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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파엠' 김헌 "에로스의 화살과 아폴론의 월계관, 아폴론은 스토커의 최초 형태라고도"

기사입력2022-06-1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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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아폴론의 월계관'에 대해 소개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날 김헌이 "오늘의 이야기는 '아폴론의 월계관'이다. 철업디는 월계관 하면 제일 먼저 뭐가 떠오르시냐?"라고 묻자 DJ 김영철이 "마라톤이 생각난다. 우승자에게 월계관을 씌워주고 그러지 않았냐?"라고 답했다.


이에 김헌이 "그렇다"라고 말하고 "사실 고대 그리스 올림픽 경기 우승자에게는 월계관을 준 게 아니라 올리브 가지로 만든 올리브관을 주었다고 한다. 월계관은 아폴론을 기리는 피티아 제전 우승자에게 주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피티아 제전에 대해 김헌은 "피티아 제전도 4년마다 열렸다. 아폴론이 자신의 어머니를 괴롭히던 괴물 피톤을 물리치고 승리한 것을 기념하며 개최한 대회로 스포츠 제전이었다"라고 소개하고 "신화에 따르면 아폴론이 처음에는 떡갈나무 가지로 만든 관을 수여했는데 나중에 가서 월계관을 수여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아폴론의 가슴 아픈 사랑의 사연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헌은 그 사연에 대해 "피톤을 물리치고 의기양양했던 아폴론은 어느날 사랑의 신 에로스가 지나가자 같잖게 여기며 어린아이에게는 활과 화살이 어울리지 않는다, 위험한 것이다, 나와 같은 어른이나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내가 얼마 전에 활과 화살로 피톤이라는 괴물을 무찔렀다, 넌 횃불로 사랑의 불이나 지르고 다녀라, 활과 화살은 네 것이 아니라 내 몫이다 라고 말했다. 에로스는 아폴론의 빈정거림에 마음이 상해서 앙심을 품고 이렇게 대꾸한다. 아폴론 당신의 화살은 다른 이를 쏘겠지만 나의 화살은 당신을 쏠 수 있소, 사랑을 일으키는 나의 영광은 괴물을 무찌른 그대의 영광보다 훨씬 더 크다오 라고. 그리고 아폴론이 요정 다프네를 보는 순간 아폴론에게 황금화살을 쏘았다"라고 설명했다.



"아폴론이 다프네에게 푹 빠지게 되어 다프네에게 다가서지만 다프네는 아폴론을 거부하고 달아난다"라며 김헌은 "원래 다프네는 남자를 싫어했고 순결한 처녀로 살겠다 이런 마음이 있었는데 에로스가 다프네에게는 아폴론과 다른 색의 화살을 쏘았다. 뭉툭한 회색빛의 납화살을 쏜 것이다. 아폴론에게 쏜 황금화살은 단숨에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화살이었지만 다프네에게 쏜 납화살은 혐오를 일으키는 화살이었다. 아폴론과 다프네의 감정은 엇갈리고 충돌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헌은 "결국 아폴론이 도망가던 다프네를 잡게 된다. 누군가는 아폴론의 이런 행각이 스토커의 최초 형태다 라고도 한다. 싫다는데 계속 쫓아가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아폴론이 다프네를 잡으려는 순간 다프네는 비명을 질렀고 그 비명소리를 들은 다프네의 아버지인 강의 신의 도움으로 다프네는 나무로 변하게 된다. 아폴론은 자신을 혐오하고 나무로 변신한 다프네가 너무나 야속했지만 사랑이 지워지지 않았고 기억도 계속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맹세한다. 사랑하는 다프네, 그대가 이제 나무가 되어 내 아내가 될 수는 없지만 나의 머리와 내가 가지고 다니는 악기와 화살통에는 언제나 그대가 감겨있을 것이오, 그리고 나를 기념하는 피티아 제전 승리자의 머리에는 당신의 잎으로 만든 관이 씌워질 것이오 라고. 그때 다프네가 변한 나무가 월계수다. 다프네라는 말 자체가 그리스어로 월계수다"라고 전했다.


"어쩌면 우리도 에로스처럼 두가지의 화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김헌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과 태도, 표정 이런 것들이 황금화살 아니면 납화살이 아닐까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대하는 사람에게 오늘 하루 내가 황금화살을 쏘았는가 납화살을 쏘았는가 한 번 생각해보면 신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의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마무리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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