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영화감독이 오랜만에 만난 그의 딸과 함께 인테리어 디자인하는 여자의 건물을 찾는다. 딸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 해서 그녀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디자이너는 직접 고친 그 4층 건물의 소유주이고, 자기가 어떻게 고쳤는지 보여주고 싶어 한 층씩 두 사람을 데리고 올라간다. 각층의 방을 다 열고 들어가 보는 세 사람. 그렇게 시작한 영화는 그리고 나서, 이제 다시 밑에서부터 한 층씩 올라온다.
▶ 비포스크리닝
제70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초청,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부문 초청,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공개된 홍상수 감독의 28번째 영화 '탑'은 여전히 전세계 영화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영화에는 홍상수 감독의 전작 '소설가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권해효, 이혜영, 조윤희, 박미소, '도망친 여자'의 배우 송선미, '인트로덕션'의 배우 신석호 등이 참여했다. 영화는 2021년 가을에 서울 논현동의 한 건물에서 촬영되었다.
▶ 애프터스크리닝
'멜랑꼴리'라는 단어를 영화로 만들면 '탑'일 것. 최근들어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국내관객들에게 참 특별한 관전 포인트를 안긴다. '어쩌면 저 대사는 감독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일까?' '실제로 저런 생각을 했을까?' '정말 저렇게 살고 있는 걸까?' 등 영화적 상황과 대사마다 홍상수 감독의 사생활을 대입하게 된다. 너무나 떠들썩했던 사생활 이슈였던 만큼 그가 만든 영화를 볼때 영화 자체만으로 해석하기는 다소 어렵다.
최근 몇 영화들이 여자가 주인공이고 여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상황이 많았다면 이번 영화는 남자가 주인공이고 남자의 이야기를 펼친다. 흑백의 영화이고, 투박한 음악, 생생한 현장 소음, 주절주절 떠드는 듯한 대사이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뾰족한 가시같은 말들도 있고 두꺼운 솜이불로 덮어 뭉개려는 듯한 말들도 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나와 실제 나는 정말 다른건지, 그냥 나로 살고 있지만 그런 나를 바라보는 주변인의 시선은 어떤건지, 그 와중에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왜 이렇게 웃기고 안쓰러운지....
홍상수 감독의 28번째 영화 '탑'은 11월 3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전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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