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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아빠 연기자가 본 '자폐 희화 논란' [인터뷰M]

기사입력2022-08-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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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배수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아빠 우광호를 열연했다.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한 그가 희화 논란에 의견을 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엄청난 인기 몰이에 성공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매회 다양한 법정 사건사고 에피소드로 등장인물의 화제성도 뛰어났다. 우영우 역할의 주연 박은빈은 물론 강태오(이준호), 강기영(정명석), 백지원(한선영), 진경(태수미), 주현영(동그라미), 하윤경(최수연), 주종혁(이준호) 등 다수의 배우들이 호연을 펼쳐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우영우의 아빠 우광호를 연기한 전배수를 향한 호평일색도 넘쳐났다. 절절한 감정 열연으로 자폐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심정을 대변하는가 하면, 전처 태수미와의 복잡다변한 과거 서사를 현실감있는 연기로 풀어내기도 했다. 때로는 친구처럼, 한편으로는 든든한 고목나무처럼 딸과의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그의 열연에 반한 시청자들은 '국민아빠' 수식어를 선물했다.


최근 iMBC연예와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전배수는 "완벽한 대본 덕분에 흥행할 거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이만큼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잘될 거라는 건 상상도 못 했다. 이렇게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불안하기도, 좋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배수는 역할을 제안받고 '모든 부모의 마음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상황에 몰두했다. 그는 "우리 딸이 자폐는 아니지만, 느끼는 부성애는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모는 자식을 키우면 '스스로'가 점차 사라지기 마련이다. 자식과 함께 있으면 항상 그렇다. 우광호가 우영우를 대하는 마음이나, 내가 우리 딸을 대하는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출발선에서 역할을 세워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배수는 "지금 타운 하우스에 산다. 동네의 구조상 엄마들끼리 참 친하게 지낸다. 한참 코로나19가 절정이던 당시 동네에서 애들끼리만 놀 수 있으니 더욱 가까워졌다. 이웃 중 자폐스펙트럼 자녀를 키우는 집이 있다. 그 집 아이들이 우리 집에서 자주 놀러 온다. 그러면 곁눈질로 많이 지켜봤었다"며 "이 작품 시작 전에 그 엄마에게 몇 가지 물어봤었다. 내가 너무 깊이 빠지면 장면 연출 중 쓸데없는 것들을 할까 봐 오히려 대본에 있는 정도만 하고 싶어서 자중했다"고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전배수가 바라본 우광호라는 인물의 사무치는 심경을 가장 절절하게 표현한 장면은 두 가지였다. 그는 시금치신, 레고신이라고 표현하며 "홀로 김밥집을 운영하는 우광호가 딸에게 '같이 시금치를 다듬자'고 말한다. 하지만 딸은 제 할 말과 제 할 일에만 집중한다. '아빠는 외롭다'고 말하는 장면이 어찌나 마음 아프던지"라며 "바닥에 널브러진 레고 밟고 아빠가 우는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어쩜 그리 눈길 한 번을 안 주는지. 그런 장면이 자폐아 부모의 심경 대변하지 않았나 싶다. 주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세계에 빠진 그런 딸의 모습이 참 가슴 아프고 답답할 거 같더라"고 전했다.


작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곁가지의 논란들도 생겨났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자폐인 희화 논란'이었다. 차별의 아픔을 겪는 소수들의 이야기를 곳곳에 녹인 작품이었다. 자폐 역시 소재로 사용됐고, 다양한 패러디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는 갑론을박을 만들어냈다. 자폐인들의 반복적인 말이나 의성어, 행동들을 웃음과 조회수로 이용해 마구잡이로 따라 하는 유튜버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진 것.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전배수는 "일각에서는 자폐를 겪는 이들은 '안일하게 이야기하는 거 아니냐, 실제 삶은 더욱 처절하다'고 말한다. 초등학생들이 우스갯소리로 따라 장난하기도 한다. 그걸로 아파하는 분들도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들도 '아프다' 말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장애인을 마구 따라 하면 선생님도 따끔하게 교육할 장이 마련될 수 있는 거고, 이전까지 귓등으로 듣던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옳게 바로 잡을 기회가 생긴 거 같아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전배수는 1989년 19세 나이부터 다수의 연극 무대에 오르며 연기력을 쌓았다. 2004년 ‘알게 될거야'로 브라운관 데뷔한 그는 '비밀의 숲' '변혁의 사랑'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마녀의 법정' '오늘의 탐정' '손 the guest' '해치' '동백꽃 필 무렵' '더 킹 : 영원의 군주' '철인왕후'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 '트레이서 시즌2'에 이어 이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까지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2006년 ‘사랑을 놓치다’ 시작으로 ‘검사외전’ ‘곡성’ ‘군함도’까지 수많은 영화 필모그래피를 축적했다.

iMBC 이호영 | 사진제공 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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