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의 조선은 일제의 탄압은 문화적으로 더 치밀해졌고 친일파들이 기세등등하던 시기였다. 일제의 산미증식계획으로 인해 조선의 민초들을 살기가 더 어려워졌고 그래서 조선을 떠나 목에 풀칠이라도 해보자며 중국 땅 간도로 옮겨가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 시리즈는 1920년대라는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국의 땅에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들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흙먼지 휘날리는 황야에서의 총격전, 마상 액션, 활, 칼, 낫, 도끼, 맨손 격투까지 다채롭게 펼쳐지는 액션까지 구사하며 한국형 웨스턴 장르를 만든 '도적: 칼의 소리'였다.
누군가는 그저 살기 위해, 누군가는 독립을 위해, 누군가는 기회를 잡기 위해 치열하게 살수 밖에 없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독립군이냐 일본군이냐는 뻔한 구분이 아닌 그 누구의 편도 아닌 도적이라는 설정이 매력적이었다는 김남길이다. 그는 "친일파 쪽이거나 독립군 쪽이거나. 마적들조차도 이들이 과연 전쟁을 할지 타협을 할지 여지가 있다는 게 흥미로왔다. 심지어 일본군인데도 전쟁의 승리보다 빨리 기간을 채우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인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렇게 당시를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게 너무 좋았다."며 글로벌 OTT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보니 어느 한쪽의 시선으로 그 시대를 해석하기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시대를 볼 수 있게 만들어 준 캐릭터 덕분에 작품이 더 마음에 들었다고 강조했다.
김남길이 이 작품에 느낀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웨스턴 장르여서라고. 우리 문화에서 웨스턴 장르는 어쩐지 생소할 수 있지만 웨스턴이라고 해서 꼭 서양적인 문화는 아닌 것 같다며. 그는 "몽골의 평야에도 보면 말을 타고 달린다. 근현대사로 넘어오면서 무기들이 총으로 바뀌었고 그렇다면 동양권에서도 말을 타고 총을 쏘는 건 생경한 일이 아니었을 것. 처음에 말로만 웨스턴이라고 들었을 때는 신선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연기를 해보니 실제로 이렇게 싸우던 시절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의외로 액션에 현실감이 들었다고 했다.
총을 멋지게 휙휙 돌리며 쏘는 액션을 선보인 김남길은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총을 돌렸다. 왜 이렇게 돌리나 했었는데 고전 웨스턴 영화를 보면 정말 많이들 돌리더라. 심지어 상대가 총을 들고 바로 앞에 서 있는데 멋 부릴 시간에 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순간에도 총을 돌리더라. 이게 너무 과한 멋 부림이 아닌가 싶어 촬영하면서 '방금 전에 한번 돌렸으니까 이번에는 안 돌려보겠다'며 그냥 총을 쏴 봤는데 촬영 장면을 모니터를 하면 그 씬이 너무 심심하더라. 결국은 자꾸 돌리게 되었다."라며 스타일리시한 액션의 한 카테고리로 받아들이며 총을 돌렸음을 알렸다. 그가 쉽게 돌린 윈체스터 장총은 체감상 무게가 15kg이었다고. 심지어 권총도 10kg는 되는 걸로 느껴졌단다.
먼지가 가득한 황야에서 총을 쏘는 김남길의 액션은 각 회차별로 다양한 감정으로 연출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안겼다. "초반의 롱테이크는 이윤이 그동안 총을 내려놓고 과오를 반성하는 의미였기에 잔인하고 어둡게 표현을 했다. 그런데 이후 이호정과의 액션은 해학적인 걸 가미해서 촬영했다. 이호정의 발랄함이 액션에도 묻어나더라. 도적들과 싸울 때는 또 다른 분위기로 액션을 디자인했는데 도적들과의 액션에서는 티키타카의 합이 좋았다."며 상대와 상황에 따른 액션을 설명했다.
이윤을 연기하며 감정 표현이 가장 어려웠다는 김남길이다. 원래도 굉장히 유쾌하고 즐거운 성격인데 그런 성향을 누르고 시대적 책임감과 지나간 과거의 후회를 많이 표현해야 했다. 현대극이었다면 다양한 표현이 가능했을 텐데 시대극이라 제약도 컸단다. "감정의 중립을 지키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정적인 연기가 답답했다. 리더는 웃기면 안 되나 싶었지만 상처를 숨기려고 밝게 하는 건 어쩌면 전형적인 표현이 아닌가 생각되더라."라며 김남길 개인의 성격이 올라오는 걸 애써 눌렀다는 말을 했다.
김남길은 "이윤이 원래는 죽음으로서 반성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성장을 하게 된다. 어둠에서 머무는 인물이 아니라 성장하는 게 좋았다."며 캐릭터 감정의 긍정적인 변화를 좋게 평가했다.
시대극을 연기하면서 1920년대의 역사를 따로 공부했냐는 질문에 그는 "실제 인물을 연기하지 않는 한 일부러 공부하지 않는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캐릭터의 개연성이 떨어져 몰입이 안되고 연기에 방해가 되더라. 이 시대에 이렇게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라 답하며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에 더 집중하며 작품을 해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OTT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임에 남다른 중압감을 갖고 있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플랫폼이 어디이건 작품의 완성도나 만듦새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김남길은 "어디 내놔도 창피하지 않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해외 반응보다는 국내 반응을 중시한다는 기준을 알렸다.
그는 후배들에게 "팬과 대중을 헷갈리지 말라"는 조언을 한다고. 팬을 위해 작품을 하기도 하지만 대중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작품이기에 팬들의 좋은 이야기에 도취되지 않으려 노력한단다. 그런 의미에서 남이 쓴 작품의 리뷰들을 찾아보기보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냉정하게 스스로 평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그런 의미에서 김남길은 이번 작품에 대해 "최근 만들어지지 않았던 시대극을 웨스턴 장르를 표방해 장르적으로 보여준 신선함이 있다. 특히 독립운동이나 살인청부업자라는 것이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게 몸이, 신체적으로 강해서 강한 게 아니라 정신이나 마음이 강해서 강한 거라는 걸 서현, 이호정이 잘 보여줘서 만족스럽다."라고 평가했다.
캐릭터별로 디테일하게 설명되지 않은 서사가 많고 캐릭터들의 무리가 다양하다 보니 스케일도 더 커질 수 있어 시즌2가 너무 하고 싶다는 김남길은 "애초부터 작가와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다 풀어내지 못한 인물 간의 서사가 있으니 그건 다음 시즌에서 속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시즌2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 '도적: 칼의 소리'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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