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획사를 등에 업은 간판 신예들이 쏟아진 덕분에 남자 아이돌을 향한 주목도도 예년에 비해서 나아졌지만, 위풍당당 여걸들의 기개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남녀를 구분 짓지 않고 시장 전반의 상황을 따져봤을 때 날씨는 '맑음'이다. 여돌의 초강세는 계속됐고, 남돌 역시 너나 할 거 없이 기지개를 키는 모양새니 말이다. 올 한 해 아이돌 시장을 점령한 이들의 활약상을 살펴보자.
◆ "나는야 아이브"
곡명 '아이엠'과 그룹명 아이브를 합치니, 올해의 활약상이 한 문장으로 완성된다. 그야말로 "난 아이브야"라는 발칙한 포부를 성적으로 증명한 한 해였다. 이들은 올해 발매한 '아이해브 아이브(I've IVE)', '아이브 마인(I'VE MINE)'을 통해 입지를 견고히 했다. 특히 '아이엠'이라는 초대박 히트곡으로 대중성까지 잡은 이들이다. '아이해브 아이브'는 초동 판매량 110만 장을 기록하며 지난해 '애프터 라이크'에 이은 두 번째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더블 타이틀곡 '키치(Kitsch)'와 '아이엠'은 주요 음원 사이트를 휘어잡았다.
멜론의 2023년 연말결산에 따르면 '아이엠'은 총 21만9574개의 '좋아요'를 받아 올해 좋아요를 가장 많은 곡으로 꼽혔다. '최단 시간 좋아요 10만을 기록한 노래' 2위, 'TOP100 차트 10위권에서 장기 집권한 노래' 3위에 올랐다.
이에 더해 '제35회 한국PD대상' 가수 부문 출연자상, '2023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여자 아이돌 부문, '제50회 한국방송대상' 최우수 가수상, '2023 올해의 브랜드 대상' 올해의 여자아이돌, '제14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비롯해, '2023 K 글로벌 하트 드림 어워즈' K 글로벌 베스트 음원상, '2023 더팩트 뮤직 어워즈' 월드 베스트 퍼포머,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고, 지난 2일 열린 'MMA2023(멜론뮤직어워드)'에서는 올해의 TOP10, 밀리언스 TOP10, 올해의 앨범(대상)으로 2년 연속 대상의 영예를 안으며 2023년을 빛냈다.
◆ 뉴진스, 세계로
뉴진스도 숱한 기록을 세웠다. 'Hype Boy'는 올해 멜론 TOP100 차트 10위권에 가장 오래 머문 곡이었다. 올해에만 무려 4191시간 동안 멜론 TOP10에 머물렀다. 'Ditto'와 'OMG'도 TOP100 차트 10위에 가장 오래 머문 곡 각각 2위와 4위에 올랐다. 아울러 'Ditto'·'OMG'·'Hype Boy'는 올해 DJ플레이리스트에서 많이 선곡된 곡 1~3위를 기록했다. 특히 'Ditto'의 경우 128만번이나 선곡되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해외 차트 활약도 대단했다. 빌보드 재팬이 발표한 2023년 연간 차트에 따르면 'Ditto'가 '핫 100'에서 26위를 차지했다. 이는 이 차트에서 해외 아티스트 작품이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이다. 'Get up'은 종합 앨범 차트인 '핫 앨범'에서 71위에 랭크됐다. 노래와 앨범의 포인트를 합산한 '아티스트 100'에서는 해외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 최고 순위인 11위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에서도 'Get Up'이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1위(8월 5일 자)로 진입한 뒤 19주 연속 머무르며 4세대 K-팝 남녀 그룹 통틀어 최장기간 차트인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해외 매체들은 "올해 어떤 팝과 비교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롤링스톤), "올해 발매된 가장 모던하고, 진보적이며, 멋진 팝"(뉴욕타임스), "차세대 대세로 굳힌 앨범"(GQ 영국판) 등의 극찬을 내놓았다. 타이틀곡 'Super Shy'와 'ETA' 역시 글로벌 차트에서 호성적을 유지했다.
◆ 블랙핑크는 블랙핑크
블랙핑크의 아성은 무너질 리 없다. 진기록, 신기록의 연속인 2023년이었다. '붐바야' 안무 영상이 3억 뷰를 돌파했으며 'Kill This Love' 뮤직비디오는 올해 19억뷰를 넘어섰다. 이미 해당 수치를 넘긴 '뚜두뚜두'와 함께 따져보면 19억 뷰 이상 뮤직비디오 두 편을 보유한 최초의 K팝 아티스트가된 것.
전 세계 34개 도시, 66회차 공연, 180만 관객 동원이라는 걸그룹 월드투어 신기록을 세운 한 해이기도 하다. 또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버킹엄궁에서 열린 문화 예술인 격려 행사에서 블랙핑크에게 대영제국훈장(MBE)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는 영국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거나 정치·경제·문화예술·과학·스포츠 등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인물에게 수여되는 훈장이다.
전원 재계약을 통해 12월 6일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25% 넘게 급등했다. 전 거래일 대비 25.63% 오른 6만300원에 거래를 마친 것. 장중 6만1천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또한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달의 걸그룹 브랜드평판 1위에 선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 르세라핌X에스파도 여전히
르세라핌의 미니 2집 타이틀곡 'ANTIFRAGILE'의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는 올해 2억 회를 넘었다. 이들은 앞서 'FEARLESS', 'ANTIFRAGILE', 'UNFORGIVEN (feat. Nile Rogers)' 등 한국에서 발매한 음반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3개를 모두 1억 뷰 대열에 올렸고, 'ANTIFRAGILE'로 첫 2억 뷰를 찍은 바 있다. 특히 'ANTIFRAGILE'은 빌보드가 발표한 2023년 연말 결산 차트(YEAR-END CHARTS)에서 '글로벌 200'(182위), '글로벌(미국 제외)'(99위)에 들어 주목받았고, 공개 1년여 만에 스포티파이 누적 재생수 3억 6,000만 회를 넘겼다.
