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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지연 감독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안 했을 것, 공포 분위기 연출 힘들어" [인터뷰M]

기사입력2022-04-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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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감기' '어떤 생일날' '소년병' '봄에 피어나다' 등으로 각종 영화제를 휩쓸고 이번에 영화 '앵커'로 첫 상업영화에 데뷔한 정지연 감독을 만났다. "잠을 잘 못 잘 정도로 관객과 만나길 너무 바라왔는데 막상 개봉하게 되니 도망치고 싶고 떨린다. 행복하고 긴장되는 마음"이라며 영화 개봉 소감을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장편 데뷔의 장르로 처음부터 스릴러를 계획했던 건 아니었다는 정 감독은 "인물을 구성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어울려서 이렇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하며 "거의 6년을 개발한 작품이다. 많은 수정을 거치며 최초의 기획에 비해 거의 많은 게 달라졌는데 마지막 엔딩만큼은 처음 그대로였다. 엔딩을 설득하기 위해 그 오랜 시간이 필요했었다."라며 작품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를 이야기했다.

영화 '앵커'에는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이 출연해 쟁쟁한 연기를 펼쳤다. 도무지 흠잡을 데 없는 라인업에 정 감독은 "'이제 됐다!'라는 생각이 들고 아주 만족스러웠다"라며 캐스팅 완성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천우희와 이혜영을 모녀로 캐스팅할 때 둘의 연기 대결이 인상적이었다. '세라'의 집요함은 천우희가 연기에 대해 가진 열정과 집요함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워낙 섬세하게 작은 연기도 잘 해내는 천우희인데 광기를 끄집어 낼 때도 과장되거나 튀어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반면 '소정'이라는 역할은 욕망이 꺾인 얼굴을 갖고 있을 것 같았다. 욕망이 커 보이는 얼굴이 바로 이혜영이었고 그가 가진 독보적인 아우라와 카리스마, 화려함이 욕망으로 표출될 거라 생각했다. 작고 섬세한 천우희의 폭발적인 연기와 폭발적인 얼굴을 가진 이혜영의 섬세한 연기가 어우러지면 재미있는 긴장감을 가져올 것 같았다"라는 말로 두 배우를 캐스팅해 모녀의 설정으로 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감독이 언급했다시피 천우희는 캐릭터에 대한 열정과 집요함이 대단한 배우였다. 그래서 정 감독은 "제가 말하지 않아도 되게 열심히 할 사람이라 오히려 여유 있게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헀다. 저도 욕심이 있는 사람인데 완벽주의적인 천우희를 보니 거기에 스트레스를 얹고 싶지 않았다. 너무 몰아붙이지 않고 순수하게 임할 때 잘 나온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촬영했다"라며 천우희와 현장에서 작업했던 방식을 설명했다.


반면 현장에서 많은 것을 요구했던 건 신하균에게 였다고 했다. 그는 "'인호'는 숙제 같은 캐릭터였다. 기능에 충실해서 연기를 하면 인물이 설득력을 잃는데 분명히 제 기능을 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이 어려운 인물을 연기의 신인 신하균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고민을 해준 게 너무 감사했다. 마음을 열고 연기를 해주셨다"라며 신하균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표현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오랜 시간 시나리오를 쓰고 고치고 개발하고 직접 연출한 작품이다. 상상하며 글을 쓸 때보다 촬영할 때 어려웠던 장면이 있었냐고 물어보니 "확실히 공포 분위기 연출이 힘들더라. 여러 요소를 버무려야 하고 스태프들과 많은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의 죽음을 연출하는 건 너무 고통스러웠고, 아이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해야 하는 것도 많이 불편했다. 이 컷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런 걸 시켜야 하는구나 싶어서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 또 출연한 배우들이 목을 매는 연기도 했는데 힘들어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야 하는 게 괴로웠다. 다 같이 한마음으로 구현해 내기 위해 노력했던 게 너무 감사했다"라며 배우들의 고통스러운 장면 연기를 연출하는 감독의 입장이 마음 편하지는 않았음을 밝혔다.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하며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안 했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힘들었다. 포기하려 할 때마다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았는데 개봉하게 되니 그때 생각이 나서 눈물이 또 나더라"라는 정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딸의 이야기로 풀어갔다면 다음에는 온전히 엄마의 입장에서 장르 영화로 풀어가고 싶다. 여성 이야기를 장르로 풀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계속 이야기하고 관심을 받고 싶다. 진심으로 많은 관객도 소통하고 싶다.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사명감이 크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그녀에게 벌어진 기묘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앵커'는 4월 20일 개봉해 현재 상영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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