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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허성태 연기에 놀래, 문진승도 제 2의 허성태 될 것" [인터뷰M]

기사입력2022-08-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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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에서 가족 같은 이들에게 배신당하기 전에 먼저 배신을 준비하는 '광철'을 연기한 박희순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모범가족'이 공개되고 난 뒤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나 미장센에 대한 칭찬 등 호평과 동시에 가족 캐릭터들의 답답함에 대한 혹평까지 다양한 반응이 보이고 있다. 박희순은 이에 대해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어느 작품이든 있다. OTT의 장점이 빠르게 돌려볼 수 있다는 거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 점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느린 호흡의 작품은 느림의 미학을 만끽해야 그 힘이 나온다. 빠르게 돌려서 보면 당연히 재미가 없다. 작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몇 달간 노력했는데 그걸 간단하게 봐주시는 게 가혹하다. 빨리 보기를 하지 않으시면 좋겠다"라며 힘을 줘 강조했다. 그러며 "가족 캐릭터에 대한 피드백은 혹평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인 느낌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해외 시청자들이 우리처럼 끈끈하고 처절한 가족의 의미가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반응이 좋더라. 특히 유럽 쪽에서 반응이 크게 오고 있다. 한국적인 이야기지만 음악이나 배경이 이국적이어서인지 해외 팬들은 더 좋아하는 것 같다"라며 글로벌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마이네임'을 통해 해외 시청자의 강렬한 반응을 접했던 박희순은 "이번 작품도 OTT라고 해서 특별히 신경 쓴 건 없다. 아는 이야기인데 어딘가 낯설거나, 익숙한 가운데 새로운 게 있는 것에 해외 관객들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더라. 그냥 우리는 우리가 하던 대로 작품을 만들었다"라며 국내 작품이 해외 관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범가족'에는 박희순뿐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나와서 한국 콘텐츠의 힘이 배우들의 연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정우 씨의 경우 많이 준비되어 있는 배우다. 연기로는 제가 이야기할 게 없을 정도로 좋은 배우. 김성오의 경우 실제로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연기를 잘 하더라. 김신락의 경우 '지옥'에서 연기도 봤었는데 그런 연기뿐 아니라 사무적이거나 장르적인 연기도 너무 잘하는 배우다. '모범가족'에서의 연기도 너무 좋아서 또 한 번 놀랬다. 허성태의 경우 너무 좋았다. 지금껏 연기한 것 중에 제일 좋다고 생각될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더라. 촬영 현장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연기를 보여줬다. 최고의 신 스틸러가 아닌가 생각했다"라며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희순은 특히 자신의 오른팔 '중배'를 연기한 문진승 배우에 대해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아 좋은 직장을 다니며 잘 살수 있는 사람인데 갑자기 연기가 하고 싶다며 도전한지 얼마 안 된 친구다. 왜 그런 직장과 좋은 미래를 버리고 왔냐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많이 했었는데 그런 걸 다 버리고 온 친구라 그런지 연기가 절실했던 것 같다. 훤칠하고 멋있고 좋은 배우라는 게 느껴져서 이왕에 시작한 거 늦었지만 시작이 반이니까 열심히 하라고 했다. 허성태도 좋은 직정을 다니다가 늦게 연기를 시작했지만 성공했듯이 문진승도 그렇게 될 것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가족에 대한 결핍이 큰 인물 '광철'을 연기하며 거의 표정이 없는 인물이지만 분위기로 감정 표현을 하는 어려운 연기를 펼쳐낸 박희순은 "인간은 누구나 고독하다. 작품 하면서 같이 하더라도 결국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건 나다. 항상 외롭고 공허함을 가지게 된다. 나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끄집어 내려고 했었다."라며 감정 연기를 할 때 신경 쓴 부분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극 중에서 딱 두 번 다른 표정을 짓는다. 초반 '너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가족이 생겼다'라는 말에 살짝 미소를 짓는 것과 나중에 '키우던 개 때문에 가족을 버릴 수 없지 않냐'라는 말을 들을 때 쓴웃음을 한번 짓는 게 '광철'의 유일한 표정이다. 첫 미소는 '광철'이 가장 결핍되고 바라던 게 무엇이었나가 확연하게 나타나는 장면인 거고, 뒷부분에 약간의 눈물이 섞인 씁쓸한 쓴웃음은 내쳐질 때의 감정을 표현했다"라며 해당 장면의 해설을 덧붙였다.

극 중에서 '광철'은 '동하(정우 분)'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중배'가 '상선을 등지고라도 저 가족을 지키는 게 의미가 있냐'라고 물어볼 정도로 동하의 가족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벌인다. 박희순은 "'동하'의 가족을 이용해서 돈을 벌고 약도 팔고 있지만 어쩌면 그것도 '동하'를 죽이지 않기 위한 수단일 거라 생각되더라. 막연히 이 가족이 깨지지 않기를 바랐던 거 같다. 가족에 대한 궁금증, 막연한 동경심이 최소한 이들은 지켜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발전한 것 같다."라며 '광철'의 심리를 해석했다.


박희순은 "가족에 대한 좋은 작품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모범가족'은 위험한 가족을 보여주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각자가 느끼는 가족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라며 작품의 의미를 소개했다.

연달아 작품들에서 조직의 보스, 추격자, 고독한 역할 등을 많이 해온 박희순은 "배우는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선택 당하는 입장인데 유독 저를 어둠의 세계에서 쓰고 싶어 하시는 감독님들이 많으신 거 같다. 다른 역할에 대한 갈증도 있지만 일단은 쓰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주어진 걸 열심히 하려 한다. 이 나이에도 작품이 들어오는 게 어디냐. 다행스럽게도 '마이네임' 이후에는 다양한 캐릭터나 장르에서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서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 '모범가족'은 '마이네임'을 찍는 중에 들어온 작품이고, 차기작으로는 SBS의 드라마 '트롤리'에서 국회의원 역할을 맡아 김현주와 부부로 출연할 예정이다. 미스터리 멜로 장르다"라며 쉼 없이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며 차기작을 예고하기도 했다.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 '모범가족'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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