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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파엠' 김헌 "아버지를 거세하고 자식을 삼킨 시간의 신 크로노스, 기성세대의 특징이 폭력적으로 반복"

기사입력2022-07-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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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크로노스의 잔혹한 결혼생활'에 대해 소개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날 김헌은 "지난번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이야기보다 더 강렬하고 참혹한 결혼생활이 아닐까 싶다"라며 먼저 크로노스에 대해 "크로노그래프나 크로놀로지는 모두 그리스 말 크로노스에서 왔다. 크로노스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크로노스는 시간을 관리하는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크로노스는 바로 우라노스와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티탄 신족 12명 가운데 막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헌은 "우라노스의 폭력을 참다못한 가이아는 자식들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라며 "너희 아버지는 사실 내 아들이었다, 우리가 부부가 되어 너희들을 낳았는데 나를 밀어내고 권력을 잡더니 너희들을 모두 내 뱃속에 가두고 폭력적이고 독재적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너희들 중 누군가가 나서서 아버지를 제거해라, 우리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자식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모두 무서워했는데 티탄 신족의 막내 크로노스가 나서게 된다"라며 김헌은 "어머니 제가 해보겠습니다 라고 크로노스가 말하자 가이아는 기뻐하며 너는 용기가 있구나, 너는 세상을 지배할 자격이 있구나, 너에게 강력한 낫을 하나 줄테니 은밀한 곳에 숨어있다가 밤에 너의 아버지가 내려올 때 일격을 가하라 라고 말한다. 크로노스는 그 낫을 휘둘러 아버지를 거세해버렸고 아버지는 비명을 지르며 너도 너의 자식에게 똑같이 당할 것이다 라고 말하고 멀리 달아났다"라고 말하고 "피비린내 나는 부자의 대결은 크로노스의 일격으로 끝났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DJ 김영철이 "아버지를 죽이는 스토리가 신화 속에 종종 등장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자 김헌은 "아버지를 죽인다는 의미의 신화가 많다. 이런 그리스 로마 신화의 특징을 그리스 말로 '파트로크토니아'라고 한다. 파트로가 아버지, 크토니아가 죽인다는 뜻이니까 '친부살해'라는 뜻이다. 오이디푸스 이야기처럼 아버지를 죽이는 신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중요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아버지를 죽이라는 말은 아니고 기성세대의 질서와 틀에 갇히지 말고 그것이 모순되고 잘못되었다면 뚫고 나오는 도전을 해야 한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헌은 "크로노스는 그 이후 새로운 권력자로 등극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누이인 레아를 아내로 삼았다. 크로노스는 시간이라는 뜻인데 레아는 흐름이라는 뜻이라 둘이 결합하면 시간이 흐른다 라는 뜻이 된다. 찰떡궁합이다. 시간의 흐름 앞에서 모든 것은 쇠하게 되니 막강한 힘을 갖는다 라는 신화적·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크로노스는 자신의 아버지 우라노스보다 더 심하게 자식들을 다뤘다. 폭력의 절정이었다. 너도 똑같이 당할 것이다 라는 아버지의 저주가 떠올라 자식들이 태어날 때마다 자식들을 삼켰다"라고 전하고 "새로운 세대, 어린 세대를 자신의 틀 속에 가두려는 기성세대의 특징이 더 잔혹하고 폭력적으로 반복된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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