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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즐기는 모태범을 '누가 이길쏘냐'(인터뷰)

기사입력2022-0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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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범은 유연하다. 빙상의 야생마로 불리며 전력질주하던 그는 현역 시절부터 종목 불문 올라운더로 인정받은 수재였다. 지금은 슬기로운 은퇴생활을 즐기며 예능인, 축구인으로 활약 중이다. 그런 만능 재주꾼 모태범이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중계석에 앉게 됐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스피드 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이 오는 2월 4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MBC 중계 해설위원으로 활약한다. 대한민국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그가 14개의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 종목을 해설한다는 대목은 괄목할만하다.

iMBC연예와 만난 모태범은 "제안을 받고 기대와 걱정이 반반으로 섞여 묘한 감정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그도 그럴것이 현역에서 구슬땀 흘리며 경기의 당사자로 맹활약하던 당시, 먼 발치에서 존경심과 호기심 섞인 눈으로 올려다보던 중계석이 이제는 제 자리가 되는 셈이기 때문. 그는 "항상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앉아서 나라는 선수를 해설해줬다. '저 자리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내가 그 입장이 됐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을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태범은 명해설의 수혜도 누려본 선수다. 과거 선배 제갈성렬은 모태범의 경기를 해설하던 중 황금 질주에 완전히 몰입해 "하나! 둘! 하나! 둘!"이라고 소리치며 구령을 넣어 국민들의 입가에 미소를 선물한 바 있다. 불도저, 야생마 등 아직까지 모태범을 수식하는 대표 별칭을 붙여준 것도 해설위원의 공이 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렇듯 해설위원은 말 한마디로 그 선수의 역량을 풀어 설명하고, 국민들의 뇌리에 강렬한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귀한 자리다. 모태범 역시 이 사실을 깊게 새기고, 진중한 자세로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실었다. 그는 "깊이 고민하고 스스로 확신이 선 다음 제안을 수락했다. 절대로 아무나 앉을 수 없는 자리라는 걸 알고 있다. 준비를 완벽히 해 실수 없이 임해야 하는 자리다. 누구보다 잘 해내 내 인생 중 보람찬 대목으로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야생마 모태범은 부담에 주눅 들어 떨지 않는다. 그는 "연습만이 살길이다. 수시로 리허설 일정을 만들어 아주 많은 예시 경기들을 해설하고 중계하면서 연습 중"이라며 "진지한 톤, 편안하고 유쾌한 톤 등 다채로운 톤으로 수차례 연습하고 있다. 갈수록 스스로 실력이 늘고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 이제는 확실히 처음보다 즐기며 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베이징올림픽에는 내가 필드에서 함께 뛰지 않았던 후배들도 많다. 인물별로 작정하고 공부하고 분석했다. 나와 함께 동거동락하고 고생한 선수들도 대거 출전한다. 믿고 시청해주셔도 좋다"고 확신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모태범이 지향하는 해설은 '쉽고 재밌게 즐기는 해설'이라고. 절대 폼 잡으며 본인의 모양새를 생각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는 "해설위원이 너무 어려운 용어를 그대로 전문가의 시선에서 말하는 건 알아듣기 힘들더라. 다가가기 쉬운 해설을 지향한다. 듣기에 거부감 없고, 재밌는 해설을 선보이겠다"며 "선수 때 느낀 순간의 감정에 완전히 몰입하고 그걸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다. 똑같은 필드에서 비슷한 감정으로 뛰어본 입장에서 전달할 수 있는 강점을 백배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화법이나 텐션은 김나진 아나운서에게 많은 서포트를 받으며 배우고 익히는 중이다. 흐름이나 맥락을 짚어주시는 덕분에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 이렇게 일적으로 호흡하는 건 처음"이라며 "우리의 케미스트리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조합일 거다. 티키타카가 아주 잘 맞는다. 내가 소심하거나, 고루하게 얌전만 떠는 성격이 아니다. 반면 김나진 아나운서는 정리정돈에 능하더라. 아주 조화롭고, 신선한 조합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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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범과 동시대에 동거동락하며 활약한 이상화, 이정수는 KBS의 해설을 맡는다. 특히 이상화는 모태범과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모태범은 "한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내가 훨씬 잘 해낼 자신이 있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그는 "난 장거리 선수로 스케이팅을 시작했지만 500M, 1000M, 1500M, 3000M, 5000M, 팀추월 등 아주 다양한 세부 종목들을 두루 해본 선수였다"며 "그러다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국내 첫 금메달을 딴 거다. 모든 종목의 선수들의 느낌을 더욱 디테일하게 알고 있고,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있다"며 "그리고 이상화, 이정수의 성격이나 화법, 스타일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지 않나. 가장 경기를 쉽고 재밌게 설명할 수 있는 해설위원은 나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재밌는 해설'은 최근 모태범의 예능 활약을 통해 증명된 대목이다. 그는 '뭉쳐야 찬다' 시리즈부터 '캐시백', '가이드는 외국인' 등을 통해 유쾌한 입담과 능수능란한 예능감을 뽐내며 활약 중이다. 이와 관련 예능인 모태범은 "아직은 예능 초보다. 나도 내가 이렇게 예능에 진심인 사람이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도 "기왕 시작한 거 제대로 해내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안정환, 김동현, 추성훈 형님 등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참 많이들 도와주신다"며 "그들이 초반에 예능에 출연한 모습들을 찾아보고 용기를 얻기도 했다. 말이 지금처럼 수려하지 않고, 긴장도 많이 하더라. 처음은 다 그런가 보다. 나도 아직은 예능감이 부족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들의 처음과 비교할 때 내가 조금 덜 긴장한다는 걸 발견했다. 자신감 얻었다"고 전한 모태범.

그는 "폼 잡고, 내숭 떨지 않는 편안하고 솔직한 모습을 좋아해 주시더라.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말 몸이 힘든 '빡센'예능 한번 해보고 싶다. 더 솔직한 내 모습이 나올 거 같아서 욕심난다"고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예능과 스케이팅, 그 두 가지의 접점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종목을 '해설'로 꼽은 모태범. 그는 "아직까지 내가 제일 잘한다고 자신하는 건 스케이팅이다. 반면, 재미를 느끼는 건 예능이다. 해설위원은 두 가지가 적절히 섞인 최고의 분야라고 표현하고 싶다. 자신있고, 재밌고, 잘 해내고 싶기 때문이다. 연습을 많이 하다보니, 슬슬 즐기며 임하게 됐다. 기대해주시라"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모태범은 이번 올림픽을 빛낼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말을 묻자 "선수 시절에 가장 많이 했던 말이고, 나도 실천하려고 노력한 부분"이라며 "'하던 대로 하자'는 것이 최고다. 당연히 더 잘하고 싶고, 1등을 기필코 하고 싶을 테지만 의욕이 앞서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고 부담이 어깨에 얹어지기 십상이다. 루틴을 바꿔버리는 선수들도 있더라. 그렇게 수도 없이 훈련하고 쌓아온 것을 무너트리지 말았으면 한다. 먹던 대로 먹고 자던 대로 자야지 잘 해오던 대로 좋은 결과가 나올 테니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iMBC 이호영 |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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