에스파는 영국 주요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발표한 '2023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에 유일한 K팝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리에이터 부문에 팝스타 비욘세(Beyoncé), 영화 배우 겸 감독 마고 로비(Margot Robbie), 패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Phoebe Philo)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린 것. 또 이들은 네 번째 미니앨범 'Drama'(드라마)로 3연속 초동 밀리언셀러를 달성함은 물론, 국내 주요 음원차트 최상위권 랭크 및 음악방송 1위, 중국 QQ뮤직·쿠거우뮤직 디지털 앨범 판매 차트 1위, QQ뮤직 '트리플 플래티넘 앨범' 인증 획득, 전체·한국 뮤직비디오 차트 1위, 급상승 차트 1위 등 각종 차트를 휩쓸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 벌써부터 베이비몬스터
베이비몬스터는 떡잎부터 남달랐다. YG 신인 걸그룹인 이들은 데뷔 전부터 안무 연습 영상 등 파생되는 콘텐츠만으로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27일 0시 '배터 업'을 발표, 각종 글로벌 차트서 두각을 나타냈다. 데뷔와 동시에 아이튠즈 누적 21개국 송 차트 1위를 석권하며 월드와이드 차트 최상위권에 올랐고,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Billboard Global Excl. U.S) 차트서도 각각 101위, 49위에 안착한 것.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서는 열흘 만에 1000만 스트리밍을 돌파해 역대 K팝 걸그룹 데뷔곡 최단 기록을 경신했다.
◆ '삼파전' 라이즈VS제베원VS보넥도
라이즈는 지난 9월 첫 싱글 앨범 'Get A Guitar'로 데뷔,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 및 전 세계 20개 지역 TOP10, 중국 QQ뮤직 한국 음악 주간 차트 2주 연속 1위, 일본 오리콘 위클리 해외 앨범 차트 1위, 올해 데뷔 그룹 중 멜론 차트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잡음도 있었다. 멤버 승한은 데뷔 전 사생활이 논란이 되어 무기한 활동 중단 조치를 당했다.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은 데뷔 앨범 'YOUTH IN THE SHADE (유스 인 더 셰이드')에 이어 두 번째 미니앨범 'MELTING POINT (멜팅 포인트)'까지 2개 앨범 연속 '더블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2023 K 글로벌 하트 드림어워즈', '2023 더팩트 뮤직 어워즈', 2023 MAMA AWARDS'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K-POP 역대 최단기간인 데뷔 약 4개월 만에 세운 진기록이다.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역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한터차트에 따르면 첫 번째 싱글 'WHO!'는 발매 일주일(집계기간 5월 30일~6월 5일) 동안 총 11만 442장 팔렸다. 2023년 데뷔한 신인을 통틀어 최고 성적이다. 역대 K-팝 보이그룹의 데뷔 음반 초동 5위에 오른 셈. 'K 글로벌 하트 드림 어워즈', '더팩트 뮤직 어워즈', '2023 올해의 브랜드 대상', 방콕에서 개최된 '슈퍼사운드 페스티벌'에 이어 'MMA2023'까지 데뷔 6개월여 만에 트로피만 벌써 5개를 획득했다.
◆ '기대주' 배너X저스트비X휘브
JTBC 아이돌 서바이벌 '피크타임'을 통해 역주행의 짜릿함을 즐긴 배너. 첫 번째 미니 앨범 '베니 비디 비시(VENI VIDI VICI)'가 아이튠즈 글로벌 앨범 차트에서 홍콩·필리핀·대만 1위 기록을 썼다. 브라질 2위, 이탈리아 4위, 네덜란드 9위, 벨기에 12위 등 남미·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골고루 상위권에 진입했으며 '베니 비디 비시' 타이틀곡 '퍼포머(PERFORMER)'로는 아이튠즈 글로벌 차트 핀란드 19위를 기록했다. 한/일 양국에서 진행된 팬콘서트 역시 성료해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남돌로 입지를 견고히했다.
저스트비의 코어도 더욱 단단해진 한해였다. 이들은 올해 5월 'KCON JAPAN 2023', 8월 'KCON LA 2023'을 빛내더니 사우디아라비아 블러바드 리야드 시티(The Boulevard Riyadh City)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K-컬처 페스티벌 'KCON SAUDI ARABIA 2023'(케이콘 사우디 아라비아 2023)에도 참여했다. 매 앨범 발매마다 자체 초동 신기록을 세우며 계단식 성장세를 증명하더니 드디어 '2023 마마 어워즈'에 입성했다.
휘브는 출중한 비주얼과 탄탄한 실력을 모두 갖춘 하이엔드 보이그룹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했다. 데뷔 주 모든 음악방송 출연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괴물 신인'의 출격을 알린 것. 더블 타이틀곡 'BANG!'과 'DIZZY'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각각 1000만, 500만 뷰를 돌파했으며 제로베이스원, 라잇썸, 니쥬, 크래피티, 에이티즈 등 다양한 선배 그룹과 함께한 'BANG!' 챌린지 영상은 틱톡에서만 총 13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iMBC DB | 사진출처 YG, 씨제스, 블루닷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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