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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칸에 도배된 '브로커' 현수막, CJ의 힘 느꼈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2-06-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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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배두나, 이주영 등 배우와 함께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브로커'를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났다.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질문 하나 하나에도 오랜 시간 생각을 한 뒤 답변을 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칸 영화제게 8번이나 초청되며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매번 갈 때마다 함께 가는 스태프와 작품이 달라서 칸은 항상 신선하다"라며 이번 75회 칸 영화제 참석 소감을 밝혔다.

그러며 "이번에 결정적으로 달랐던 건 칸의 거리마다 '브로커'의 현수막과 플래카드, 간판이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제가 묵고 있는 호텔에도 큰 현수막이 걸려 있어서 자랑스러우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기념사진을 찍었다. CJ의 힘을 제대로 느꼈다"라며 배급사인 CJ ENM이 영화의 홍보를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인 것이 인상적이었음을 이야기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에 우리나라 배우들과 작업하기 전에도 외국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해 왔었다. 그는 "외국 배우라기보다 뛰어난 배우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배우들과 작업하는 건 언어의 차이를 넘어 매력적인 체험이다."라며 일본인 배우가 아닌 외국의 배우들과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송강호, 배두나와 작업할 때도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예를 들어 송강호가 카페에서 딸과 만나 다시 가족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나는 앞으로도 유나의 아빠니까"라는 말을 하고 딸이 "진짜?"라고 되물을 때 송강호 안에서 밀려오는 감정을 눈앞에서 보는 건 정말 감동적이었다. 또 배두나가 카페 옆 도로에 주차해둔 차에서 남편과 통화하는 장면이 시작되는 순간도 이건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뭔가가 내려왔구나, 아주 특별한 컷이 되겠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배두나가 연기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특별하다는 걸 직감했고 그 자리의 모든 스태프들이 무사히 사고 없이 그 장면이 잘 담아지길 바라며 지켜봤다. 그런 장면들은 언어를 넘어서 벌어지는 일이고,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흥분되고 멋진 일이다"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배우 송강호, 배두나의 연기를 지켜보며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고백을 했다.

최근 우리나라 배우들로 영화를 찍는 일본 영화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일본 배우들이 한국에 와서 영화를 찍기도 하고 일본 배우와 한국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는 영화를 한국이나 일본에서 찍기도 하는 등 한국과 일본 간에 많은 영화적 교류가 생겨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일본 내 흥행과도 상관이 있냐는 질문에 고레에다 감독은 "실제 흥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흥행 때문에 창작자들이 소재를 선택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송강호 배우가 일본 연출가와 작업할 때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어떤 작품이 나올지는 뜨거운 관심사다. 최근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는 한국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일본에 와서 일본 배우들과 찍은 작품인데 그동안 일본에서 볼 수 없었던 일본 풍경과 일본 배우들의 모습을 담아내서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는 답을 했다. 그러며 "이런 현업이 신선함을 안겨준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협업이 자꾸 이뤄지고 더 많은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라며 한국과 일본의 영화계가 더 적극적인 콜라보를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한때 영화 강국이었던 일본이지만 요즘은 확실히 세가 기울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고레에다 감독은 "그런 흐름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자산이 있었기에 이렇게 영화를 만드는 상황에 감사하다. 밖에서 봤을 때 일본 영화가 침체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뭔가를 만들려고 하는 재능 있고 잠재력 있는 배우나 창작자가 아직 많은 것도 사실이다"라며 현실을 평가했다.

그러며 "제작 환경, 시스템 자체가 예전에 비해 변함이 없기에 새로운 작품을 만들려고 할 때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렵다. 새로운 각본과 기획, 개발을 하기에는 시간과 자본이 부족한 게 너무 당연해서 새로운 게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개혁이 힘든 구조가 일본의 부족한 점"이라며 현재 일본 영화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제가 한국과 프랑스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현재 일본 영화에 뭐가 부족하고 필요한지 나름대로 배운 게 있기에 그걸 가지고 돌아가서 일본에서 개선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글로벌한 경험을 고국으로 가져가 일본 영화의 부흥을 도모할 것임을 밝혔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에큐메니컬상을 비롯 한국 영화 최초 남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6월 8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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