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장성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장면을 반칙이라고 하는 것이 반칙. #눈 뜨고 코 베이징 #어베이징한 결과 #베이징하다징해"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전날(7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전 경기가 담겼다.
해당 경기에서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각 조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결승 진출이 확실시되는 상황. 그러나 이들은 다른 선수와 충돌이 없었음에도 레인 변경 시 반칙을 했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실격당했다. 두 사람의 자리는 조 3위를 기록한 중국 선수들이 채웠다. 결승에 진출한 중국 선수들은 금, 은, 동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몇 시간 뒤 장성규는 글 하나를 또 게재했다. 중국 누리꾼들이 본인의 아들을 향해 악플을 단 사진을 캡처했다. 해당 악플은 장성규의 아들을 성희롱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중국분들, 다 좋은데 내 아들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장성규가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에 분통을 터뜨린 것과 관련, 중국 누리꾼의 비난이 이어진 것이다.
중국 누리꾼의 악플 세례는 장성규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7일 방탄소년단의 RM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황대헌 선수의 추월 장면을 게재하며 박수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모티콘을 달았다.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던 문제의 경기였다.
이후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방탄소년단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게시글에 구토 이모티콘을 도배하는 등 '댓글 테러'를 자행했다. 이에 방탄소년단 팬들은 그룹의 상징인 보라색 하트를 댓글로 남기며 맞불을 놨다. 누리꾼들의 이모티콘 경쟁으로 해당 게시글의 댓글은 8일 오후 4시 기준 약 150만 개를 훌쩍 넘겼다.
래퍼 팔로알토 역시 황대헌의 실격에 아쉬움을 표했다는 이유로 중국 누리꾼의 테러 대상이 됐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경기에 대한 심판 판정이 아쉽다고 느꼈을 뿐인데, 중국 팬들이 감정적이고 혐오적인 메시지를 보낸다"며 자신이 받은 악성 DM(다이렉트 메시지) 여러 개를 공유했다.
해당 메시지들은 태극기를 손가락으로 집는 조롱의 의미가 담긴 이모티콘과 함께 "중국에서 돈벌이를 하려면 중국을 좋아하는 척이라도 하고 팬들을 존중하라", "앞으로 앨범에서 중국에서 팔지 마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팔로알토는 "경기에 대한 결과에 대해선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나라는 개인이나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그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파 판정 논란을 둘러싼 한중 누리꾼 간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반대의 상황도 나타났다. 그룹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은 중국 대표팀을 응원했다가 국내 누리꾼의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닝닝은 최근 프라이빗 메시지 플랫폼 '디어유 버블'에 "오늘 밤 첫 금 받았다니, 기뻐"라는 글을 남겼다. 닝닝이 해당 축하 메시지를 올린 시점은 지난 5일 있었던 쇼트트랙 2000m 혼성 계주 경기에서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을 때다.
그러나 7일 경기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뒤, 중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뒤늦게 닝닝의 메시지가 알려지고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 국내 누리꾼들은 "한국에서 활동 중인데 왜 중국을 응원하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기술 코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아내 우나리 씨도 악플 세례에 몸살을 앓았다. 그가 운영하는 화장품 업체의 공식 인스타그램 최신 게시글에는 편파 판정에 분노한 국내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이 봇물을 이뤘다. 우 씨를 옹호하는 중국 누리꾼들의 댓글도 이어지며 해당 게시글의 댓글창은 양국 누리꾼의 전쟁터가 됐다. 결국 8일 오후 우 씨는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의 댓글 기능을 제한했다.
안현수는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나는) 어떠한 비난과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으나 가족들을 향한 욕설이나 악플들은 삼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즉석 면담을 요청하고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판정을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 iMBC DB | 사진출처=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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