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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오정세 "배드신의 '공사' 장면, 대국민 사과드린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3-09-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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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미집'에서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를 연기한 오정세를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매 작품마다 너무나 리얼하고 생동감 넘치는 현실 연기를 펼치는 오정세였기에 이번 영화 '거미집''에서도 그가 만들어 낸 재미있는 장면이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그는 "현장에서 만들어진 씬은 불이 나 유림이를 구하는 장면이었다. 처음 리허설을 할 때 너무 우왕좌왕하고 많은 인물들이 눈앞에서 움직이니까 유림이를 한 번에 못 찾겠더라. 그래서 첫 테이크 때 다른 사람을 데리고 나왔었다. 그때 감독님께 유림이 말고 다른 사람을 데리고 나오는 걸로 하자고 했더니 감독님이 '그럼 그러고 나서 진짜 유림이를 만나는 씬도 추가로 찍읍시다'라고 해서 그 장면이 만들어졌다."며 허당 '강호세'의 면모가 단적으로 드러났던 장면을 공개했다.

극 중 70년대 영화계에서 배드신을 위해 남성의 주요 부위를 가리는 일명 '공사'를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 보였다. 일반 시사를 통해 관객이 육성으로 '아 뭐야~'라고 하는 말을 직접 들었다는 오정세는 "그분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저도 좋아서 했겠냐. 나만을 위해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작품을 위해서 한 것"이라고 항변해 웃음을 안겼다.

오정세는 "그 배드신은 러브라인이 아니라 생각했다. 기능적인 장면이었다. 호세도 유림도 사랑이라 생각하지 않고 기능적으로 배드신을 했지 감정은 없었을 것. 그 장면 촬영할 때 배드신이 끝나고도 호세 혼자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빨리 못 일어나는 상황도 있었는데 그 장면은 쓰지 않으셨더라. 그건 호세만의 러브라인으로 생각해서 만든 설정이었다. 혼자만 목적지 없는 곳으로 간 감정, 진짜 사랑도 아니고 사랑과 사랑이 맞물린 게 아니었다."라며 짝사랑에 깊이 빠진 호세의 감정을 해석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극 중 호세는 바람둥이 역할이었다. 바람둥이 연기를 하며 쾌감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불편함이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라이어'라는 연극을 했던 도움을 크게 받았다. 그 연극이 바람피우는 사람의 거짓말 소동극으로 재미있게 소통했지만 원작은 그렇지 않았다. 원작은 진정으로 두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다루는 이야기였다. 이 사람도 사랑하고 저 사람도 사랑해서 아파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거짓말이었고 그랬기에 공연 연습을 할 때는 울면서 감정 연기를 했었다. 그런 진심으로 시작했지만 유쾌하게 그려진다는 걸 경험해 봐서 호세의 감정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라며 아무리 코믹하게 보이는 인물이라 하더라도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진심의 감정을 쫓으려 노력했음을 알렸다.

오정세는 영화 '거미집'을 자신의 인생영화로 꼽았다. 시기적으로 인생영화는 계속 바뀌는 중이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거미집'이 떠오른 이유는 "생각할 거리가 있는 영화이고 영화에 대한 낭만이 묻어나는 작품"이어서라고 했다. "컷을 하고 나면 송강호가 멀리 앉아서 후배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풀샷이 보인다. 그걸 보면 진짜 영화 현장에 나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현장에서 바라본 풍경을 낭만적으로 이야기했다.

또한 "김열 감독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걸작을 만들었다 생각하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작품이다. 저도 작품을 할 때 제 욕심 때문에 감독이나 다른 배우에게 뭘 요구하거나 제안하기도 한다. 이게 어디까지가 욕망이고 어디까지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되는데 이번 작품을 보며 한번 더 생각하게 된 기회가 되었다."라며 영화 속 상황에 자신의 경험을 대입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기에 이 영화가 지금 인생영화로 꼽힐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쉼 없이 다작을 하기에 '혹시 입대하냐?'는 유머러스한 추측이 돌기도 했던 그다. "코로나 때문에 오래전 찍었지만 아직 못 나온 것도 있고, 단역으로 찍고 있는 것도 있고, 찍기로 했지만 아직 못한 것들도 있어 모이다 보니 숫자가 많아졌다. 대부분이 다 전작 감독의 작품이다. 작은 역할이건 큰 역할이건 전에 같이 했던 분들의 손 내밈을 거절할 수 없어서 하게 되었다. 그분들에게 선물 받은 느낌으로 함께 하고 있다."라며 한번 작품을 하며 좋은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연거푸 작업을 하게 된다며 다작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속의 영화 '거미집'에 대해 스핀오프로 별도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기자간담회에서 한 바 있다. 이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은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오정세는 "시나리오가 가혹하지만 않다면 작업하고 싶다"며 영화 속 대사를 차용하는 재치 있는 답변을 해 웃음을 안겼다.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거미집'은 9월 27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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