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로 만났는데도 아직 배우 이이담으로보다 캐릭터 민들레로 느껴지는 그는 "제 고집과 욕심, 생각이 많이 담긴 인물이다. 오픈할 때까지 많은 긴장감이 있었다. 오픈하고 드라마를 봤을 때 아쉬움도 있었지만 잘 담아낸 거 같고 감독이 잘 그려줘서 좋았다."라며 작품 공개의 소감을 밝혔다.
그러며 "어렸을 때 잠깐 알고 지내던 지인도 DM이 오고, 10년 넘게 연락 안 하던 분도 축하한다고 연락 오시더라. SNS의 팔로워도 많이 늘고 좋아하는 반응을 보며 반응을 체감하고 있는 중"이라며 글로벌한 사랑을 받고 있는 심경을 달뜨게 표현했다.
얼마 전 넷플릭스의 '택배기사'를 통해서도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났던 이이담은 "제가 OTT의 개념도 이해가 되지 않던 시절 '넷플릭스에 나오는 작품에 지나가는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덧 오리지널 작품을 찍고 있더라. 스스로 감격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를 하면서는 책임감이 생기더라. 많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도 커졌다."며 더 커진 비중만큼 책임감도 가지며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민들레와 많이 다르다는 이이담은 "그래서 처음 대본으로 읽으면서는 민들레의 서사와 선택을 많이 곱씹었다. 나와는 좀 달랐던 인물이라 스테이션에서 간호사들과 함께 할 때의 들레의 행동이나 표정에서는 이이담으로의 생각이 조금 담기기도 했다. 저는 밝고 털털하고 장난기도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말도 엄청 많고 제가 리더의 역할도 하면서 분위기를 장악하는 성격이다."라며 현실에서의 자신은 어떤 성향인지를 소개했다.
이이담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의 선배님들이 너무 좋아서 현장에서 제가 포토 담당이었다. 선배님들이 모여서 밥을 먹으면 제가 의례히 사진을 찍었다. 선배 배우들이 SNS에 올린 사진 중에 제가 찍어준 사진도 많다."며 극 중에서와 달리 꽤나 적극적인 귀여운 막내였음을 알렸다.
분위기를 장악하는 포토담당이어서였을까? 이이담은 현장에서의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고 했다. "사실 촬영 전에는 선배님들의 이름만 보고도 엄청 긴장했다. 제가 제일 경험도 부족했고, 이정은 박보영 선배님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저를 민들레로 인정해 주는 자체에서 자신감이 생기더라. 너무너무 미담도 많고 성격이 좋으신 선배님들인데 저희끼리 모여있을 때마다 대화도 많이 하시고 밥도 같이 먹고 촬영이 일찍 끝나면 근처 카페라도 가서 커피 한잔하고 갈 정도로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며 선배들의 리드 하에 바쁘고 추웠던 현장에서도 항상 파이팅 하는 에너지를 배우고 나눌 수 있었다며 현장을 회상했다.
그런데 의외로 현장에서 MBTI가 아닌 혈액형을 물어보고 다녔다며 이이담은 의외로 MZ 답지 않은 모습을 알려 놀라웠다. "MBTI 유형 너무 많고 외우기 어려웠다. 저는 B형인데, 혈액형을 물어보는 저를 특이하다고 해주셨다."며 선배들의 반응을 전했다.
평소 의학드라마를 많이 봐 왔고 특히 이 작품을 위해서는 넷플릭스의 '뉴암스테르담'이라는 작품을 보며 간호사의 생활감을 공부했다는 이이담은 "차팅이나 컴퓨터 작업, 물품 정리 등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보이길 바랐는데 심지어 걸음걸이도 중요하더라. 촬영 전 성모병원에서 참관도 하며 간호사분들을 관찰할 기회도 있었는데 어떤 텐션으로 지내시는지 주의 깊게 봤고 쉬지 않고 바쁘게 손을 움직이시며 빠른 템포는 아닌데 힘 있게 빠릿빠릿하게 목적성이 강해 보이는 걸음걸이를 보이셔서 인상적이었다. 환자들과 상담하는 것도 봤는데 환자에게 어떤 건 좋다 좋지 않다 등의 확실한 표현도 안 하더라. 그런 걸 많이 배워왔다."며 캐릭터의 세세한 모습들을 꼼꼼하게 준비한 과정을 밝혔다.
감정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간호사 민들레로 보였지만 이이담은 "들레는 사실 감정 표현이 서툰 친구다. 그래서 환자를 대하는 설정에 고민이 많았다."라며 "작품을 하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상처를 준 일은 없었는지, 나의 시선이 어땠는지 자가체크를 했다."며 단순히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로서의 태도적인 부분도 갖추려 노력했음을 알렸다.
이이담은 작품의 대본을 읽으며 정신 질환에 대한 시선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서 특별히 좋았다며 "따뜻한 위로가 되는 드라마여서 더 참여하고 싶었고 내가 이 작품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게 감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며 작품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나 인물별로 저마다 공감되거나 마음이 가는 부분은 따로 있을 거라며 자신에게 유독 와닿았던 에피소드로 보이스피싱을 당한 인물의 에피소드를 꼽았다. "친구 어머님이 보이스피싱을 당하셨고 그때 상실감에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겠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인지 더 마음이 가더라."며 요즘 부쩍 많아진 범죄로 인해 생각보다 가까운 이웃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음을 공감하게 했다.
또 이이담은 작품 속 명장면을 정다은 간호사와 수간호사가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씬으로 꼽으며 "'너는 지금 간호사가 안 하고 싶니?'라고 수쌤이 묻고 정다은이 '저는 제가 너무 가엽고 간호사 너무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그때 했던 수쌤의 대사들이 저에게 최고의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볼 때는 화면을 멈춰놓고 엉엉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팠던 자신에게 쪼그라들지 말라고, 누구에게도 해하지 않았다는 대사는 언젠가 저에게 크게 위로가 될 말 같았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보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리뷰가 많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대해 이이담은 "보신 분들이 라면 위로받는 포인트가 분명히 있다. 사람마다 그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도 특징이다. 저도 정신질환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시리즈를 보시는 분들도 저같이 정신질환에 대해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며 여러 번 돌려보기를 권했다.
참으로 조물조물하고 싶은 이야기는 빼먹지 않고 잘하는 야무진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이담은 "아직 안 해본 연기가 많아서 욕심이 많다. 엄청난 빌런 연기도 해보고 싶다. 액션도 '택배기사'를 통해 살짝 해봤는데 훈련을 많은 시간 해서 제대로 된 액션연기도 해 보이고 싶다. 제 키와 체형에서 나올 수 있는 멋있는 액션이 있지 않을까 스스로 기대하는 게 있다. 또 제가 한복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시던데 지금은 사극을 찍고 있다. 그 안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차기작의 홍보도 잊지 않았다.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고스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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