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코미디 로얄' 권해봄 PD "좋은 코미디란 무엇인가?" [인터뷰M]

기사입력2023-12-11 12:11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코미디 프로그램이 부활했다. tvN의 ‘코미디 빅리그’가 종영 한 이후 이렇게 K코미디는 막을 내리나 싶었는데 KBS의 ‘개그콘서트’가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넷플릭스에서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K-코미디를 대표하는 20인과 킹스미스부터 엄란드, 곽경영, 문신돼지까지 다양한 부캐들을 한 자리 모은 바로 ‘코미디 로얄’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지난 11월 28일 넷플릭스를 통해 ‘코미디 로얄’이 공개된 이후 SNS를 통한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12월 초 대한민국 TOP 시리즈 1위에 등극하며 현재까지도 TOP10안에 인기를 끌고 있다. 동 시기에 공개되었지만 지상파의 코미디는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에 비해 놀라운 반응이다. 과연 ‘코미디 로얄’은 뭐가 달랐던 걸까?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한 권해봄 PD는 “뜨거운 반응을 기대 안 했다면 거짓말 일 것.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 특히 호불호가 강한 장르인 코미디가, 넷플릭스에서 TOP10 1위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공개 직후 1위를 연달아 며칠씩 한 것은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주변에서 끝까지 보고 연락한 지인들이 정말 많더라.”라며 작품 공개 이후의 소감을 밝혔다.

권해봄 PD는 코미디 마스터뿐 아니라 출연했던 코미디언들도 넷플릭스 TOP10 1위를 차지한 캡처들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대중의 관심을 만끽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경규는 코미디로 1위 찍은 거 너무 잘한 것이니 어깨 펴고 다니라고 응원해 줬고 이용진은 코미디언을 멋있게 그려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인정받은 것 같아 그게 제일 기분 좋다"며 출연진들의 반응도 전했다.


각종 포털과 커뮤니티까지 '코미디 로얄'과 관련된 모든 곳의 댓글을 꼼꼼히 확인했다는 권해봄 PD는 "반응이 많이 갈렸던 지점도 있더라. 하지만 작품 외적인 것보다 작품 자체의 이야기와 코미디에 대한 토론과 평가가 대부분이라 아주 고무적이다. '좋은 코미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코미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 같다"며 이 프로그램의 흥행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동 시기에 '개그콘서트'와 공개되며, 관객이 있는 무대에서 코미디를 펼치는 형식도 있기에 '코미디 로얄'을 공개 코미디로 묶어 볼 수 있는 시선에 대해 권해봄 PD는 "엄밀히 말하면 이 프로그램은 웃기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이 업의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펼치기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와 더 비슷하다"라고 정리를 했다.

그러며 "코미디는 예능의 근원이다. 특히 신인의 발굴이라는 측면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보고라는 점에서 그렇다. 코미디는 공개 코미디만 있는 게 아니다. 2라운드 '코미디 로얄'에서 보여드린 것 같이 로스팅 같은 스탠드업 코미디 장르도 있고 3라운드의 '캐릭터 배틀로얄' 같은 코너도 새로운 코미디 장르다. 코미디언들의 대결을 통해 이런 다각도의 코미디를 보여드리는 것이 '코미디 로얄'의 지향점이다."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앞서 권해봄 PD가 언급한 프로그램 리뷰와 같이 '코미디 로얄'은 공개 이후 코미디가 무엇인지에 대한 많은 의견을 오가게 했다. 그 가운데에는 마스터로 불리는 대표적인 인물들이 있었다. 코미디 빅리그를 대표하는 코빅의 맏형 문세윤, 한국 코미디의 새 바람을 일으킨 ‘메타코미디’의 수장 정영준, B급 코미디의 대가 이용진 , 강호동 김구라를 발굴한 안목의 이경규 까지. 제작진이 섭외한 마스터들은 분야와 다양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그중에 탁재훈의 캐스팅은 독특했다. 권해봄 PD는 "탁재훈은 코미디보다 상위 개념인 '웃음'의 측면에서 선발했다. 한국에서 가장 웃기는 사람이라는 탁재훈이 코미디에서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궁금했다."며 그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들 마스터들이 각자 눈여겨보거나 스타일이 맞는 후배를 추천해 줘 팀을 짜고 20명의 코미디언을 모았다는 권해 봄 PD는 "마스터들이 직접 판을 해석하거나 비판하면서 코미디를 액자식으로 바라봄으로써 시청자들이 코미디를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 기존 코미디와의 차별점"이라며 기존에 없던 방식의 코미디 프로그램의 탄생을 위해 어떤 차별점을 주었는지 이야기했다.

