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인권실에서 오메가엑스(재한, 휘찬, 세빈, 한겸, 태동, XEN, 제현, KEVIN, 정훈, 혁, 예찬) 폭행 피해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서주연, 노종언 변호사와 멤버들이 자리했다.
이날 법률대리를 맡은 노종언 변호사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다. 이를 바꾸기 위해 용기를 냈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속계약 해지를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형사 고소, 위자료 청구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경종을 울리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며 오메가 엑스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강 모 대표에게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공개된 녹음 파일과 영상에는 여성 대표가 "니네 나한테 XX했어?"라며 멤버들을 향해 고함치고, "하지 마? 야 니가 뭔데. 니가 뭔데"라고 고함을 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퍽'하는 소리가 나기도 했다.
이후 소속사는 "당시 상황은 지난 9월16일 멕시코 과달라하라부터 이달 22일 LA 공연까지 약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투어를 모두 끝마친 후 진행한 식사 자리 이후에 일어난 상황"이라며 "모든 투어가 끝난 시점에서,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서로가 열심히 해온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로에게 서운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감정이 격해져 언성이 높아졌다. 현재는 모든 오해를 풀었다"고 주장했다.
노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폭행 협박 강제추행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를 할 계획"이라며 "사진, 영상, 녹취 등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폭행 사건 이후 대표로부터 멤버들이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 변호사는 "멤버 한 명당 3~4억을 지급하라는 말도 안 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분노했다. 강 대표 위에는 황 의장이라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와 관련해 노 변호사는 "황 의장은 이미 알고 있었다. 철저하게 묵살했다. 우리 대리인은 방조라고 판단해 손해배상 및 형사 책임을 물게 할 예정이다"라고 못 박았다.
멤버들은 차례로 자신들의 피해 사례와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재한은 "강 대표는 연습이 끝나면 불러서 강제로 술을 마시게 했다. 성희롱도 있었다. 얼굴을 만지고 손을 만졌다"며 "술자리가 끝나도 카톡과 전화를 했다. 계속 아이돌을 할 거면 박박 기어라고 폭언했다. 자신이 극단적 선택을 할 거라고 말해 멤버들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우리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존중받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개된 폭행 영상 속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재한은 "지금껏 우리가 참고 버틴 이유는 참지 않으면 마지막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우리 모두가 재도전이었고,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맏형으로 리더로 지친 멤버들을 보며 꿈이 무너질까 두려웠다. 참고 버텼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군가를 위해, 우리와 같은 꿈을 꾸는 모두를 위해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예찬은 "처음 의장과 강 대표는 부모가 되고 싶다고 했다. 우리도 신뢰하고 따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가치관, 인생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진심이라는 명분으로 위로를 하며 술을 마셔야 했다"며 "연습 시간을 빼앗기고 대화를 하는 멤버들을 기다리며 의욕을 잃고 기다렸다. 가스라이팅을 당했고, 망가져 간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술자리에서 형들이 희생을 당해 미안했다. 나도 자진해서 앉으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 형들도 버티니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써 넘겼다. 세상에 보여드리고 싶지 않은 모습으로 서 안타깝다. 사회에서 갑질, 가스라이팅으로 피해 입는 분들이 계실 거다. 우리 사건이 인권을 포기하지 않는 것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고 싶다"고 토로했다.
한겸은 "술자리에서 우리 회사 회식에서 그런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흑기사를 하면 선물을 주는 이상한 문화가 있었다. 흑기사를 하지 않으면 삐져서 째려보고, 다음날 우리에게 차갑게 대했다. 그런 뉘앙스를 너무 많이 풍겼다"고 힘들어했고, 세빈은 "술자리를 거부하면 다음 앨범은 없다고 말하더라"고 주장했다.
서주연 변호사는 성희롱 및 성추행과 관련해 "성희롱 발언도 수시로 있었지만, 신체 접촉이 많았다. 강제로 부른 술자리에서 허벅지를 만지고 얼굴을 가져다 대고 숨소리가 들리게 하는 행위가 있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다. 여성이 당하면 중범죄로 누구나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어 "멤버들이 당한 성추행 피해는 남녀 간 문제가 아니었다. 꿈을 유린하는 문제였다. 강 이사가 멤버들에게 한 정신적 학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이용해 잘해줬다가 학대했다가 1년 넘게 자행했다. 멤버들은 자신들이 활동할 수 없을 수 있음에도 진짜 행복을 위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용기냈다"고 말했다.
현재 멤버들의 정신 건강 상태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고. 특히 한겸은 "술 취한 전화를 반복적으로 받으며 집에 들어가면 불안하고 초조했다. 정신과를 다니는 중이다. 진동소리, 알람 소리, 음악 베이스 소리만 들어도 불안함이 찾아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며 "강 대표와 단 둘이 이야기를 하던 때 정신과를 다니지 않았었다. 계속되는 이야기 자리에서 감당하기 힘들어 숨이 안 쉬어지더라.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공황장애 10인체제 기사가 나갈 거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저녁마다 강 대표가 했던 '극단적 선택을 할 거다'라는 말 때문에 가해자가 될까 두려움에 떨었다"고 토로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진정한 사과조차 없었다는 것. 정훈은 "우리가 그런 일이 있고 귀국 후에 진심 어린 사과는 단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다. 오히려 군대 문제를 거론했다. 터무니없는 정산서를 보내며 협박을 일삼았다.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결심했다"고 말했다.
예찬은 "다른 사람으로 인해 본인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개개인의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는 걸 알아주셨다면 좋겠다. 나는 예전에 그걸 몰라 많이 힘들어 쥐구멍에 숨었다. 이제는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오메가엑스 멤버들은 "모두 가수라는 꿈 하나를 꾸면서 최선을 다했다. 왜 계속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너무 힘들다.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는 많은 분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팬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도 있다. 정말 그 누구보다 팬분들의 힘이 있었기에 우리 11명 모두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덕분에 용기 냈기 때문에 우리 11명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모습으로 음악하고 무대 하고 인사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오메가엑스는 각각 스펙트럼, 리미트리스, 스누퍼, 세븐어클락, 기동대, 원팀, ENOi, 원더나인 출신 11명의 멤버들이 모여 한 팀을 이룬 아이돌이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출처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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