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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타임머신] 박경, '음원 사재기' 의혹 가수 저격…"소신"VS"경솔"

기사입력2021-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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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가수 박경이 '음원 사재기' 의혹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개 저격에 나섰다. M타임머신을 타고 N년 전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날의 이슈와 스타의 예전 모습을 돌아보기로 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지난 2019년 11월 24일은 박경이 선후배 가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한 날이다. 박경은 자신의 트위터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소신 있는 발언"이라며 박경을 옹호하는 의견과 "아직 명확한 조사 결과도 없는데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반응이 충돌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경 측은 해당 트위터 글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박경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현 가요계 음원 차트의 상황에 대해 발언을 한 것"이라며 "직접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관계자분들께 불편을 드렸다면 너른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가요계 전반에 퍼진 루머에 근거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발언한 것으로, 단순히 생각하면 아티스트 개인의 생각을 본인의 트윗에 올린 것뿐이지만,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여 당사자들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의 말씀드리며 다시 한번 넓은 이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음원 사재기'는 음원 사이트의 순위 조작을 목적으로 불법 기기를 동원해 특정 음원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반복 재생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가요계에서는 그간 꾸준히 '음원 사재기' 의혹이 공공연하게 제기돼왔다. 그러나 박경처럼 가수의 실명을 직접 거론한 사례는 이례적이었기에,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실명이 거론된 가수들은 반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 실제 고소로 이어졌다. 바이브 소속사 메이저나인은 "해당 가수로부터 전혀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고, 이에 기정사실화 되어 버린 해당 논란을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강경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메이저나인은 "바이브의 실명을 거론하며 악의적인 발언을 한 가수와 해당 소속사에 25일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알렸다.

이어 "당사와 소속 모든 아티스트들은 '사재기'라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바 없으며, 의혹에 대한 부분도 모두 사실이 아니기에 법적 고소 및 조사 절차를 통해 명백히 소명할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가수들의 법적 대응 예고 또한 뒤를 이었다. 전상근과 황인욱 측은 "사재기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거쳐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송하예 소속사 더하기미디어 측은 "송하예의 실명을 언급해 명예를 실추시킨 모 가수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장덕철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실명 저격에 대해 직접적으로 입을 열기도 했다. 장덕철 멤버 장중혁은 "주위에서 사재기라는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흠칫 놀란다. 힘들지 않은 척을 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며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이어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로 1위를 했는데 축하보다 비난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무척 가혹했다. 행복해야 하는데 1위를 하면 할수록 더욱 슬퍼지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박경의 실명 저격 논란 이후 가요계에선 '음원 사재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래퍼 마미손은 신곡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발매, 가사에 '음원 사재기' 의혹 관련 내용을 담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곡 가사는 '한때는 나도 음원깡패였어요. 이제는 차트인 하루도 못 가요', '짬에서 나온 바이브가 그 정도라면 야 쪽 팔린 줄 알아야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성시경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인이 겪은 '음원 사재기'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대행업체가) '전주를 없애고 제목을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곡에 관여한다더라. 그 얘기를 듣고 실제로 (업체가) 있긴 있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진은 '2019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한 뒤 무대에 올라 "부정적인 방법도 좋지만, 조금 더 정직한 방법으로 좋은 음악 만드는 게 어떨까. 모두 다 좋은 음악 하고, 듣는 그런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헤이즈는 같은 무대에서 '베스트 힙합&얼반 뮤직' 수상 소감으로 "하나의 결과물을 내놓기까지 많은 고민, 노력, 준비를 하는 모든 아티스트들의 정당한 수고가 절대 헛되지 않게 2020년에는 조금 더 좋은 음악 하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경은 섣부른 실명 저격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2020년 3월 박경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형사고발 및 고소 건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았다.

같은 해 6월 서울 성동경찰서는 박경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후 9월 서울동부지법은 박경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박경은 군입대 전 공식입장을 통해 "(당시 저격글은) 사랑하는 음악에 대한 회의감과 속상함 때문에 용기 내 올린 글"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명확한 증거 없이 '사재기' 꼬리표를 달게 된 가수들의 피해는 박경의 선의를 퇴색시켰다.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치 않았는지 되묻게 만든다.

iMBC 백승훈 | 사진 iMBC DB | 사진제공 메이저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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