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스크린 컴백인 이민정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병헌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다. 권상우와 오랜 친분이 있는 이병헌이었기에 권상우와 부부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 궁금했다. 이민정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정말 권상우가 잘 할 캐릭터였다. 작품의 내용을 다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권상우가 정말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먼저 이병헌에게 했었다. 워낙 두 분이 오래 알고 지냈기에 제 이야기에 이병헌도 권상우의 연기를 상상하며 재미있겠다는 반응을 보였었다."라며 작품을 선택했을 당시 남편의 반응을 전했다.
쿨하게 말했지만 그래도 작품 속에서 부부의 케미를 선보였던 권상우와 키스신도 있었다. 이민정은 "권상우도 배우를 한지 오래되었고, 촬영할 때 서로 불편한 것도 편하게 이야기하며 잘 헤쳐나갈 정도의 구력이 있는 분이다. 권상우는 농담처럼 키스신 찍을 때 이병헌의 눈치가 보였다고 하던데, 막상 촬영할 때는 한큐에 잘 찍었다. 키스신의 경우 남자보다 여자가 더 적극적이고 남자가 벽에 밀리는 느낌이 들어야 재미가 있을 장면이라 제가 더 열심히 했다."라며 배우로서 장면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했던 부분을 이야기했다.
코믹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이 있는 영화로 만들어진 데에는 "배우들의 아이디어와 케미 때문에 나온 시너지가 있었다. 권상우, 오정세와의 케미가 너무 좋았고, 그 덕에 촬영도 재미있었는데 결과도 좋게 나왔다. 정말 즐거운 현장이었다."라며 이민정은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나리오에 쓰여있는 대사 한 줄도 그냥 연기하지 않고 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없을지 고민했다고 이야기하며 이민정은 "오정세의 대사 중에 '이병헌이 깐 건데 너한테 들어왔어'라는 게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권상우와 오정세가 촬영하다가 '이병헌이 싸잖아'라는 뉘앙스의 대사로 바꿨다고 하며 저한테 남편한테 그 대사 써도 될지 물어봐달라고 하더라. 남편은 '그 부분이 터지는 부분이면 무조건 오케이'라고 했다. 자기를 언급했는데 재미가 없다면 기분이 나쁠 것 같다는 게 남편의 반응이었다."라며 즉석에서 만든 대사를 이병헌에게 허락받은 에피소드를 전했다.
오정세가 즉석으로 만들었다는 그 대사는 극장에서 웃음 버튼으로 작용, 모든 관객의 폭소를 유도했다. 이민정도 "그 장면에서 남자 어른들이 되게 많이 웃더라. 이병헌,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셔서 '남자들이 이병헌을 되게 깎아내리고 싶었나 보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며 "그 장면이 잘 살아서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면 이병헌도 뭐라고 안 할 것 같다. 오히려 기분 좋을 수도 있겠다."라며 "이병헌은 웃긴 걸 좋아하는데 그걸 숨기고 산다.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하는데 친한 사람들과의 단톡방에서는 웃기는 말이 아니면 문자를 쓰지도 않는다. 어떻게 하면 터질까에 대한 욕심이 있다. 그런데 배우로서 웃기는 건 작품에서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대중을 웃기는 것에 대해서는 SNS 댓글만 봐서는 이민정이 확실히 이병헌 보다 한수 위다. 그는 "SNS도 가끔 남편이 자기 거 올리기 전에 나한테 보여줄 때가 있다. '이렇게 하면 웃기지?'라고 물어보는데 웃기려는 의도를 가지는 순간 나는 재미없는 거라고 조언을 해 준다. 솔직하게 지금 느낀 것을 소통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웃긴 댓글의 비결을 밝혔다.
인터뷰 내내 직설적이고 털털한 발언과 솔직한 단어 선택으로 여러 차례 폭소를 안긴 이민정은 "제 성격 때문에 저는 남사친이 정말 많다. 어제 오랜만에 대학 동창들과 만나 망년회를 했었는데 '역시 21년이 지나도 이민정 의리 하나는 똑같다'라는 말을 해주던데 그 말이 그렇게 기분 좋더라."라며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 성격은 시원시원하다고 알렸다.
그러며 "물론 저도 보여주는 모습과 실제 모습을 따로 갖고 있기는 하다. 그래서 이병헌이 너무 억울해 한다. 밖에 나가서 친구들 앞에서는 남편을 잘 챙겨주는데 그럴 때마다 '이거 다 연기다'라며 부럽다는 남들의 칭찬에 억울함을 토로한다. 밖에서는 저도 제 보이는 이미지처럼 하고 둘이 있을 때는 좀 거침이 없다"라며 자신의 이중성을 셀프 폭로했다.
톱스타 부부이지만 사생활을 비밀스럽게 가져가기 보다 궁금해하고 물어보는 건 어느 정도 범위 안에서 솔직하고 소탈하게 공개하는 이민정의 모습은 여느 연예인들과 많이 달랐다. 이병헌도 이민정도 배우로서 각자의 색깔과 커리어가 있는 만큼 부부가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민정은 이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저희는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지 않는다. 이미지적으로 같이 있는 모습을 보여줘 봐야 둘에게 손해다. 결혼 처음부터 그런 이야기는 많이 했고 서로 약속을 한 부분이다. 제가 작품에서 다른 배우와 부부로 연기하고 웨딩드레스를 입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실제 제 결혼식 사진이 겹쳐진다면 캐릭터에 위화감이 생길 거라 생각한다. 이병헌도 배우로서 계속 작품을 하고 있는데 알콩달콩한 커플 셀카를 올리는 건 서로에게 안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유를 밝히며 "하지만 옴니버스 영화인데 서로 각각 다른 커플로, 다른 이야기에 나오는 건 괜찮을 것 같다."라며 가능한 범위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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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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