코미디는 영화, 드라마, 개그 등 그 어떤 형식의 작품에서도 가장 어려운 도전으로 꼽힌다. 하물며 코미디로 전 세계인을 웃기기 위해 글로벌 OTT에 도전한다는 건 어쩌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걸 알면서도 도전하는 무모함에 가까웠을 것이다. "코미디는 로컬 색이 강하다.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코미디 코드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이번 '코미디 로얄'은 글로벌을 겨냥하고 만든 건 아니었다. K코미디를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대의명분은 있었지만 우리나라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먼저였다"며 권해봄 PD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도전했는지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며 "TOP10 1위 달성으로 그래도 절반의 성공은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코미디는 없다지만 좀 더 다수의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코미디는 있다. 다음 시즌이 있을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코미디가 나올 수 있도록 대결 종목을 잘 짜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절반의 성공을 발판으로 다음에는 좀 더 승률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권해봄 PD는 '코미디 로얄'에 반응을 보인 시청자들에게 각별한 감사함도 드러냈다. "재밌다-재미없다는 상반된 반응을 격하게 주시는 걸 보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코미디를 사랑한다는 걸 느꼈다. 다들 '개콘'의 전성기를 보신 분들이라 '코미디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점을 갖고 계신 것 같더라. 새삼 '개콘'이 대단한 프로그램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재밌다는 분들께는 당연히 감사하지만 아쉽자는 분들 조차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고 평을 남기시는 게 신기했다. 보통 재미없으면 중간에 이탈하기 마련인데, 끝까지 묶어둘 만한 흡입력은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하다"며 K콘텐츠에 대한 애정으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던 시청자들을 리스팩트했다.

인상적인 반응에 대해 물어보니 권해봄 PD는 2화의 이경규와 정영준의 대립 장면을 꼽았다. 그는 "촬영하면서는 이경규가 과했다는 반응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옳은 말을 했다고 의견이 쏠리더라. 의외였다. 사실 ‘원숭이 짝짓기’ 코미디는 제작진이 재밌다고 생각해서 넣은 것은 아니었다.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당연히 예상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방향을 결정지은 너무 큰 사건이었고, 이것을 둘러싼 의견차와 정말 날 것 그대로의 반응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코미디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지금처럼 편집한 것이다."라며 해당 장면을 설명했다.

권해봄 PD는 "저는 사실 정영준 대표와 큰 틀에서 비슷한 의견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코미디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2화의 제목을 그렇게 짓기도 했다. 코미디란 예술과도 같아 마치 마네의 그림이 그랬듯이, 조금씩 선을 넘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세대를 불문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받을 수 있다고 본다"라고 소신을 밝히며 "‘원숭이 짝짓기’ 코미디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다면 더 뜨거운 토론이 되었을 거라 생각하여 아쉬운 면이 있다."며 생각을 덧붙였다.

정영준 대표가 이끄는 메타코미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사양산업과도 같던 코미디를 새로이 살려놓은 것이 메타코미디다. 메타코미디클럽과 같은 유튜브 콘텐츠에서 많은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메타코미디의 많은 코미디언들, 그리고 정영준 대표는 코미디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선구자들이자 개척자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프로그램 내에서의 그들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좀 너른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몇몇 짤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오해에 해명했다.

대한민국의 판도를 뒤엎을 K-코미디 대표 20인이 자신의 이름을 건 단독 쇼 론칭을 위해 펼치는 치열한 대결을 담으며 공개 이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웃음 배틀 예능 '코미디 로얄'은 오직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