칼립스장르의 시작이니 채찍질보다는 응원을 많이 해달라는 부탁을 먼저 했다. 그러며 시즌2에 대한 대중의 아쉽다는 반응도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번 드라마를 만들며 "소비되는 것보다 여러 번 곱씹을 드라마를 지향"한다는 이응복 감독은 "보는 당시에는 불친절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워도 관심을 가져주면 일 년 후나 삼 년 후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며 '불친절하다'는 시청평을 의식한 듯 자신의 드라마 원칙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트홈'의 시즌2는 시즌 자체로도 완결성이 떨어지고 너무 많은 인물들의 투입과 방대해진 배경으로 인해 시즌1보다 아쉽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즌2의 미덕이 뭐냐는 질문에 이응복 감독은 "시즌2와 3을 기획할 당시 코로나 상황이었다. 그때 힘든 상황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감동받았다. 세상이 망해도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 팬데믹에 활약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군인을 떠올렸다. 아포칼립스에서 군인은 대체로 학대하는 사람들이거나 변절자로 소비되는데 마지막까지 군인정신으로 타인을 위해 지키는 사람을 그리고 싶어 스타디움 내 반공호 설정을 만들고 수호대가 끝까지 자기 일을 하는 걸 그래려 했다."며 시대를 읽으려 고민했음을 피력했다.


그는 "언젠가 닥칠 재앙의 위기 속에서 살고 있는 게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귀 해 보였다. 원작의 작가와 만나 여러 번 논의도 했다. 원작에 넣지 못한 세계관을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받아 시즌2와 3에 고루 펼쳤고 그게 주요 장치가 될 거라 생각한다."라며 새로운 시즌들이 단순히 자기 혼자만의 상상은 아니 어음을 강조했다.

그러며 "현수가 자신의 능력이 어디서 오는지 찾아 헤매다 자신의 선한 의지로 큰 능력을 발휘하는 게 시즌2의 이야기다. 메시아적인 이야기로 영웅을 묘사하기보다는 더 외롭게 만들어서 숙성시켜 돌아오게 한 게 시즌2."라며 시즌2의 주요 메시지를 짚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시즌3에서는 현수가 다시 완벽하게 돌아와 선한 의지가 인간을 구원하고 인간애를 발현할 수 있는 이야기를 펼쳐낼 것이라고. 그러다 보니 많은 매듭이 꼬이게 되었다는 이응복 감독은 "한 편 한 편 보면서 생각하면 끊어진 부분이 연결될 것 같다. 전체 구성을 하다 보니 시즌2는 9부가 나왔다. 9부에서 시즌2의 궁금증은 다 풀리게 된다. 그런데 시청자와의 약속된 시간이 있는데 후반 작업이 너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들어 9부는 다음 시즌으로 넘기고 8부로 맺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시즌3은 독해가 엄청 쉽다.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은 반드시 해결책을 찾게 된다."라는 다소 황당한 항변을 했다.

방송사처럼 편성일이 정해진 것도 아닌 OTT에서(물론 OTT도 나름의 신작 공개 스케줄이 있겠지만 방송 편성만큼 그 시간대 방송이 펑크 나는 건 아니지 않나?) 시청자와의 약속된(사실 시청자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 시간을 지키기 위해 미완의 작품을 공개하게 되었다는 이응복 감독의 고백은 지금까지 쌓아온 그의 커리어를 의심하게 했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드라마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선샤인' '비밀' 등을 만들었던 이응복 감독이다. 그는 "제가 드라마를 만드는 이유는 부족해서, 알고 싶어서다. 처음 '드림하이'를 연출하게 되었을 때 소녀시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만들었다. 회사에서 시켜서 열심히 공부하며 만드는 걸로 첫 단추를 꿰었기에 모르는 장르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스위트홈'도 겁 없이 달려들었다. 하면서 배우는 게 있고 추후에도 피드백을 받으며 나머지 시즌도 만들겠다. 시즌3가 나오면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다. 아쉬움 때문에 다음 드라마를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는 한다"라며 장르물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변명거리를 하나 더 추가했다.

시즌2에서 실망한 시청자가 많은데 과연 시즌3까지 보게 할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이응복 감독은 "그전까지 드라마를 할 때는 이런 스타일의 연출을 했어도 됐는데 OTT를 통해 한번에 전체가 공개 되니까 더 친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을 만들며 너무 스태프와 배우들이 열심히 해줬고 감동적인 순간이 많았다. 그런 노력이 있으면 언젠가는 시청자를 감동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다소 추상적이겠지만 어려운 작업을 수쟁 해준 스태프에게 감사하다."는 답을 했다.

이응복 감독은 "이런 장르물을 만들기엔 돈이 부족하다. 할리우드에서 괴물 하나를 제작할 돈으로 우리는 시리즈를 만들었다. '한국형'이라는 말로 저예산을 강조하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라며 현실적인 제작의 벽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그러며 "한국인의 감성, 한국만의 정서를 녹여냈다. 자기만 살겠다는 악당이 많은데 우리 작품에는 최대한 이해하고 노력하고 헌신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런 정신이 한국적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자신의 능력 안에서 최대한 한국적인 특징을 녹여내려 노력했음을 어필했다.

이응복 감독은 "시청자의 수준이 너무 높고 눈높이와 관심도 높아져서 놀랬다. 괴물드라마에 신경 써줄 거라 생각 못했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엄청난 관심을 가져줘서 놀랍고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전하며 "시즌3은 시즌2의 파트 2로 봐도 될 것. 더 성숙해졌고 재미있게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 완벽하게 완결되는 시즌3을 기대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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