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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 이기우 "제가 연기할게요. 그 아무나" [인터뷰M]

주말드라마홈페이지 2022-05-31 09:00
'나의 해방일지' 이기우 "제가 연기할게요. 그 아무나" [인터뷰M]
'나의 해방일지' 조태훈은 사랑하는 여자가 '아무나' 사랑하겠다 푸념하자 "제가 할게요, 그 아무나"라며 확신을 심어줬다. 이를 표현한 배우 이기우가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그렇다. 큰 키에 귀티 나는 비주얼, 반듯한 매너에 진중한 자세 탓(?)에 그럴싸하게 갖춰진 역할 제안이 대부분이라 아쉽다는 그는 "조금 흐트러진 인물도 잘 해낼 자신 있으니 맡겨만 달라" 말한다. 20년 차 연기자의 선명한 직업의식이 묻어나는 가치관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기우는 최근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극본 박해영·연출 김석윤) 조태훈을 역을 연기했다. 산포 삼남매 맏이 기정(이엘)과 러브라인을 형성한 그는 과거 아내와 이혼 후 딸을 홀로 키우고 있는 싱글대디다. 일하면서 사춘기에 접어든 딸도 챙기는 것만으로도 벅차지만, 누나 가게를 돕기위해 쳇바퀴 도는 인생을 산다. 삶의 유일한 이유가 가족인 그는 초반부 내향형의 인물로 묘사됐다. 왈가닥 기정의 애정공세에도 선 한 줄을 그으며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것. 종국으로 갈수록 두 사람은 확신을 느꼈고, 이기우는 그런 조태훈의 완급을 적절히 조율해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었다.

이기우는 '나의 해방일지'에 흠뻑 젖어들었다. 그는 "정말 많이 아쉽다. 작품에 참여한 배우 입장이 아니라, 시청자의 입장이다. 16부는 너무 짧다. 점점 더 깊이가 생겨 물놀이하는 기분이었다. 정말 아쉽다"며 "모든 역할과 서사를 보는 맛이 좋은 작품이었다. '나의 해방일지'에서 해방되고 싶지 않은 느낌"이라고 소회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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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인기 요인을 묻자, 이기우는 "우리네 삶과 맞닿아 있는 인물과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있다. 요즘 이런 작품은 찾기 쉽지 않다"며 "대본의 글부터 다르더라. 지문 한 줄, 한 줄이 그림을 연상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초반부에 대사 없이 펼쳐지는 그림들이 주는 힘이 분명 있었다. 처음에 그런 분위기를 잡았기 때문에 중반부에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수 있었다. 난 재밌었다. 요즘 그런 드라마가 어딨나"고 애청자 입장에서 열변을 토했다.


이기우는 연출진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감정적으로 딥한 장면은 현장도 조용했다. 그렇지 않았던 장면은 시트콤 현장처럼 밝고 재밌었다. 워낙 감독님께서 위트 있고 밝으시다. 화 한번 안 내시더라. 유쾌하게 이끌어가시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일부 딥한 장면 외에는 정말 밝고 즐거웠다"고 전했다.

이기우가 조태훈을 그리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이기우 지우기'였다. 정반대의 성향, 본인은 외향적인 성격이고 조태훈은 내향적인 인물이란다. 그는 "인물들이 말이 없는 인물들이 대부분 아닌가. 조태훈도 그렇다. 난 소통하며 필수적으로 깔려야 하는 단어와 수식어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태훈이는 안 해버린다"며 "감독님과 굉장히 상의를 많이 나눴다. 덜어내는 수밖에 없더라. 농도 조절이 가장 힘들었다. 내 실제 성격이 묻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표현했다.

사실 그는 조태훈의 모든 면을 공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정했다. 다름을 이해하고 입장을 바꾸니 나아진 결과물이 쏟아졌다는 이기우다. 그는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런 사연도 있나 보다. 틀어서 생각하니 완전히 조태훈을 받아들일 수 있겠더라"며 "자칫 내 강한 주관이 작품의 본질을 흐릴 수 있겠다는 배움을 얻은 시간이었다. 대본을 읽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또다시 새로 배운 느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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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훈의 러브라인 기정은 "아무나 사랑해보겠다"는 염원을 지니고 사는 인물이다. 태훈은 그런 기정에게 "아무나 되겠다"며 해방을 선물한다. 해당 장면은 시청자에게 큰 울림을 줬고, 이기우 역시 무릎을 쳤다. 그는 "'제가 할게요 아무나'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쓰일 줄은 정말 몰랐다. 우리 드라마가 지진 의외성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나'의 대상이 다를 뿐 이기우도 '아무나' 연기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는 싱글대디, 이혼남 이미지가 자칫 고착을 만들지 않을까 염려 없었냐 물으니 "오히려 궁금했다. 충분히 표현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다. 간접적으로 경험한 부분을 차용해서 활용할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이기우는 "20년 동안 연기하면서 비중을 보면 본의 아니게 금수저에 가방끈 긴 유학파 실장님, 재벌 등을 많이 연기했다. 슈트를 입은 그림의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다. 실제의 나와는 아주 다르다"며 "난 이민기, 손석구 씨가 연기한 염창희, 구씨의 스타일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헐렁하고 투박하고 느슨한 그런 사람이다. 내 실제 성향과 더 맞는 옷을 입고 연기하고 싶다. 철없음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앞으로 남은 연기 인생의 숙제라 여기고 정형화, 선입견에서 해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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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기우 아닌, 인간 이기우 역시 해방을 꿈꾼다. 특히 그는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쓰며 산다. 활동 반경을 경기도로 옮긴 이유도 그것"이라며 "연예인이니까 이 정도는 타고, 입고, 살고, 가야 한다는 따위의 생각들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렇게 하려면 강해져야 하더라. 내면이 알차지 못하면 포장에 신경을 쓰는 것이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기우는 "20년이라는 시간이 숫자로 들으니 실감 나지 않는다. 나의 처음은 '클래식'이었다. 까마득하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강렬하다. 그날의 하루를 써내라고 한다면 당장 할 수 있다"며 "그렇기에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먼 훗날 오늘을 돌아보면 생생하게 남아있지 않겠나. 앞으로 더 의미 있고 내 몸에 맞는 연기를 최대한 많이, 많이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03년 영화 '클래식'으로 데뷔한 이기우. 그간 영화 '새드 무비', '좋지 아니한가', '추적자',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그냥 사랑하는 사이', '운명과 분노', '고양이띠 요리사', '운명과 분노', '닥터탐정', '나의 해방일지'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했다.




iMBC 이호영 | 사진제공 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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