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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칸에서 해외 언론 반응보며 자책했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2-08-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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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헌트'로 감독 데뷔를 한 이정재를 만났다. '헌트'는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어, 3천여 명의 관객들로 가득 찬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7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월드 프리미어를 성황리에 마친바 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오징어게임'의 배우가 아닌 '헌트'의 감독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던 이정재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면서 국제적인 영화제에 출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런데 그게 칸이 될줄은 몰랐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마음 먹는데도 용기가 필요했다는 이정재는 "연기할때는 왜 그렇게 표현했냐는 질문을 받지만 이 이야기를 왜 하고 싶었냐는 질문은 받지 않는다. 그런 질문은 감독에게 주로 하는데, 감독이 챙겨야 하는 게 바로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왜 해야만 했을까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니 이 주제는 한국 사람만 느끼는 주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많은 나라들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는데 이런 주제라면 많은 관객들과 공감할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해외 영화제 출품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칸을 목적으로 한 건 아니지만 칸에서 영화를 선보이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우성과 함께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이정재는 "둘에게 의미있는 영화로 중요한 동료와 함께 가니까 너무 기뻤고 동료 영화인들에게 많은 인사를 받았다. 너희가 열심히 하니까 좋은 일이 생기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저는 그런 이야기에 '다음은 당신 차례'라고 답을 해줬다."라며 뼛속까지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의 마인드를 엿볼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


이정재는 "이 기회에 해외 시장에 작품을 많이 알려야겠다는 사명감때문에 칸에서 인터뷰를 너무 많이 잡았다. 80개 정도의 해외 매체와 인터뷰를 했는데 아침 8시에 일어나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 인터뷰를 하고 저녁에는 행사를 다녔다. 그렇게 하다보니 칸에 가서 와인 한 잔을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돌아왔다. '하녀'로 칸에 갔을때는 인터뷰가 많지 않아서 와인도 마시고, 해변에서 밥도 먹고 걷기도 하며 영화제를 즐겼는데 그때와 상반되는 추억이다"라며 감독의 입장에서 방문한 칸 영화제는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줬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가 잘 녹여져 있는 '헌트'였는데 과연 칸의 해외 언론은 영화를 봤을까? 이정재는 "40% 정도가 굉장히 잘 이해하고 보셨더라. 그분들은 영화의 메시지가 80년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자기들이 겪고 있는 문제라며 공감을 하셨다. 나머지 30%의 기자들은 제대로 이해는 못했지만 맥락상으로는 이해된다고 하시고, 나머지 30%는 전혀 이해를 못하시고 액션만 칭찬하시더라. 로컬색이 진하다고 생각을 하시더라"라며 해외 언론의 반응을 전했다.

그러며 "한국 사회나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좀 더 재미있게 보실수 있을 것 같다. 시나리오를 쓸 때도 국내의 10대와 20대 관객은 해외 관객과 비슷한 이해수준일거라 생각하고 썼는데, 이게 잘 통하지 않았나 싶어서 자책을 했다. 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각색을 다시 하고 찍어 놓은 영상의 소트를 바꾸고 대사를 많이 수정했다.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편집하고 사운드 믹싱도 공을 들였다. 언론시사 전날까지도 믹싱을 했고 언론시사에서 한번 더 체크하고 메모했다가 스태프에게 사정사정해서 또 보완을 했다."라며 개인 시간을 모두 쏟아 부으며 좀 더 많은 대중들의 공감을 얻기 위한 수정을 계속 했음을 이야기했다.

이정재는 "쉴수 있는 시간은 최대한 할애해서 잠자는 시간, 부모님 만나는 시간을 줄이며 작품에만 매진했다. 책임감이 남다른 거 같다. 매 작품마다 열심히 하는 편이긴 하지만 연기만 하는게 아니라 연출도 하다보니까 더 많은 부분에서 열심히 해야 되더라. 제가 생각할수 있는 한도 내에서, 쓸수 있는 체력 내에서는 최대한 끌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시면서 아쉬운게 있다면 그건 저의 한계때문이다"라며 역설적으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헌트'는 8월 10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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